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 - 느린 학습자와 발맞춰 걷기 휴먼테라피 Human Therapy 83
박찬선.장세희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에 있을 때 학생 강의를 해보면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업에 대한 이해에서 차이가 있더라는 기억이 분명 있습니다. 그때는 수업에 대한 몰입도의 차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의과대학생들이라면 수업을 이해하는 정도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까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학생들의 지능에서도 차이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의 학교에서는 보통 아이들과 다르다고 해서 쉽게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학생들 사이의 학습 성취의 차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분야에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흔히 IQ라고 하는 지능지수가 전체 아이들의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의 특성과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보살펴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계선 지능이라 함은 ‘경계선 지적 기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 BIF)’이라고 미국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SM)-VI에 분류된 것으로 표중화 지능검사에서 IQ 70~80 사이에 속하는 아동들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IQ 70~79 사이의 지능을 나타내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늦되는 아이, 답답한 아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 눈치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분명 학습장애나, 정신지체라고 할 수 없으며,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와는 다른 독특한 인지와 정서, 행동, 사회성의 발달 과정을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서는 마침 ADHD를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하여 평가가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동안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쉽지가 않았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는 물론 심지어는 심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소아정신과의사들까지도 혼란스럽게 만들어왔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은 아동심리와 교육을 전공하고 일찍부터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들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제대로 이끌어 정상적인 어른으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왔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오랜 기간을 통해 쌓아온 자신들의 경험을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을 가진 부모와 이런 아동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과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던 것이고, 이번에 이를 보완하여 개정판을 내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책은 크게 경계선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는 부분과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담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경계선 지능 알아보기’에는 1. 경계선 지능이란 무엇일까?, 2. 경계선 지능 아동의 성장과 발달 특성, 3. 경계선 지능을 어떻게 진단할까?, 4. 경계선 지능 아동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등을 담았고, 2부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와 함께 걷기’에는 5. 인지능력 향상시키기, 6. 꾸준한 학습지도가 필요한 이유, 7. 자신감과 사회성을 높이는 신체활동, 8. 모든 발달 영역을 자극하는 독서활동, 9. 정서적 유연성과 성취감을 주는 미술활동, 10 사회성 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 11. 어른들의 역할 등을 다루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학습장애, 학습부진, 지적장애 그리고 ADHD 등과의 차이도 분명하게 밝혀 돌봄의 방식을 달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아동들을 돌보고 지도하는데 있어 꼭 이해할 필요가 있는 사항들도 적절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클 부모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또 이런 아동들을 직접 교육하는 교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중국에서 일한다
김응삼.김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담 북스가 기획출간하고 있는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에 관한 책으로, 독일과 뉴질랜드에 이어 중국편이 나왔습니다. 중국편의 특징은 중국에서 자리 잡고 있는 분의 추천을 받아 가족들과 함께 이주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헬조선’을 탈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외취업을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잘 나갈 때도 외국에서 자리 잡는 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런 표현까지 써야 하나 싶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이미 자동차유통분야에서 쌓은 상당한 경력을 인정받아 취업에 성공한 사례이며,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점이 기왕의 시리즈와의 차이점 같습니다. 더하여, “중국 취업경로 및 절차, 현지 업체 근무 시 고려사항, 급여 및 계약조건, 집구하기부터 체류 등록, 자녀 교육, 언어 문제 등 현지 생활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어 중국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최근에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은 것도 중국 취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별 문제가 없던 것들이 훗날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중국 취업을 권하는 까닭은 중국 사회가 매우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중국 취업을 장밋빛으로만 포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유 때문에 중국에서의 생활은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된다고 강조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공공기관이 관료적이고 불친절하다고 불평했었는데 중국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경험을 하다보면 한국의 참 친절하고 처리도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152쪽)”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중국에서도 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혹시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적었다가 중국에서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해보았습니다.

