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김별 지음 / 세상의모든길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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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 가을에는 스페인에 가보겠다고 작정을 한 것은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때문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어볼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최근 들어 유난히 스페인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게 된 것이 막연한 동경을 넘어 가보자고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아프리카를 건너온 아랍문명이 유럽문명과 만난 독특한 모습을 창조해냈다는 곳을 꼭 보고 싶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정하고 있는 스페인여행을 통하여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가를 정하기 위한 책읽기였는데,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은 그런 목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은 우리나라의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이라고 하는 미지의 나라에 눈을 뜨게 된다면 저자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고 그러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일 듯 싶습니다.

 

저자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만, 내용을 읽어보면 결국은 탑덱(Topdeck)이라는 버스를 이용한 단체여행과 카우치서핑과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결정한 숙소를 거점으로 하는 자유여행입니다. 해외여행을 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그곳에만 있는 특별한 무엇, 그것이 유적이 될 수도 있고, 박물관 혹은 미술관, 색다른 볼거리를 보기위한 여행이고, 두 번째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독특한 삶, 문화 등을 체험하기 위한 여행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류에서 본다면 저자는 후자를 위한 여행을 세 차례나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는 저자의 초등학교 친구 덕분에 즐길 수 있었다는 산 세바스티안에의 미식가 클럽 소시에닷에서 스페인 사람들의 독특한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경험은 단체여행에서 즐길 수 없는 좋은 경험으로 부럽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제가 하려고 하는 여행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입니다.

 

탑덱을 이용한 첫 번째 여행을 2012년 5월에 다녀왔는데, 그 여행이 남긴 진한 느낌은 곧바로 9월말에 열흘간의 일정의 자유여행으로 다시 스페인으로 향하도록 했고, 그도 부족했음인지 이듬해 1월 다시 스페인으로 향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다녀온 스페인에서 저자가 얻은 것들은 굳이 그곳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탑덱여행에 같이 한 33명의 참가자들과 어떻게 어울리고 그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자신에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예를 들면 마드리드에서의 어느 날 저녁 저녁을 먹을 때 만난 제이콥이 니콜라스라는 친구에게 끌려 다니면서 기념사진 찍어준 것이 전부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외국 아이들도 다른 사람 때문에 원치 않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합리적인 줄 알았던 서양에도 이런 친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참 비싼 수업료를 치렀구나 싶었습니다. 젊어서일까요?

 

첫 번째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저자는 자신이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했고, 가까운 사람에게 한없이 의지하려했고, 무리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 바둥거렸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교적이 되어보기 위하여 혼자서 자유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사교적인 삶을 배울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요? 여전히 누군가의 시선이 불편했기 때문에 스페인이라고 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곳을 찾았던 것은 아닐까요? 결국 저자는 한국이 아닌 곳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것이 굳이 스페인일 필요는 없었던 것이고, 저자가 추천하는 여행방법은 꼭 스페인을 위한 맞춤여행방식일까? 하는 의문만 남긴 책읽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그저 <틀에 박힌 일상을 떠나 외국을 여행하는 방법> 정도의 제목이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참 그리고 보니 저자가 스페인으로 향하게 된 계기가 회사의 파트너가 프로모션이 소셜을 활용해보자는 느닷없는 제의가 발단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 차례의 스페인여행을 마치고도 ‘소셜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만족한 답을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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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이 답이다 - 이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떻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까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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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질 무렵, [양기화의 북소리]를 통해서 소개해드렸던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http://blog.joins.com/yang412/13240282>의 저자인 게르트 기거랜처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소장의 신간, <지금 생각이 답이다>를 읽었습니다. 전작에서 유방암 검진, 에이즈, 폭력, 재판, DNA 지문,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 등에 관하여 꼼꼼하게 분석한 통계자료를 제대로 해석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어 의학을 전공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던 만큼, 적지 않은 기대를 했던 책입니다.

