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함께하는 여름
실뱅 테송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의 기쁨>으로 만났던 프랑스 작가 실뱅 테송의 <호메로스와 함께 하는 여름>을 읽었습니다. 마침 고전독서회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을 예정이라서 준비하는 셈으로 읽은 것입니다. <호메로스와 함께 하는 여름>은 작가가 <프랑스 앵테르>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일리아스><오딧세이아>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을 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앵테르>2013년부터 여름이면 <OOO와 함께 하는 여름>이라는 기획을 방송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프랑스 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이 <몽테뉴의 수상록>으로 방송한 내용을 역은 <인생의 맛>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트로이전쟁은 트로이와 아테네의 그리스 연합군 사이에 10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지루한 전쟁입니다. <일리아스>는 그 전쟁의 마지막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옛날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뛰어난 장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은 장수의 소모전인 셈입니다. <일리아스> 역시 누가 출전해서 누구를 죽였고, 그러다가 누구에게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별 재미가 없습니다. 실뱅 테송 역시 중학교 1학년의 교과과정에서 호메로스를 읽을 때는 지독하게도 지루해했다고 고백합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전하려면 청취자의 흥미를 끌 미끼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뱅 테송은 일찍부터 극한 조건의 여행과 탐험에 나선 모험가입니다. 어쩌면 작가의 그런 배경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도시의 서재에서 방송을 준비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호메로스에 관한 자료를 들고 그리스의 미코노스 섬과 마주한 티노스 섬에 머물면서 원고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섬들은 하나 같이 에게해의 뜨거운 햇빛과 거센 바람 그리고 거친 파도로 유명합니다. 저자는 티노스의 돌풍에 질겁하고 빛에 넋을 잃어보고서야 호메로스의 시가 장소의 정기와 인간의 정기의 만남에서 탄생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알려진 <일리아스><오디세이아>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40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저자에 대하여 몇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호메로스라는 맹인 천재가 나타나서 창작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음유시인들의 집단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사실 지중해 연안에는 서사시를 들려주는 음유시인들이 많이 활동했다고 합니다. 특히 에게해와 발칸반도에는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메로스가 민간에 전승되어 오는 트로이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형식으로 짜깁기해 놓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사실 그리스 신화는 유럽문학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시구를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사람들의 아주 희귀해졌다고 합니다. 그것은 라틴어 학습이 엘리트주의라는 프랑스 교육당국의 정책 때문에 축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자는 호메로스의 책을 펼치는 것은 느닷없이 폭풍과 전투의 따귀를 맞는 일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인용하여 세상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당연히 호메로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용합니다. 가끔은 사실관계를 헷갈리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트로이전쟁의 시발점이 테티스 여신이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하던 날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초대되었다고 적었습니다만, 사실을 초대받지 못한 에리스가 결혼식장네 나타나 황금사과를 던져놓은 것이 사단이었다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