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크리톤 파이돈 향연, 문예교양선서 30
플라톤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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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현 선생님이 <시작하는 철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https://blog.naver.com/neuro412/222597548161>에서 추천한 책읽기의 세 번째 책으로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를 골랐습니다. 문예출판사에서 내놓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는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이 실려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그리고 파이돈등 세편의 대화편은 고발을 당한 소크라테스에 대한 재판과정에서부터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는 소크라테스가 배심원들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변설을 담았습니다. 당시 아테네의 법정에 선 죄인들은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거나,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까지 동원하여 죄를 사면받거나 감형받으려 노력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죄가 없음을 당당하게 설파합니다. 그런 점에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유죄판결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아테네의 규정에 따라서 사형이 집행되기까지 30일 가량을 옥에 갇혀있었습니다. 크리톤을 비롯한 소크라테스의 친구들이 찾아와 탈옥하기를 권하였지만 소크라테스는 정한 바에 따라 죽음을 맞겠다고 대답합니다. 탈옥을 권하는 크리톤과 소크라테스가 이를 거절하는 과정을 크리톤에 담았습니다.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과 신에게 한 약속을 어기고 구차하게 사는 것보다는 국법에 따라 떳떳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이돈에는 사형이 집행되는 날 모여든 친구들과 작별을 하는 과정에서 소크라테스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졌으며, 사후에도 영혼은 소멸하지 않고 윤회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기독교가 그리스로 건너가면서 사후세계가 완성된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향연은 비극 시인 아가톤이 상을 받은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친구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푼 날 사랑의 여신 에로스를 찬미하는 연설을 돌아가며 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사람으로는 아리스토데모스, 파이드로스, 파우사니아스, 에릭시마코스, 아리스토파네스, 아가톤, 그리고 소크라테스 등입니다. 이들의 연설이 끝난 뒤에 늦게 찾아온 알키비아데스가 소크라테스를 예찬하는 연설로 마무리됩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구름>이라는 희곡에서 소크라테스를 조롱했다는데 아가톤의 잔치에서 같이 어울렸다는 것이 조금 이상해보입니다.


시인을 대표한 멜레토스, 장인들과 정치가들을 대표한 아니토스, 그리고 웅변가들을 대표한 리콘이 소크라테스를 고발하였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며 괴상하다. 그는 지하의 일이나 천사의 일을 탐구하고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는 이런 일들을 다른 ㅏ람들에게도 가르친다.(11)”하였습니다. 이어서 소크라테스는 청년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고 다른 새로운 신들을 믿음으로써 죄를 범했다.(21)”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신탁을 믿고 신들에게 공양을 바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다이몬(δαίμων)의 존재를 믿었던 것입니다. 다이몬은 죽은 영웅의 영혼과 같은 정령으로 인간과 신의 중간자적인 존재입니다. 죽은 인간의 영혼을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아테네에는 소크라테스를 오해하면서 증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아테네의 민주정치가 중우정치 혹은 독재정치로 흐르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누적되어온 오해와 증오가 임계점에 도달하여 폭발한 것으로,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법정에서도 당당했던 소크라테스의 변설을 읽으면 죽음을 피하여 요설을 설파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자신을 변론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그 끝에 사형판결을 받았음에도 당당하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이를 담담하게 수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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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
하세가와 가즈오.이노쿠마 리쓰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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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가운데는 자신이 전문으로 환자를 치료해온 병을 앓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치매를 공부해온 저는 은근히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합니다. 책을 소개하는 어느 글에서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를 보았는데,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이라는 부제가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치매환자를 진료하던 하세가와 선생님이었습니다. 제가 쓴 치매에 관한 책에서도 설명했던 치매선별검사인 하세가와척도를 창안하신 분입니다.


하세가와 선생님이 치매환자 진료에 헌신해온 것이 무려 50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 치매환자를 진료하던 의사가 치매에 걸린 것입니다. 지금 92세라고 하는데, 치매를 진단받은 것은 5년 전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준비하고 있는 책에서 하세가와 선생님의 사례를 소개할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제가 준비한 치매 책은 일반인들이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있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보았습니다.