 

저자는 한국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매해서 위험을 다룰 만한 능력이 없고 교육도 소용없다’라는 일부 사회과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하였습니다. 실제로 2008년의 제2차 광우병파동을 지켜본 저는 이들의 주장이 틀린 것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저자는 생각이 다르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우매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현명한 어림셈법과 간단한 통계적 사고, 예리한 직관을 이용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교육을 통해 위험에 숙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갤브레이스(John K. Galbraith)는 1977년에 발표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이미 확립되어 있는 생각이나 설명의 틀로는 더 이상 설명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현안을 진지하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기회주의에 굴복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예언대로 오늘날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로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지금 생각이 답이다>의 주제는 불확실성입니다. 왜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반복하는지를 불확실성의 심리학으로 설명하고, 이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떻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를 불확실성 다루기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더 안전하고 투명한 세상은 가능한지, 즉 불확실성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복잡성이 증가하다 보니 어떤 분야라고 해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엄청난 분량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결론부분만 요약해서 파악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전문가들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답하고 있습니다. “뼈아픈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전문가의 조언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나 투자 상담사, 기타 위험 전문가도 위험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도 많고, 소송을 걱정해서 클라이언트에게 자신의 가족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하도록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내 운명은 내가 책임질 수밖에(18쪽)” 그래서 저자는 정보를 바탕으로 생활하는 민주시민의 핵심역량으로 문자해독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처럼 위험해독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비올 확률 맞히기, 경구피임약의 부작용 공포, 9․11테러의 역설 등의 사례를 들어 통계학의 맹점을 설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정확한 위험을 계산해 최적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직관에 의한 판단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9년 1월 뉴욕 라가디아 공항을 이륙한 US 에어웨이 1549편 항공기가 캐나다기러기와 충돌하여 좌우엔진이 모두 정지하는 위기상황에서 기장과 부기장은 라가디아공항으로 회항하는 선택보다는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하는 선택을 하였고, 그 결과는 모든 승객을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사건을 팀워크, 체크리스트, 현명한 어림셈법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림셈법은 직관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1. 의식에 재빨리 나타난다, 2. 근본 이유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3. 행동하도록 할 만큼 강력하다, 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복잡해도 해법은 단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작에서도 인용한 셈법입니다만, HIV검사가 도입된 초기에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는 ELISA검사에서 HIV 양성결과가 나와 통보받은 22명의 환자들 가운데 7명은 검사결과가 맞는지 틀린지도 모른 채 자살했다고 했습니다. 저자 HIV검사 양성의 의미를 유병율과 검사가 안고 있는 거짓양성 비율에 달려있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평소 HIV 위험이 없는 생활을 하였다면 겁먹지 말고 재검사를 받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전작에서처럼 저자는 의료영역에서의 다양한 문제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부딪힌 문제와 관련된 내용도 있습니다. 바로 중심정맥관의 삽입으로 발생하는 혈류감염의 사례입니다. 미국 병원의 중환자실에서는 연간 최대 2만8천명이 이로 인하여 사망하며, 이로 인한 비용이 23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감염치료약이나 치료기술의 개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답은 오류를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2001년 존스홉킨스병원의 중환자 진료전문의 피터 프로노보스트박사가 개발한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를 적용하여 중심정맥관 삽입에 의한 혈류감염률을 11퍼센트에서 0퍼센트로 떨어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88쪽) 제가 근무하는 심평원에서는 금년에 중환자실에 대한 진료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정성평가를 시작할 예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중심정맥관 삽입에 따른 혈류감염의 발생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설정한 평가지표가 현실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적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을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 문제의 해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저자의 견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류 공개에 대한 무관용은 더 많은 오류를 낳고, 환자의 안전은 더욱 위협받는다.(92쪽)”

 

