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 필로테라피 5
셀린 벨로크 지음, 류재화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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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골라든 것은 아마도 오래 전에 읽은 강원대학교의 김선희교수의 <철학자가 눈물을 흘릴 때>를 읽은 기억이 남아있었던 모양입니다. 철학적 상담을 통하여 현대인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려는 철학상담치료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김선희교수는 그 꼬투리를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적 사유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는 싱가포르에 있는 프랑스 국제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셀렌 벨로크 교수가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 위대한 철학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달라’  뜻에서 썼다고 합니다. ‘철학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하면서 우리의 삶을 개선하려는 야망 같은 것을 가진다’는 철학의 본질에 기반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 책의 독자들은 새로운 철학적 이론의 도움을 얻어 자기 문제들을 해석해보고 또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마침내 그 문제를 해결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꾼 다음에라야 우리 삶과 그 의미라는 더 큰 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두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1. 진단하기, 2. 이해하기, 3. 적용하기, 4. 내다보기 등의 순서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진단하기의 과정에서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즉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파악된 문제를 이해하는 단계인데, 여기에서 혁신적인 철학적 테제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즉 새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용하기의 단계에서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견해가 행동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어나갈 수 있도록 행동에 옮김으로서 본격적인 문제해결 과정에 돌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내다보기의 단계에서는 형이상학적이고 사변적인 철학적 견해를 통하여 삶을 더 총괄적이면서도 거시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고 합니다. 즉 일상에서 자신을 관리하게 된 것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단계라 하겠습니다.

저자는 “철학은 ‘영혼의 약’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을 인용하면서 약의 부작용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미리 경고합니다. 아마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극약처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약물학의 시조 파라켈수스가 남긴 ‘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용량만이 독이 없는 것을 정한다.’라는 금언처럼 부작용이 없는 만큼 사용하면 극약도 약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산다는 것은 고통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자체로는 실로 고유한 가치가 없고, 삶이 움직이면서 유지되는 것은 필요와 환상에 의해서다. 그것이 멈추는 순간 실존의 빈곤과 공허는 명백해진다(‘소품과 부록’)”라고 말입니다. 행복이나 사랑도 그저 고통을 누그러뜨리려는 희망에서 오는 환상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가는 이유는 살고자 하는 의지의 분출이라고 보았습니다. 그것이 자유의지이건 맹목적인 충동이던 간에 말입니다.

결국 삶의 고통에서 헤어 나오려면 행복이나 사랑이라는 환상에 묻어 잊어버리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맹목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에 휘둘리지 말고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조함으로서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더하여 결핍을 보충하려는 의지에서 생기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점에 대하여 쇼펜하우어는 ‘사물들을 멀리 놓는 것만 아니라 가까이 앞에 놓음으로써 우리는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사물들을 순수하게 관조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것이다.’(‘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삶을 관리할 수 있게 된 단계에서는 살고자 하는 의지를 부정하는 것으로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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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부정 - 복간본
어니스트 베커 지음,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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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됩니다. 여기서 언젠가는 이라고 한 것은 미생물 가운데는 증식 등, 생명활동을 멈춘 채 오래도록 존재할 수는 있지만, 주변 환경의 변화로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이 슬픈 눈을 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끌려가다가 달아나는 것을 보면 동물도 죽음을 느끼고 회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무서워할까요? 인류학자 호커트는 ‘원시인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지 않았고, 인류학적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면 죽음이 기쁨과 축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으며, 죽음은 두려워하기보다는 (전통적인 아일랜드 경야처럼) 축하할 사건이었을 것(19쪽)’이라고 했답니다.

죽음에 관한 책들을 두루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죽음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쁘다거나 축하할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죽음의 부정>은 서구정신의학과 종교, 특히 일본의 선불교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문화인류학자이자작가인 어니스트 베커 교수가 쓴 책입니다. 그는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행위와 그 부산물은 모두 죽음을 부정하는 것에 기초를 둔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가 암으로 죽기 5년 전부터 집필을 시작한 <죽음의 부정>은 미완성 유고였지만, 사후 보완해서 출판되었을 때 퓰리처상을 받은 수작입니다.