중국에서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설명하고 있는데, ‘중증 치료가 필요하다면 중국에서 보험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한국으로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는 설명에서는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오히려 내국인들보다 조건이 좋은 것 아닌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틀린 것은 아니지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건강한 편으로, 오랫동안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을 찾는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의 경우 짧은 기간 보험료를 내고는 많은 비용이 들어야 하는 진료를 받는 경우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료조사를 충실하게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유일한 옥의 티라고 하면 중국의 의료체계를 설명하는데 있어, 중국의 전통의학을 전공한 의사와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를 중의(中醫)와 양의(洋醫)라고 각각 표현한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를 각각 중의(中醫)와 서의(西醫)라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한의계에서 현대의학을 지칭할 때 관례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끌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저자와 공저자가 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설명은 따로 하지 않았지만, 공저자가 아드님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중국의 교육제도 부분을 담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취향의 발견 - 미칠수록 행복해지는 12명의 취향저격자들
이봉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근래 들어 우리사회 구성원들은 타의반 혹은 자의반으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되어 온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라서 개성보다는 다소 약한 듯하지만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생각을 적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자 역시 들어가는 글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취향을 가진 이에 대해서 편견을 가진 사회는 위험하다”면서 “오로지 평균치의 정서와 인성, 폭력적인 문화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저자 자신을 포함하여 12명의 취향 저격자들의 취향, 책읽기, 희귀음반수집, 마라톤, 공포영화, 블로그 글쓰기, 소설쓰기, 바둑, 로봇수집, 술 마시기, 책편집, 의사, 장서 모으기 등을 소개합니다. 사실은 취향 저격자들을 소개한다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을 가까운 사람의 것과 엮고 있어서 ‘작가의 취향이 참 다양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취향이라는 것도 뜯어놓고 보면 취미활동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서 누군가로부터 ‘별나다’라는 시선을 받기보다는 ‘대단하다’라는 찬탄을 받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역시 ‘영화감상이라는 행위는 호사취미가 아닌 가볍고 부담 없는 취향에 속한다(76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취향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행위라기보다는 취미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다만 직업으로서가 아닌 취미, 즉 아마추어로서는 고수급이라 할 취미일 것 같습니다. 어느 분의 경우는 직업의 범주이기 때문에 취미나 취향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싶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블로그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기 때문에, 블로그 글쓰기를 취향이랄 것도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저자의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책읽기를 기반으로 하는데 년간 200-300권의 책읽기를 20년 넘게 해왔다고 합니다. 이만한 책읽기를 하려면 당연히 속독이 필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독서취향이 속독이라고 해서 정독을 평가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24쪽)”라는 저자의 주장이 거꾸로 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독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속독이야말로 좋은 독서습관이 아니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혹여 속독이 취향을 주장하시는 저자가 오히려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살아오면서 자신에 맞는 일을 찾아 다양한 도전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하나를 해도 ‘제대로 미친 듯이’가 내가 지향하는 인생관(62쪽)”라고 밝힌 것처럼 파고들었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이 생긴 것 아닐까요?

취향에 대한 편견을 경계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저자 역시 일정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나보다 오랜 세월을 살았던 세대를 경계하는 편이다. 그들의 지혜보다는 고정관념이 불편했고, 나이로 고참 행세를 하려 드는 고루한 사고방식이 피곤했으며, 독재 시대를 살면서 내면화된 순응적인 태도가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155쪽)”라는 대목인데, 어쩌면 ‘경계하는 편이라는’이라는 표현에 대한 저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 대하여 대립각을 세우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자의 연배가 분명치는 않으나 ‘50세에 이르자 본격적으로 시간이 두려워졌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50대에 이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비슷한 이유로 나라는 인간과 거리 두기에 골몰하고 있겠지 싶다.’라는 저자의 의구심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쉬워지는 것은 나름대로의 특별한 취미활동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고수급의 취미를 의미하는 취향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취미활동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김정완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에서 배운 사하라사막이나 고비사막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만,  미국의 솔트레이크나 페루의 아이타스카 그리고 아랍에미레이트의 작은 규모의 사막에서 황량함을 맛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막막함을 느낄 만한 거대한 사막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막에서의 체험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에서 무언가를 만날 것으로 기대한 이유입니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부터 3년2개월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살아낸 김정완님의 삶을 기록한 것입니다. 2008년 영국인과 재혼하고 남편과 함께 리야드에서 십접살림을 차리게된 사정을 털어놓지는 않아 속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혼을 하고 두 아이들을 떨궈 놓고 한국을 떠나야했던 아픔이 있었던 듯합니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의논할 가까운 이가 없어 상처는 더 아팠던 모양입니다.