저자가 지적하는 잘못된 의료계의 관행 가운데는 의사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진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최선의 진료를 받은 것이 환자의 행운이라는 말은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일선 의사들의 상당수는 환자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불필요한 검사나 약물 투여, 수술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환자들이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지 못했거나 적극적으로 진료하지 않았다고 고소할까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특히 변호사가 많아 소송에 대한 공포가 큰 미국에서 뚜렷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것입니다만, 어느 사이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거론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방어적 진료의 행태는 1.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보다 많은 검사(영상진단 등) 실시, 2.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보다 많은 약물(항생제 등) 처방, 3. 불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전문의에게 환자를 소개한다, 4. 확진을 위한 침습적 절차(조직검사 등) 제안 등입니다. 일종의 적극적 방어진료행위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적지 않은 의사들이 고위험 수술과 분만, 고위험 환자의 진료를 회피한다는데, 이는 소극적 방어진료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난과 비판, 소송에 대한 우려는 차선책을 취하게 만들고, 차선의 치료결정을 내리며, 방어적 의료행위를 하는 동기가 되기 마련인데, 결과적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넘어가는 것입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의료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불확실성 다루기를 설명하는 제2부에서 아무래도 저의 관심은 의료분야에서의 불확실성을 다룬 제9장과 제10장에 쏠립니다. 의료정보의 통계적 의미를 다룬 제9장의 내용은 어쩌면 의학을 전공하신 분들도 잘 읽어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고 있습니다만, 산전 진찰에서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산전 진찰에서 다운증후군이 의심된다고 하면 대부분 임신중절을 권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산전 진찰에서 다운중후군 양성판정으로 받은 6~7명 가운데 1명의 태아만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즉 다운증후군 검사 양성으로 판정받은 태아 가운데 대다수는 정상으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산모의 나이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며, 다운증후군 아기를 낳을 확률도 커지고 있다. 산전 진단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자되지만, 의사와 환자들에게 이런 검사를 해독하는 능력을 갖춰주기 위한 투자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256쪽)” 즉, 의사들의 검사해독능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에이미 쿠에엘벡 기자는 임신 20주에 받은 초음파검사에서 태중의 아이가 좌심실형성부전이라는 선천성기형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중절수술을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출산과정과 태어난 아이를 지극히 돌보는 과정을 <가브리엘; http://blog.joins.com/yang412/6958744>이라는 제목의 책에 담았습니다. 쿠에엘벡기자가 임신중절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수긍이 갈만한 이유 없이 낙태로 가브리엘의 자연스러운 삶이 단축되었으리라는 점이다. 가브리엘은 아무런 고통 없이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었고, 임신은 나에게도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일이었다. 아이를 분만예정일까지 품고 있는 일은 내게 별다른 위험이 아니었다.” 마음에 울리는 무엇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다시 <지금 생각이 답이다>으로 돌아가서, 저자는 의사들이 자기도 이해하지 못하는 검사와 진료를 환자에게 권하는 관행을 환자들이 눈치채기 전에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방어적 의료행위는 의사들의 동기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지만, 이로써 의사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의과대학 커리큘럼에 통계적 사고를 가르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또한 이해가 충돌하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고 보여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파악하고 있는 의료계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은 1. 방어적 의료행위실시(자기방어), 2. 의료통계 이해력 부족(계산맹), 3. 가치보다 이익추구(이해 상충)입니다.

 