작가 샘 킨은 <죽음의 부정>의 서문에서 <죽음의 부정>과 <악으로부터의 도피>에 나타난 베커의 철학은 ‘네 가닥의 끈으로 엮은 매듭’이라고 했습니다. 첫 번째 가닥은 ‘세상은 끔찍하다’, 두 번째 가닥은 ‘인간 행동의 기본적 동기는 자신의 기본적 불안을 다스리고 죽음의 공포를 부정하려는 생물학적 욕구다.’, 세 번째 가닥은 ‘죽음의 공포가 어찌나 압도적인지 우리는 이 공포를 무의식에 묻어두려 한다’, 네 번째 가닥은 ‘악을 섬멸하려는 목표로 삼는 우리 영웅 기획은 더 많은 악을 세상에 둘러들이는 역설적 결과를 낳는다.’ 등입니다.

정작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근본적 이유는, ‘인간과 인간 조건에 대한 견해의 바벨탑에 조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지난 수십년 간 타당한 진실들을 이렇게 짜 맞추면서 문제들이 나의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심리학의 모든 논의를 키르케고르에 접목함으로써 프로이트 이후의 심리학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고 합니다.

서문에 이은 ‘인간의 본성과 영웅적인 것’이라는 제목의 머리말에서 인간은 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영웅성의 문제는 유기체의 자기애에 바탕을 두며 삶의 유일한 조건으로서의 자존감에대한 아동의 욕구를 토대로 삼는다(40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어렸을 적부터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자신을 내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영웅주의를 분석하는 과정에 따라 1부에서는 ‘영웅주의의 심층심리’를, 2부에서는 ‘영웅주의의 실패’를 그리고 3부에서는 ‘회고와 결론: 영웅주의의 딜레마’의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결국 인간이 영웅성을 가지게 된 것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자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영웅주의에 대한 심리학적 견해가 발전해온 과정을 요약하고 그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선배 심리학자들이 내세운 견해 가운데 자신이 보기에 타당하지 않은 경우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인간에 있어서 죽음의 공포가 보편적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아직 죽음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탓인지 공감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 심리학이 발전하는 가운데 나온 다양한 이론에 대한 저자의 냉철한 판단에 공감하는 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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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앙, 리투아니아 - 초유스가 전해주는 호수, 숲, 그리고 농구의 나라
최대석 지음 / 재승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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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발트 삼국을 다녀왔습니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탓인지 발트 삼국에 관한 책은 물론 자료를 찾아보는 일이 쉽지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럽의 중앙, 리투아니아>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저자는 에스페란토어를 공부하던 중에 리투아니아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게되면서 아예 리투아니아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에스페란토어는 리투아니아 대공국령에 속하는 지금의 폴란드 비알리스토크에서 태어난 자멘호프가 창제했다고 합니다. 그의 고향에서는 여러 민족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섞여 살고 있었는데,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민족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던 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리투아니아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과 함께 발트해에 연한 작은 나라가 되고 말았지만, 한때는 폴란드와 연합하여 거대한 영토를 가졌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리투아니아는 13세기에 국가 체제를 이루었고, 14세기에는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방대한 영토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위치로는 러시아 영토 안에 들어있는 작은 나라이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웃인 슬라브족이나 게르만족과는 다른 발트인이라고 합니다. 자칫 소수민족으로 다수인 슬라브족이나 게르만족에 흡수되어 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민족의 얼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민족이라고 합니다. 