초혼인 영국남자를 만나 결혼에 이른 사정도 짐작할 수 없도록 눙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내성적이고 강하게 자신을 보호하는 편 같습니다. 저자가 이혼을 하게 된 시기가 언제인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우리 사회에서도 이혼이 남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은 벌써 오래 전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품위와 위엄마저 도매금으로 몰수해가던 시선과 매일 부대끼던 삶이었다는 고백이 쉽게 와닿지 않는 듯합니다.

아직까지도 중동국가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상세하게 소개한 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내국인들과 외국인들 사이에 차별하는 경향이 분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런 나라에서의 삶이 우리나라에서 얻었던 마음의 상처를 씻는 기회가 되었다는 설명도 쉽게 공감되지 않았습니다. 어떻든 리야드에 와서 사는 다양한 외국인들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인데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국가나 아프리카에서 온 비전문직 노동자들이 당하는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글을 읽을 때는 전후맥락을 파악하려 노력을 합니다만, 본문 중에 나오는 두 아들과의 관계와 후기에서 언급한 두 아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아리송합니다. 자신에 관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두루뭉술하게 피하고 풀어낸 새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리야드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 드는 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고 다 같은 외국인은 아니라는 차별된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가 금하는 바이지만 외국근로자들끼리 교류하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까지 허용이 가능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은 사막에 다녀오면 신발도 양말도 모두 붉은 모래입니다, 제 속의 아집과 자기연민도 부정적인 감정도 함께 털어지기를 바라며 신발을 바닥에 탁탁 쳐댔습니다. 저는 모래 한 알도 삼키지 못하는데 언덕은 모든 모래를 품고 불평불만마저도 감싸주는 것 같아 이곳이 좋았고 사우디를 떠날 때 마지막으로 붉은 사막에 들러 사우디의 모래와 작별하였습니다(276쪽).”라고 적은 부분이야말로 저자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 -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어른들을 위한 진로상담서
김이준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계약이 이루어져서 새로운 2년의 계약기간을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0년을 넘어 11년째의 근무를 시작한 셈입니다. 이미 검증은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재계약할 때마다 뭔지 모를 찜찜함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젠가 변화를 생각해본 적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도전에 나서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여러 직장을 거쳐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여섯 번째 직장입니다. 직장을 옮기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스스로의 발전을 위하여 옮긴 적도 있고, 타의에 의하여 직장을 옮겨야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과 상황을 고려하였기 때문에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직장을 옮기는 결정을 내렸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잘 나가는 분들은 별 고민을 하지 않으시겠지만, 처한 상황이 어려울 때는 누구나 직장을 옮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결단을 내리는 분도 계시겠지만, 생각 끝에 결국은 눌러앉는 결정을 내리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제 경우는 첫 번 결정이 어려웠지만 그 다음부터는 결정이 쉬웠던 것 같습니다.

커리어전문가로 진로상담을 해주고, 진로상담에 관한 강의도 하시는 김이준님의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에서 두 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진로상담하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적성과 성적에 맞는 상급학교를 결정하기 위하여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저처럼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일을 찾는 어른들도 진로상담을 구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진로상담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진로상담은 학생 뿐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로 고민하는 어떠한 연령대의 사람들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만 앞날을 결정하기 위하여 고민할 때 누군가가 적절한 조언을 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마음에 흡족한 답을 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러저러한 상황들을 종합하여 스스로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섣부른 조언이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을 때 예상되는 책임(?) 같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조언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은 진로상담을 해온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법론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저자는 공대를 다니다가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다시 전문적으로 상담이라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살아오면서 삶의 방향을 두 번 이상 바꾸는 결단을 내려 본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신의 경험이 하고 계신 진로상담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나날 자체가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삶의 방향을 바꾸는데 대하여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한 상황이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보다 나은 일을 찾아가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일할 때 보면 직장 옮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동양적 사고에 고착되어 진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직장을 옮기는 것도 자기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인생에 정답을 찾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인생을 즐거운 여행이라 여기며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이 진로라 생각한다’라는 저자의 말씀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진로를 결정하기 위하여 고민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조언을 해줄만한 분을 찾지 못하고 계시다면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