마지막 제3부 더 안전하고 투명한 세상이 가능할 것인가를 짚어보는 ‘불확실성 넘어서기’에서 제가 특별히 주목한 부분은 ‘과장된 위험몰이’라는 작은 제목의 글입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공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위험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두 가지 사례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광우병 공포’입니다. 1990년대 말, 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은 변종 CJD환자가 발생하면서 대중을 공포로 몰아넣었는데, 그 결과는 유럽에서 약 150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우병확산을 저지하기 위하여 유럽 국가는 약 380억 유로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어떻든 유럽의 광우병은 소멸단계에 들었다고 EU가 공식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2010년 7월 19일자 AFP 기사; “EU, 유럽에서 광우병 박멸 임박”; http://blog.joins.com/yang412/11709030).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2008년 우리사회를 뒤흔들었던 제2차 광우병파동의 이야기는 아예 언급할 가치조차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이 또한 헛발질하는 전문가의 선동으로 확산된 과장된 위험몰이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과장된 위험몰이의 두 번째 사례를 신종플루 광풍을 들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타미플루 사재기와 같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설명을 요약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정리를 해보면, 자칫 부화뇌동하기 쉬운 디지털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위험해독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에 맞는 사실과 심리원칙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능력은 학습에 의하여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공부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는 지식의 기반에서만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며, 이 용기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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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 사라져버린 세계의 흔적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0
이베트 게라르 발리 지음 / 시공사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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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가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대표 이광원)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청원하여 ‘시조새’, ‘말의 진화’ 등 국내 과학교과서의 진화론 내용 중 일부가 삭제 또는 수정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진화론의 패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이를 보도한 국민일보는 “사람이 원숭이 고릴라의 진화를 거쳐 탄생했다’는 그들의 주장을. 또 새와 비슷하게 생긴 화석 하나가 시조새로 둔갑해 모든 새들의 조상이라는 주장을 믿을 수 있는가?”라고 하였는데(국민일보 2012년 6월 20일자 기사, “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 삭제·수정은 시작일뿐… ‘진화론의 굴욕’은 계속 된다.”), 과연 사실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시조새라는 화석이 하나뿐일까요? 얼마 전에 읽은 <공룡,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http://blog.joins.com/yang412/13462207>에서는 1987년까지 모두 여섯 개의 아르케옵테릭스, 즉 시조새가 발견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새의 다리에 있는 비늘과 비늘이 변형되어 온몸을 덮고 있는 깃털은 조류가 파충류의 후손이라는 주장의 증거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가장 오래된 새로 알려진 시조새(아르케옵테릭스)는 코엘루로사우루스 류라고 하는 가냘픈 수각류와 해부학적으로 공통적인 특징을 많이 갖고 있음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결국은 화석 등 고생물학이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하는 지적설계론자들의 주장이 오히려 근거가 없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시공디스커버리 시리즈 <화석, 사라져버린 세계의 흔적들>은 화석에 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화석에 대하여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놀랍게도 8만년 전의 네안데르탈인이었다고 합니다. 선사시대의 유적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화석들은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합니다. 화석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화석은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을 것이며, 때로는 신화를 만들어내는 소재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역시 그리스의 학자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르네상스시대부터는 자연현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화석을 수집하여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화석에 대한 해석이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오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동물해부학이 발전하고, 비교해부학이라고 하는 동물간의 해부학적 특징을 서로 비교하는 학문이 발전하면서부터입니다. 의과대학의 예과시절의 학과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화석을 남긴 생물이 살아있던 시기를 정하는 지질학을 비롯하여 생물의 종을 분류하는 분류학의 대두는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이 제자리를 잡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화석연구를 통하여 고생물학의 바탕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조르주 퀴비에였지만, 과거에 존재하던 생물이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현상에 대하여 ‘종의 불변설’과 천변지이설(天變地異說)로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그가 활동하던 당시만 해도 생물의 변화를 증명할 이행기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역시 화석을 연구한 라마르크는 퀴비에의 견해와는 달리 생물이 변해내려 왔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진화론을 내놓게 되었는데, 생존조건의 변화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생물의 몸에 변화가 생겼고, 이런 형질이 자손에 유전된 것이라는 획득형질의 유전을 주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행기 생물의 존재를 입증한 것은 프랑스의 고생물학자 알베르 고드리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화석, 사라져버린 세계의 흔적들>은 화석을 바탕으로 한 고생물학이 발전해온 역사적 과정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생물학에서 발견한 성과를 문학작품에 인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 책의 부록, ‘기록과 증언’에 나오는 쥘 베른의 두 번째 소설 <땅속 여행>, 레이 브래드베리의 <태양의 황금사과>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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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마다 전주의 병원에 입원하고 계신 어머니를 만나러 다니다 보니, 생각은 굴뚝같지만 시청할 수 없는 KBS1TV의 [TV 책을 보다]입니다. 이번 주에는 다산책방에서 나온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http://blog.joins.com/yang412/12623266>를 다룬다고 해서 면회일정을 바꾸어 시청하기로 하였습니다.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다산북카페 나나흰의 카페지기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줄리안 반스를 인터뷰한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이 출간되자 바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의 왜곡을 다루고 있어 특히 관심이 컸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기억과 윤리의 ‘심리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 곳곳에 숨겨있는 복선들이 치밀하게 교차하고, 결말부분에 가서는 놀라운 반전으로 드러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야기를 요약하는 일은 이 책을 읽을 생각을 가지고 계신 독자들에게 대한 예의가 아닐 듯 싶어 이글에서도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억의 왜곡에 중점을 두고 읽었어야 할 저는 오히려 젊은 시절 토니가 해서는 안될 짓, 즉 헤어진 애인이 절친과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발끈해서 저주에 가까운 편지를 보낸 일이 젊었기 때문에 저지른 헤프닝으로 치부한 것을 후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고서 기억에서 지워버린 토니의 심리를 천착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방영된 [TV 책을 보다]에는 좋은연애연구소의 김지윤소장께서 작

품을 소개하였고, 소설가 최민석님, 영화평론가 김봉식님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 박용석 선생님이 출연하여 작품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미 비포 유>를 다룰 때 만났던 김솔희 아나운서님은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http://blog.joins.com/yang412/13382668). 오늘 [TV 책을 보다]에서는 기억의 왜곡보다는 남녀의 관계에 중점을 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기억능력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이라고 한다면 기억을 잊는 망각능력은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들은 것을 모조리 기억해야 한다면 아마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절대로 늘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작가 줄리언 반스의 인터뷰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다란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업실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는데(혹시 KBS에서 방문한다고 해서 정리한 것일까요?) 지금은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전동타자기를 독수리타법으로 쳐서 원고를 쓰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친근하면서도, 지금은 아련하게 사라져버린 타자기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게 만듭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에이드리언은 작가의 친구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옥스퍼드에 진학한 작가와는 달리 케임브리지에 진학하면서 소식이 끊겼던 친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작품에 힌트가 되었다고 하니, 작가와 친구 사이에 삼각관계(?)하는 상상이 날개를 펼치게 됩니다.

