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 중세 승원 회랑 시리즈
이희숙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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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을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오래된 성당과 교회 등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건물에서 동물의 형상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되는데, 그 의미가 참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궁궐의 지붕에 보면 귀면와라거나, 지붕마루를 따라 늘어서있는 동물의 형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수복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아주 깁니다만, <중세 승원 회랑 조각에 나타난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의 종교적 상징>은 유럽의 성당이나 교회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동물형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저자는 <이슬람 캘리그라피; http://blog.yes24,com/document/7875624>를 통하여 이미 만나본 이희숙박사님입니다. <이슬람 캘리그라피> 역시 스페인과 모로코 여행에서 만났던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이슬람 캘리그래피와 아라베스크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이희숙박사님은 노르웨이 국립예술디자인대학에서 회화와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시고,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이슬람관련 응용미술을,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학에서 흰두교,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 건축을 비교연구하였다고 합니다. 이슬람 예술과 스칸디나비아에 관한 많은 책들을 내셨는데, 이 책도 그런 연구 성과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본다고 합니다만, 유럽에 갈 때마다 만나는 다양한 건축들을 보면서 그저 기둥이 도리아식인지, 이오니아식인지 아니면 코린트식인지 정도만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희숙박사님은 이 책의 서두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 기둥머리는 성경 인물, 영웅, 동물, 꽃-식물로 계층을 만든다.” 그러니까 이 책은 <중세 승원 회랑의 초목과 꽃 조각 장식>의 후속편인 셈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승원 회랑을 장식하는 동물 형상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동물에 관한 우화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장 ‘동물우화집’은 서양에 전해 내려온 동물우화집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두 번째 장은 ‘중세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입니다. 같은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동물우화집이 동물들의 특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한다면 동물 우화 마뉴스크립은 그 특성을 종교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이해하였습니다. 세 번째 장 ‘동물 속성과 상징’은 제목 그대로 동물들의 속성과 상징을 정리하였습니다. 동물, 새, 물고기, 곤충, 뱀 등의 순서로 다양한 생물종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생물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옛날 자료, 그러니까 우화집을 바탕으로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는지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남았습니다. 물론 현대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네 번째 장 ‘로마네스크 이코노그라피와 동물 우화’에서는 앞서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건축에서 나타나는 동물형상에 대하여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목적 중 하나는 상세한 이코노그라피 프로그램을 통하여 성경 이야기와 그 상징을 전달함이다(186쪽)’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중세 유럽사람들은 사제나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맹이었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사제들의 강론을 통하여 아니면 그림과 조각 등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장 ‘동물기호학’이 바로 그런 상징에 대한 해석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장 ‘로마네스크 건축 조각의 사자와 새’는 특히 사자와 새가 관련되어 있는 성경의 의미를 다시 짚었고, 일곱 번째 장 ‘승원 회랑 기둥머리의 동물’에서는 저자가 돌아본 몇몇 승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형상을 사진과 함께 설명합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하여 중세 사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 형상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유럽을 다시 찾게 되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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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근로자를 위한 4S 직장 성공기
윤홍준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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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회사에서 작은 책읽기 동아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직급 따지지 않고 젊은이부터 고참까지 두루 참여하는 모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에게는 직장생활 생활을 하는데 있어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읽기를 권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는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생산현장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25년 동안 생산, 기획, 인사, 영업, 시공에 이르기까지 5가지 직무를 거쳐 사업관리 총괄 상무로 재직 중인 윤홍준님입니다. 회사 내의 다양한 부문에서 일 해오면서 얻은 다양한 앎을 담았습니다. 그러니까 신입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회사원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참고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입사과정에서 공직생활을 오래하신 아버님께서 자소서를 검토해주신 덕을 받았습니다. 요즘말로 부친 카드를 활용한 셈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본인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어 상사와 동료의 눈에 들어 서로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를 맺어간 것이 꾸준하게 쌓여 상무직에 오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제 경우는 출발을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려웠을 뿐, 그 다음부터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삶은 그리 녹녹치 않아서 여러 차례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11년 전에 지금의 직장에 최종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젊어서는 자기계발서를 읽어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계발서도 읽어보고, 인문서적도 읽어서 스스로를 갈고 닦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첫 바늘을 잘 꿰어야 바느질을 제대로 마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입사한 뒤 공장장으로부터 처음 받은 지시가 공장 마당 구석에 쌓여있는 원형 댐퍼의 숫자를 헤아려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흔히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바탕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여 보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정확하게 해라. 네가 끝까지 눈으로 확인한 것만 보고해라(21쪽)’라 하신 아버님의 충고를 새기고 있던 주인공은 천막을 들추고 일일이 숫자를 확인한 결과 각을 맞춘 듯이 쌓여있을 것이라는 짐작과는 달리 불규칙하게 쌓여있었을 뿐 아니라 중간에 빠진 것도 있어 실제로는 산술적 계산과는 달랐던 것입니다. 공장장님은 그런 정황을 다 알고 있으면서 시험을 했던 것입니다.