하세가와 선생님은 이 책에서 자신이 치매로 확진 받은 뒤에 그 사실을 숨기지 않고 세상에 알리게 된 이유 등을 먼저 설명합니다. 치매증상을 나타내는 가장 흔한 병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그런데 하세가와 선생님은 은친화 과립성 치매이라고 합니다. 80세 이상의 고령에서 주로 나타나고 진행은 더딘 질환입니다. 이어서 치매의 본질을 요약했습니다. 물론 치매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치매를 공부하게 된 과정도 소개합니다. 하세가와 선생님이 치매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을 때 교수님으로부터 치매를 진단하는 기준을 만들어보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단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치매진단은 진료의사마다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을 때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되는 치매진단 척도인 최소신경검사는 하세가와척도가 나온 이듬해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하세가와 척도를 치매선별검사로 많이 사용합니다만, 세계적으로는 최소신경검사를 주로 사용합니다. 아무로도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치매에 관한 자료를 비교할 때도 많이 사용되는 척도를 써야 하는 제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세가와 선생님의 일본의 치매연구에서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치매환자 뿐 아니라 치매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하여도 많은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사회이기 때문에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치매의 본질을 일상생활의 장애혹은 생활 장애로 보았습니다. 질병라기 보다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건망증의 정도가 나이들어 생기는 생리적 현상의 수준을 넘어설 때 경도인지장애라도 합니다만, 경도인지장애는 치매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여러 유형의 치매로 발전할 수 있지만,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증세가 호전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심평원에 근무할 적에 환자경험평가를 시작했습니다. 환자경험평가는 일종의 환자 중심의 의료가 행해지고 있는가를 보는 평가입니다. 하세가와 선생인은 치매환자를 인간 중심으로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러 가지 책들을 구해서 읽어보아야 하겠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톰 킷우드의 <치매의 재인식(Dementia Reconsidered)>나 저도 읽어보았던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썼던 호주의 크리스틴 브라이든이 후속작 <나는 내가 되어 간다: 치매와 댄스를(Dancing with dementia)>도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아서 원서로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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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Mr. Know 세계문학 3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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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에서 읽을 <멋진 신세계>와 함께 이야기해볼 요량으로 고른 책읽기입니다. 올더스 헉슬리의<멋진 신세계>나 조지 오웰의 <1984> 등의 디스토피아 소설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사회적으로는 안정된 도시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은 점에서, 유토피아를 가장한 디스토피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1516)>이후 17-18세기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유토피아를 그린 소설들이 발표되었다고 하는데, 20세기 들어서는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것으로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들>은 디스토피아의 효시라고 할 만 합니다.


<우리들>의 시점은 29세기라고 합니다. 200년 전쟁이 끝난 지구는 단일제국으로 통일되었고, 사람들은 알파벳과 숫자로 된 코드로 호칭됩니다. 남자는 자음 알파벳이, 여자는 모음 알파벳이 부여되었습니다. 단일제국의 사람들은 투명한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생활합니다. 남녀간의 성행위 이외의 사생활은 남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회색의 제복을 입고 남녀관계도 사랑을 바탕으로 한 자유연애가 아니라 당국에서 정해주는 시간에 정해진 상대와 성행위가 가능합니다. 단일제국은 형식상으로는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은혜로운 분이 다스리고 있습니다.


수학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단일제국은 과학만능주의를 달성한 사회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율법표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분 단위에 따라 마치 한 사람처럼 기상하고, 밥을 먹고, 일을 시작하고 끝내야 합니다. 하루에 두 번 16시에서 17시 사이, 21시와 22시 사이에 개인 시간이 주어집니다. 이 시간에 어떤 남녀는 커튼을 내리고 성관계를 갖거나, 산책과 같은 개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수학자이자 최초의 우주선 인쩨그랄의 조선담당 기사 D-503이 일기형식으로 남긴 글입니다. D-503에게 할당된 여성은 O-90입니다. R-13D-503의 오랜 친구입니다. 그리고 O-90을 공유하고, I-133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어느 날 등장한 I-330D-503에게 할당이 되는데, 그녀는 집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등 단일제국에서 금지된 행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I-330은 완벽하게 통제된 단일제국의 체제를 반대하는 메피였습니다.


메피들은 단일제국 안에서 생활하면서도 고대관의 녹색 벽 너머에서 단일제국을 붕괴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단일제국을 붕괴시켜 개인의 가치를 찾으려합니다. 그러니까 지구는 단일제국으로 통일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일제국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담으로 둘러싸고 고립된 채 생활을 해온 것입니다. 메피들은 은혜로운 분을 지도자로 선출하는 만장일치의 날에 반대의사를 밝혀 혼란을 야기합니다만, 보안요원들의 통제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I-330은 메피들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리고 D-503이 제작하고 있는 우주선 인쩨그랄이 시험비행에 나서는 날 탈취하여 지구 밖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밀고자가 있었고, 시험비행을 하루 미루어집니다. D-503은 은혜로운 분에게 소환되어 상상력 적출 수술을 받게 됩니다. 담 밖의 사람들에 관한 사실을 모두 밀고하게 됩니다. I-330은 체포되어 처형을 당합니다.


<멋진 신세계>, <1984>, <나를 보내지 마> 등 소설과 <아일앤드>와 같은 영화에서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통제된 사회에 저항하는 세력이 등장하지만, 끝내 찾잔 속의 폭풍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디스토피아세계가 붕괴되는 결말을 그린 작품은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환상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 등이 섞여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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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
피터 존스 지음, 홍정인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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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여명은 83.5(남자80.5, 여자 86.5)입니다. 우리나라 기대여명이 80세를 넘긴 것은 80.2년을 기록한 2010년으로 여자의 기대여명이 83.6년으로 늘어난 덕분입니다. 남자가 80세를 넘긴 것은 2019년으로 80.3년이었습니다. 2022년에 나올 생명표에서는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늘어난 사망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의 기대여명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식생활과 의료환경의 개선 덕분에 기대여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전해오는 고대인들의 평균수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담은 930년을 살았고, 므두셀라는 969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대 바빌로니아의 수메르왕 가운데 엔멘루아나왕은 43,200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나이든 사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인들이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사회의 원로로서 대우를 받았습니다. ‘노인 하나가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는 아프리카의 격언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누리망에서 구할 수 있으므로 나이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풍조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는 편이 수월할 수도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뉴캐슬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친 피터 존스교수가 쓴 <메멘토 모리>는 고대 사료를 인용하여 노년과 죽음에 관한 생각을 전합니다. 굳이 고대인들이 남긴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고대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고, 그들의 시선은 늘 확고하고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년과 죽음을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현대인들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능력이 있을 것인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라고 합니다.