 

에이드리언이 자주 인용했다는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34쪽)”라는 말을 했다는 프랑스 사람 파트리크 라그랑주는 헛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프랑스어에서 탄생한 가상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역시 헛간라는 의미가 담긴 작가의 이름에서 나온 아이디어 같습니다.

 

방송을 보고 난 느낌은 아무래도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는 기억의 문제 이외에도 인간의 조건과 자유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고 해서입니다. 옮긴이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삶은 우연으로 점철되어 있다. 우연의 연속 안에서 인간이 실제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줄리언 반스 지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265쪽)” 아무리 목적의식도 없이 세상에 내던져진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나가는 것은 개인의 의지로 가능한 것 아닐까요?

 

“마지막 장을 덮은 뒤 바로 다시 첫 장으로 되돌아갔다.”라고 한 조선일보의 어수웅기자의 말 때문이었는지, 그냥 덮어 둔 책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 들었던 것은 마지막 반전의 힌트를 확인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진실을 다시 느껴보기 위함이라고 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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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 중국.중동.아프리카 편 - 이름만 들어도 숨 가쁜 트레킹 & 트레블 명소 무작정 체험기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1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은 느릴수록 오감을 통한 느낌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걷는 것도 어디를 어떻게 걷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차림새로 마을 주변을 걷는 산책으로부터, 오락 활동과 스포츠로서 행하는 걷기를 의미하는 하이킹(hiking)이 있습니다.

 

대개 큰 도시 주변의 시골지역에서 미리 정한 코스를 따라 한적한 교외구경을 만끽하며 걷는데, 반나절에 11~19㎞, 하루에 19~32㎞ 정도를 걷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교적 고도가 낮은 산길을 넘거나 빙하와 눈덮인 벌판을 건너기도 하는데, 이 정도가 되면 트레킹(trekking)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즉 트레킹은 느리지만 힘이 드는 하이킹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입니다. 트레킹은 원래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계 주민인 보어인의 언어로 ‘우마차를 타고 여행한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다가 단순히 ‘여행하다, 이주하다, 출발하다’ 등의 의미로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년 전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2008년 판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서울․수도권; http://blog.joins.com/yang412/11747933>이 소개하는 서울근교의 걷기 좋은 코스를 따라 걸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하이킹 코스라고 할 수준입니다. 52개 코스를 마치고서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주말걷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참에 트레커 김동우님이 좋은 트레킹코스를 따라 세계일주를 한 경험을 담았다는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을 읽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책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표지는 왼쪽 제본이 아니라 위쪽 제본으로 되어 있어 책을 받아들고는 책장을 위쪽으로 넘겨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책내용은 왼쪽 제본으로 바꾸어 읽게 되어있습니다. 전면에 여행지 사진을 자연스럽게 담으려는 기획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만, 책읽기에는 다소 불편한 자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를 한 바퀴 돌았으니 당연히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았기 때문인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1막에는 인천을 떠나 중국→파키스탄→아랍에미레이트→요르단→이집트→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케냐)에 이르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트레킹 코스를 따라간 여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읽어보지 않아도 훤하게 알 것만 같은 험난한 세계일주여행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학교를 졸업하고 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의미없는 일상이 결국은 마음을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너 지금 행복하니?”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인생에 쉼표를 찍고 싶었다. 한 번쯤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 해보기… 정말, 그래보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세계일주이고, 그 과정에서 평소 관심이 많은 트레킹을 결합한 세계일주를 꿈꾸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책으로 묶어내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험난한 여정에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식과 과장 없이 사실대로 전하려 했고, 여행에서 느낀 멜랑꼴리한 감상들은 최대한 배제했는데, 이는 예비세계일주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헛된 모험심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는 소망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세계일주 여행의 준비과정이 비교적 소상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방문지에 관한 정보 등을 ‘깨알정보’라는 이름의 별도 박스로 처리해서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해외여행에서 아주 중요한 정보라고 할 교통편과 숙소에 관하여 역시 박스로 처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파키스탄을 제외하고는 중국과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이미지는 그곳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저자가 가진 에티오피아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의문에 대한 영국 트레커 레임의 대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거잖아. 킴! 그냥 즐겨. 단지 이들의 삶이고 너의 삶이야. 너의 기준으로 그들을 보지 마.(340쪽)”

 

저자의 블로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긴장되며, 때로는 감동적인… 글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부터, 난 한 권의 여행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함께 여행에 동참하고 있었다.”라고 적은 안영진님의 코멘트에 완전 동감합니다. 그의 남미와 북미 트레킹 여행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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