중관관리자이나 고위관리자가 해야 할 일 가운데는 후사를 책임질 사람을 길러내는 것도 포함됩니다. 제 경우는 입사하고 11년이 지났습니다만 여전히 믿고 후사를 맡길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생산 부문에서 일을 시작하여 임원급인 공장장까지 바라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회사 내의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험로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공조직에서는 승진을 위하여 다양한 직무를 순환하면서 근무하여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인사원칙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신입 때 맡았던 일에 집중하여 경험을 쌓다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인사체계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신입 때는 기안문서 작성과 회의안건 발표 등 기본적인 자질 향상에 무게를 두었다면 중간관리자 단계에서는 질 관리 및 조직관리 혁신 등 시대적 변화에 따른 회사 경영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시무식에 참석했습니다만, 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주인공이 도입한 시무식 과정은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은 물론 중간관리자나 고위관리자 모두에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번쯤 부딪혔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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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 시칠리아 - 지중해에서 보낸 완벽한 한 달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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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에 벼르던 이탈리아를 다녀올 무렵, 시칠리아 일주 여행상품이 아주 싸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상품 개발 직후의 홍보기간이었던가 봅니다. 마침 이탈리아를 다녀온 직후라서 솔깃하긴 했지만 긴 휴가를 연거푸 내기가 부담스러워 마음을 접고 말았습니다.

여행작가 윤정인님의<퐁당 시칠리아>를 읽게 되니 그때 접어두던 시칠리아여행의 꿈이 다시 꿈틀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를 보면 시칠리아는 지중해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튀니지와 이탈리아 반도사이에 끼어 있는 징검다리 모양입니다. 즉 지중해의 패권을 노리는 세력이라면 당연히 탐을 낼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따라서 시칠리아를 차지했던 다양한 세력들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을 듯합니다. 여행사 상품으로 나와 있는 여행 일정은 시칠리아의 대표적 명소를 찍고 찍어 연결하는 것으로 섬 특유의 소박하고 한적한 느낌을 즐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여행을 떠나야할 것인데, 그런 생각을 가진 분에게 안성 맞춤한 책이 바로 <퐁당, 시칠리아>입니다. 윤정임 작가님은 <퐁당, 동유럽>,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등으로 이미 친숙한 편이기도 합니다.

자유 여행법, 여행 글쓰기 등을 주제로 강의도 하신다는데, 여행 글쓰기에서 중요한 점을 몇 가지는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가급적이면 외래어 보다는 우리말을 썼으멵 좋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책을 읽는 독자 가운데 외래어의 뜻을 모르는 분도 계실 것이고, 예쁜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 들면 피시 마켓은 이탈리아에서는 그리 부르지 않을 터이니 어시장하면 좋을 것 같고, 카테드랄도 성당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데 조금 더 신경을 쓰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시칠리아는 지질학적으로 주변국이 탐내는 곳’이라는 설명에서도 ‘지정학적’이 더 좋지 않을까 싶었고, 에트나화산이 ‘폭발했다’는 부분도 ‘대규모 분화가 있었다’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로는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읽는 흐름의 결에 어울리지 않는 곳도 눈에 띱니다. "두오모 광장에서 노을을 보면서 시원한 오렌지주스를 ‘들이켜는’ 부분이나, "열흘 이상 다른 나라에서 지내다 보면 한식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는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의 내용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감성에 잘 맞게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맛집과 먹거리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당이나 성채 등 유적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한 것은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기 때문이라는 생각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도 인터넷 뒤지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피곤한 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지에 대하여 그야말로 적당한 선에서 요약 설명해 주는 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퐁당, 시칠리아>를 읽다 보면 작가의 주요 관심사는 경관을 보고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미에 가면 사진을 찍어 기억을 보완하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진을 보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책에 실린 사진들에는 설명이 빠져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물론 책의 내용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사실은 작가님처럼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기는 게 가장 기억이 오래간다고 합니다. 다음은 그림을 그리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 순서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나시 기회가 되는 대로 시칠리아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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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아직도 연애 중입니다
윤미나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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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적에 노래방에 가면 부르던 노래 가운데 가수 박상민씨가 부른 <무기여 잘 있거라>가 있습니다. 다섯 번에 걸친 이별 끝에 산속으로 들어간 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사랑은 대학에 떨어지는 바람에, 두 번째 사랑은 대학때 미팅에서 만난 한량이었고, 세 번째 는 직장 동료였는데 부모가 반대해서, 네 번째는 선봐서 만난 남자였는데, 양다리를 걸쳐서 이별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남자가 바로 노래의 주인공인데, 서로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약혼식날 남자의 옛 사랑이 아이를 안고 나타났더라는 것입니다. 정말 기구한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여자 주인공보다 더 기구한 연애사를 가진 분이 계시다는 것을 <38살, 아직도 연애 중입니다>를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경우는 네 번의 이별을 적었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에 나오는 사례 가운데는 부모가 반대해서 이별한 건을 제외하고는 또 다른 이별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첫 번째 남자는 33살이 되던 해에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독서동아리에서 만난 그 남자는 분위기를 잘 살리는 재주가 있어서 주변 여성들의 호감을 독차지하는 남자였다고 합니다. 우리의 여주인공도 관심이 끌리기는 했지만, 6살 연하라는 걸림돌이 있어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가 봅니다. 그래도 그 남자가 먼저 다가왔기 때문에 두 사람은 사귀기로 했는데, 결정적인 순간, 즉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남자 부모가 반대를 했고, 이 남자는 부모의 반대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헤어졌다고 합니다.