이웃인 독일이나 러시아에서는 “리투아니아 사람은 정치적 재능을 부여받은 공격적이고 잔인한 용사(191쪽)”라고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리투아니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관광지, 축제, 풍습, 그리고 음식 등에 대하여 정리하려 기획하였다가 결국은 리투아니아의 사회, 사람들, 문화,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아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즉, 리투아니아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여인네들 역시 임신을 하게 되면 태중의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 하는데, 전통적으로 , 1. 임신 중에 입덧이 심하면 딸일 확률이 높고, 2. 아내가 임신 중일 때 남편이 예전보다 부엌일을 덜할 경우 딸일 확률이 높고, 3. 임신 중 윗배가 넓게 부르면 딸이고, 아랫배가 튀어나오게 부르면 아들이다, 4. 임신 중에 신 음식을 좋아하면 아들이고, 단 음식을 좋아하면 딸이다, 5. 배에 털이 많이 나면 아들이다, 6. 임신 중에 임산부의 얼굴이 못생겨지면 딸이고, 큰 변화가 없으면 아들이다, 등인데, 의학적으로 타당한 것들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배란 전에 합궁을 하면 아들이 태어나고, 배란 후에 합궁을 하면 딸이 태어난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리투아니아가 유럽대륙의 중앙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유럽의 중앙은 그동안 변화를 겪어왔다고 합니다. 1990년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12개국 이었을 때는 프랑스의 세인트-클레망이 유럽의 중앙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1995년 15개국이 되었을 때는 벨기에의 비로인발, 2004년 25개국으로 확대되었을 때는 독일의 클라인마이슈아이트, 2007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더해져 27개국이 되었을 때는 독링의 겔른하우젠이 유럽의 중앙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1989년 프랑스 국립지리연구소에서는 북쪽으로 노르웨이의 스피츠베르겐 섬, 남쪽으로는 스페인에 속하는 대서양의 카나리아 제도, 동쪽으로는 러시아의 우랄 산맥, 서쪽으로는 포르투갈의 아조레스 제도를 기준으로 유럽대륙의 중앙을 계산하였더니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푸르누쉬케스 마을이 유럽대륙의 중앙이라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물론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서사하라의 경계에 있는 카나라이제도가 유럽대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리투아니아라는 나라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풍습 등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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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발견 - 하늘길을 찾는 파일럿의 여정
마크 밴호네커 지음, 나시윤 옮김, 최정규 감수 / 북플래닛(BookPlanet)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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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넘어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비행기를 처음 타본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학회다, 출장이다 해서 외국으로 나가는 비행기도 꽤 타본 셈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구경다니느라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비행기도 처음 탈 때는 긴장도 되고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목적지까지 별 탈 없이 오가는 것이 유일한 관심사입니다. 처음에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승무원이 안내하는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요령도 주의 깊게 듣곤 했습니다만, 요즈음은 영상으로 하는 것이라서인지 대충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크 벤호네커가 쓴 <비행의 발견>을 읽고 나서는 비행를 타는 일에 다시 관심을 가져볼 이유가 생겼습니다. 저자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에, 컨설팅 회사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렸을 적 꿈이 비행사가 되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회사일로 비행기를 탈 일이 많았던 모양인데, 그렇게 비행기를 타다가 비행기를 몰아보아야겠다는 충동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2001년에 비행교육과정을 시작해서 지금은 영국항공에서 선임부기장으로 일하면서 보잉747기를 조종하고 있습니다.