인용된 다양한 자료 가운데 의사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로마시대에는 젊은이들이 전문분야에서 지배계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의사들 가운데는 14세이 수련을 시작해서 19세에 환자를 진료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의사들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졌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대 플리니우스는 확실한 것은 온갖 의사들이 저마다 새 치료법을 들고나와 널리 알리면서 우리 생명을 대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환자의 침대 맡에서 끔찍한 진단 경쟁을 낳고, 의사들은 실력이 부족해 보일까봐 두려운 마음에 다른 의사들과 협력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 불행한 비문에 나는 의사 과다증으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는 것이다.(109-110)”라고 기록했습니다. 의사들이 노인의 생존을 돕는 일에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히포크라테스 조차도 이런 환자(다발성 골절 노인 환자)들은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혹시 수긍할 만한 변명거리가 있다면 진료를 피해야 한다.(110)”라고 했답니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지혜에 관한 언급에서 대 카토의 생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 카토는 고령이 되면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 이유는 오직 훈련이 부족해서였다고 했습니다. 또한 노인들은 청년들과 교류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청년들은 언제나 노인들의 경험을 반긴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현대사회에 들어와 다소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더 이상 노인들의 경험을 참고하려 들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리망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구두로 전하는 조언에는 분명 온도차가 있을 것입니다. 청년들은 아직도 나이든 분들의 경험을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아하게 늙어가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는 방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양하면서도 참고할 가치가 충분한 도움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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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함께하는 여름
실뱅 테송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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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쁨>으로 만났던 프랑스 작가 실뱅 테송의 <호메로스와 함께 하는 여름>을 읽었습니다. 마침 고전독서회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을 예정이라서 준비하는 셈으로 읽은 것입니다. <호메로스와 함께 하는 여름>은 작가가 <프랑스 앵테르>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일리아스><오딧세이아>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을 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앵테르>2013년부터 여름이면 <OOO와 함께 하는 여름>이라는 기획을 방송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프랑스 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이 <몽테뉴의 수상록>으로 방송한 내용을 역은 <인생의 맛>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트로이전쟁은 트로이와 아테네의 그리스 연합군 사이에 10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지루한 전쟁입니다. <일리아스>는 그 전쟁의 마지막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옛날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뛰어난 장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은 장수의 소모전인 셈입니다. <일리아스> 역시 누가 출전해서 누구를 죽였고, 그러다가 누구에게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별 재미가 없습니다. 실뱅 테송 역시 중학교 1학년의 교과과정에서 호메로스를 읽을 때는 지독하게도 지루해했다고 고백합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전하려면 청취자의 흥미를 끌 미끼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뱅 테송은 일찍부터 극한 조건의 여행과 탐험에 나선 모험가입니다. 어쩌면 작가의 그런 배경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도시의 서재에서 방송을 준비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호메로스에 관한 자료를 들고 그리스의 미코노스 섬과 마주한 티노스 섬에 머물면서 원고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섬들은 하나 같이 에게해의 뜨거운 햇빛과 거센 바람 그리고 거친 파도로 유명합니다. 저자는 티노스의 돌풍에 질겁하고 빛에 넋을 잃어보고서야 호메로스의 시가 장소의 정기와 인간의 정기의 만남에서 탄생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알려진 <일리아스><오디세이아>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40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저자에 대하여 몇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호메로스라는 맹인 천재가 나타나서 창작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음유시인들의 집단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사실 지중해 연안에는 서사시를 들려주는 음유시인들이 많이 활동했다고 합니다. 특히 에게해와 발칸반도에는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메로스가 민간에 전승되어 오는 트로이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형식으로 짜깁기해 놓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사실 그리스 신화는 유럽문학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시구를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사람들의 아주 희귀해졌다고 합니다. 그것은 라틴어 학습이 엘리트주의라는 프랑스 교육당국의 정책 때문에 축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자는 호메로스의 책을 펼치는 것은 느닷없이 폭풍과 전투의 따귀를 맞는 일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인용하여 세상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당연히 호메로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용합니다. 가끔은 사실관계를 헷갈리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트로이전쟁의 시발점이 테티스 여신이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하던 날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초대되었다고 적었습니다만, 사실을 초대받지 못한 에리스가 결혼식장네 나타나 황금사과를 던져놓은 것이 사단이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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