두 번째 남자는 다행히 연상이었는데 머리숱이 적은 것이 흠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남자 역시 몇 차례 소개자리가 있었지만, 만남으로 이어진 적이 없어 모태 솔로가 의심되는 정황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가 되려고 했던 탓인지 용모와 나이 등의 단점을 뛰어넘는 경지에 이르러 결혼에 성공하는 듯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결혼 이야기가 나올 무렵에서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남자집에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요즈음에도 사주팔자를 따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궁합을 맞춰 결혼을 해도 사단이 나기도 하고, 궁합이 맞지 않는 결혼도 잘 사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 남자는 결국 집안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했던가 봅니다.

그리고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여러 차례 선을 보는 자리에 나갔지만, 선이라는게 그렇듯 인연을 만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결혼 전에 선을 포함해서 소개를 받는 자리가 60회는 넘었던 것 같습니다. 모친께서 사주를 맞춰보기 위해서 쓴돈도 만만치 않았다고 푸념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차례의 선자리에 나가던 가운데 볼링동호회에서 말이 통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모임에 참석했다는 그 남자는 호감을 가진 듯한데 영 다가오지 않는 느낌이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부산에 사는 그 남자의 집을 찾아가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했는데, 이 남자는 의미 없이 만나는 상대로 시작했던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고백과 함께 속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남자도 끝이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물론 또 다른 인연을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만, 가장 최근의 이별은 헬스장에서 만난 동종업계의 남자였다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여주인공과는 달리 전문학교를 나온 것이 조금 흠이긴 했지만, 이런 약점을 접어두기로 하고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살던 집을 정리하여 두 사람의 신혼집도 계약을 했는데, 글쎄 이 남자가 루게릭병으로 진단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루게릭병은 하지로부터 근육마비가 시작되어 점점 위로 진행되다가 결국은 죽음을 맞게 되는 치명적인 퇴행성 질환입니다.

 

루게릭병 환자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치 엘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도 있고, 배우 김영민과 하지원이 공연하여 눈물을 쏙 뺀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역시 루게릭병을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어찌되었거나 우리 여주인공의 마지막 남자(물론 또 다른 인연이 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만)는 여주인공을 놓아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픈 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책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연애 중’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인연을 더 기다려보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파이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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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 -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탄생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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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 https://blog.naver.com/neuro412/221736405799>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무신론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종교의 본질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꾸준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홍익희교수의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도 그런 생각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는 이미 <유대인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32년간을 KOTRA의 해외 무역관에서 근무하면서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에 주목하고 공부해온 결과를 책으로 정리해온 것입니다.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에서는 현대의 주요 종교의 유래와 이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추적합니다. 저자는 현대의 주요 종교는 셈족과 아리안족으로부터 유래했다고 정리합니다. 즉 셈족의 아브라함으로부터 나온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있으며, 인도유럽어족의 일파인 아리안족으로부터 나온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그리고 힌두교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범세계적으로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는 큰 규모의 종교로 꼽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서양의 종교로 알고 있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중동지역에 자리 잡은 동양계인 셈족으로부터 유래했고, 동양의 종교로 알고 있는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힌두교는 백인계의 아리안족으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구석기시대의 종교의 발생로부터 주요 종교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적 사실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로 풀어낸 통사라고 했습니다.

들어가는 글을 인용해보면, 1부에서는 구석기시대부터 출현한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을 시발점으로 다신교의 탄생과정을 다루었고, 2부에서는 현대 사상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의 ‘축의 시대’에 탄생하거나 성장한 종교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3부에서는 유일신 종교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추적했으며, 4부에서는 종교 간 또는 종교 내의 반목과 갈등의 역사를 다루었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개별 종교의 교리가 옳고 그름을 논하기 보다는 그들 종교들이 탄생한 역사적 연원과 그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성장과정을 밝혀 서로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려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하여 이들 종교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차이는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는 것입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입니다. 대체적으로 개별 종교의 교리를 중심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들 종교에 영향을 미쳤을 다른 종교와의 관계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1만1천여 전에 메소포타미아의 초승달 유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농업혁명을 계기로 정착하여 농사를 짓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터키 남동부에서 발굴된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1만2천 년 전으로 믿어지고 있다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대형 신전이 발굴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농업혁명이 있기 전에 종교혁명이 먼저였다는 가설을 세운 것입니다. 하지만 먹을 것을 채집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영농이 가능한 농업혁명이 먼저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민족들의 흥망성쇠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나 문명이 충돌하거나 서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심지어는 동서양의 양대 종교의 선조격인 유대교와 조로아스터교 역시 서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페르시아로 끌려가 살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또한 이집트로 들어가 살던 시기가 있었던 만큼 이집트의 토착 종교의 영향도 받았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다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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