목차에 있는 이륙, 장소, 길 찾기, 기계, 공기, 물, 만남, 밤, 귀환 등의 제목만 가지고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하여 전혀 윤곽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열고 작자가 늘어놓는 사설을 대충 읽어가다 이사크 디네센(우리에게는 카린 블릭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에서 인용한 글을 만나면서 전기가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공중에서 당신은 3차원적인 완전한 자유 속으로 들어간다. 기나긴 유배와 몽상의 시대를 보낸 후 향수에 젖은 마음은 허공 속으로 냉큼 들어간다.(13쪽)” 생각해보니 제가 조종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비행기를 타고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가 비행에 끌리는 이유는 비행의 자유가 먼저고, 다음에는 높이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비행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먼 외국에 가게 되면 대부분의 승객들이 시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물론 남북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서쪽으로 가는 경우에는 조금 덜한 편이지만 동쪽으로 가는 경우에는 틀림없이 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자는 시차에 더하여 ‘공간차’에도 적응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공간차란 우리를 둘러싼 주위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면 그 변화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비행기는 어떻게 항로를 찾아가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면 나오는 비행경로 표지판을 보면 우리가 아는 지명이 아닌 생소한 지명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생소한 지명이 왜 튀어나오는지 이 책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나오는 생소한 지명을 비컨이라고 한답니다. 옛날에는 불빛으로, 요즈음은 무선신호로 위치를 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행기로 여행하면서 두 도시를 직선으로 잇는 항로가 아니라 빙 돌아가는 항로를 비행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영공을 개방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고, 영공의 통행료도 항로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데, 기상 상태도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제트기류가 가로막는 경우 피해가기도 하는데, 비행기가 출발했을 당시 결정된 항로더라도 비행중에 날씨의 변화에 따라서 폭풍우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돌아서 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다시 읽어 참고하면 좋을 그런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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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질의 습격, 위험한 시대를 사는 법 - 일상의 편리함 속에 숨은 화학 물질 중독, 피할 수 없는가?
계명찬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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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리 일상의 대부분에 간여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지면서 케미포비아(Chemiphobia), 즉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가 극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엄청난 규모의 화학물질이 개발되면서 우리의 일상이 윤택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발된 화학물질이 동전의 양면처럼 유익한 면이 있는 반면, 해가 되는 면이 있기도 한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처음 개발 당시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유명한 <침묵의 봄>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 우리 주변에 쌓여간 화학물질이 우리를 포함한 생명체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상에 사용할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해 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 사건과 같은 경우도 여전히 생기기도 합니다.

‘일상의 편리함 속에 숨은 화학물질 중독, 피할 수는 없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화학물질의 습격: 위험한 시대를 사는 법>은 우리 일상에 편리함을 주는 화학물질의 무서움을 일깨우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안내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것 같습니다. 책을 쓴 계명찬교수는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로 환경호르몬, 즉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인한 생식독성 연구를 비롯하여 남성 불임 및 보조생식술 등을 연구하는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가지고 있는 독성과 이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점을 비롯하여 이룰 저감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합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얼마나 쌓으셨나요?’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새 어떤 경로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지,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독성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캔, 통조림, 물통, 페트병과 플라스틱 용기, 가소제와 불소수지, 립스틱, 향수, 샴푸, 세제, 휘발성 유기화합물, 식품첨가물, 심지어는 다양한 장소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받는 영수증에서도 환경호르몬이 오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경호르몬이 문제라고 두루뭉술하게 소개하면서 사용이 금지된 물질은 물론 대체물질 등이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어서 모든 화학물질이 환경호르몬인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환경독성물질의 고통’이라는 제목의 2장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생식능력에 피해를 입히고, 다음 세대에까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유산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DES(diethylstylbesterol)와 같은 물질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임신 중에 사용하는 경우 자녀 가운데 딸이 성장한 다음에 질에 투명세포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하면 지금은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입덧 개선제 탈리도마이드를 임신초기에 사용하는 경우 자녀가 팔다리에 뼈가 없이 태어나는 해표지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런 물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경우는 해당물질을 관리하는 주체가 분명치 않아서 관리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것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나쁜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울 때 폐렴 증세가 있는 경우 집에서 가습기를 계속 틀어놓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수돗물로 깨끗하게 씻고 수돗물을 채우는 정도였던 것인데, 살균제가 있었다면 저 역시 사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3장은 ‘피할 수 없다면 최선은? 일상의 화학물질 관리’라는 제목으로 몇 가지 도움이 될 사항들을 소개합니다만, 결국 유해물질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거나 피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 같습니다. 유해화학물질의 독성으로 인한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인 수치나 사용해도 되는 수준에 관한 설명이 없어서 무작정 피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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