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 중국.중동.아프리카 편 - 이름만 들어도 숨 가쁜 트레킹 & 트레블 명소 무작정 체험기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1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은 느릴수록 오감을 통한 느낌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걷는 것도 어디를 어떻게 걷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차림새로 마을 주변을 걷는 산책으로부터, 오락 활동과 스포츠로서 행하는 걷기를 의미하는 하이킹(hiking)이 있습니다.

 

대개 큰 도시 주변의 시골지역에서 미리 정한 코스를 따라 한적한 교외구경을 만끽하며 걷는데, 반나절에 11~19㎞, 하루에 19~32㎞ 정도를 걷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교적 고도가 낮은 산길을 넘거나 빙하와 눈덮인 벌판을 건너기도 하는데, 이 정도가 되면 트레킹(trekking)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즉 트레킹은 느리지만 힘이 드는 하이킹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입니다. 트레킹은 원래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계 주민인 보어인의 언어로 ‘우마차를 타고 여행한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다가 단순히 ‘여행하다, 이주하다, 출발하다’ 등의 의미로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년 전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2008년 판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서울․수도권; http://blog.joins.com/yang412/11747933>이 소개하는 서울근교의 걷기 좋은 코스를 따라 걸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하이킹 코스라고 할 수준입니다. 52개 코스를 마치고서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주말걷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참에 트레커 김동우님이 좋은 트레킹코스를 따라 세계일주를 한 경험을 담았다는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을 읽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책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표지는 왼쪽 제본이 아니라 위쪽 제본으로 되어 있어 책을 받아들고는 책장을 위쪽으로 넘겨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책내용은 왼쪽 제본으로 바꾸어 읽게 되어있습니다. 전면에 여행지 사진을 자연스럽게 담으려는 기획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만, 책읽기에는 다소 불편한 자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를 한 바퀴 돌았으니 당연히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았기 때문인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1막에는 인천을 떠나 중국→파키스탄→아랍에미레이트→요르단→이집트→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케냐)에 이르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트레킹 코스를 따라간 여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읽어보지 않아도 훤하게 알 것만 같은 험난한 세계일주여행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학교를 졸업하고 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의미없는 일상이 결국은 마음을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너 지금 행복하니?”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인생에 쉼표를 찍고 싶었다. 한 번쯤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 해보기… 정말, 그래보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세계일주이고, 그 과정에서 평소 관심이 많은 트레킹을 결합한 세계일주를 꿈꾸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책으로 묶어내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험난한 여정에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식과 과장 없이 사실대로 전하려 했고, 여행에서 느낀 멜랑꼴리한 감상들은 최대한 배제했는데, 이는 예비세계일주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헛된 모험심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는 소망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세계일주 여행의 준비과정이 비교적 소상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방문지에 관한 정보 등을 ‘깨알정보’라는 이름의 별도 박스로 처리해서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해외여행에서 아주 중요한 정보라고 할 교통편과 숙소에 관하여 역시 박스로 처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파키스탄을 제외하고는 중국과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이미지는 그곳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저자가 가진 에티오피아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의문에 대한 영국 트레커 레임의 대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거잖아. 킴! 그냥 즐겨. 단지 이들의 삶이고 너의 삶이야. 너의 기준으로 그들을 보지 마.(340쪽)”

 

저자의 블로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긴장되며, 때로는 감동적인… 글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부터, 난 한 권의 여행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함께 여행에 동참하고 있었다.”라고 적은 안영진님의 코멘트에 완전 동감합니다. 그의 남미와 북미 트레킹 여행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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