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개는 감정에 전염되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바르세이드는 어느 실험에서 학생들을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 이론적 임무를 부여했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라는 임무였다. 박사는 각 그 그룹에 몰래 첩자를 심어, 사전에 지시한 감정을 연기하게 했다. 첩자가 열정적일 경우 "자주 미소를 짓고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을 빠르게 한다. 우울한 분위기를 자극할 필요가 있으면 말은 천천히 하고 상대의 눈을 피하고 잔뜩 웅크린 채 앉아있는다". 실험 전후의 분위기를 측정해본 결과, 학생들은 첩자의긍정적·부정적 정서에 전염되었지만 감정의 원인이 본인에게있다고 여겼다. 타인이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 사회전염에 걸리는 과정, 행동 모방, 표정 짐작, 말투 분석, 단어 암시 등이 한데 어울리면, ‘전염된 사람들의 관련 기억망을 자극해 그 감정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게 했다. 실제로는 동일한 환경의 사람들에게서 전염된 것이다.
타인에게 감정을 전파하려면 직접 접촉이 필요하지만
감정이입이 쉬운 사람들은 대리 감염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만난 적도 없고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도 접촉이 가능하다.
다만 마음의 눈이 필요하다.
자기 성찰을 많이 하면 본질적으로 전염에도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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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생각을 전하는 행위는 일종의 진실을 전파하는 격이다. 그 행위에 감염이 되어야 열정을 확보하고 또 그 열정으로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2010년 이집트 경찰은 와엘 고님의 고향에서 한 젊은이를 체포해 처형하였다. 고님은 그에 대항해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고 경찰의 폭거를 맹비난했다. 어쩌면 고님은 죽은 청년을 보며 동병상련을 느꼈을 수도있다. 세대 간의 유대와 조국애에 기반을 두어 연대감을 형성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비록 이해하기는 쉽지 않으나 사회관계망 내의 정서에 공감하는 것이 당시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 감성에 25만 명의 네티즌이 감응했고 고님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다. 고님은 그때 팔로어들을비롯해 이집트의 노동자, 온건한 활동가, 불만에 찬 공무원들을 부추겨 광범위한 민주 시위를 일으키고 정부를 향한 분노를 개혁 요구로 승화했다. 2011년 1월 그가 이집트에 입국하자 이집트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러자 국제사회가 고님을 당장 석방하라며 압력을 가했다. 체포된 지 12일 후 고님은 영웅 대접을 받으며 석방되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용기라는 이름의 사회전염은그렇게
멀리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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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분리수거를 하면서 보니 폐지함에 초등 수학 문제집이 잔뜩 있었다. 모두 아내가 푼 것들이다. 이제껏 그 많은 문제집들을 버리며 나는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아내의 귀엽고 특이한 취미 생활 정도로 넘길수도 있는데, 나는 이상하게 거슬렸다. 아내는 수학 영재였다.
학창 시절 내내 온갖 수학경시대회를 휩쓸었고, 고등학교 3년동안 열두 번의 중간·기말고사 모두 수학 만점이었고, 학력고사
에서는 안타깝게 수학을 한 문제 틀렸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왜 초등 수학 문제집을 그렇게 풀어 대는지 이해할 수가없었다.
이유를 묻자 아내는 재밌어서, 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당신 수준에 그게 뭐가 재밌니? 유치하기만 하지."
"재밌어. 엄청 재밌어. 지금 내 뜻대로 되는 게 이거 하나 밖에 없거든."

아내는 여전히 초등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고, 나는 아내가 그보다 더 재밌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거밖에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꼭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김지영씨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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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씨는 당장의 고통과 부당함을 호소않고, 어린 시절의 상처를 계속 되새기지도 않는 편이다. 먼지쉽게 입을 열지는 않지만 한번 물꼬가 트이면 깊은 곳의 이야기까지 스스로 끄집어내 담담하고 조리 있게 잘 말한다. 김지영 씨가 선택해서 내 앞에 펼쳐 놓은 인생의 장면 장면들으들여다보며 나는 내 진단이 성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는뜻이다.
내가 평범한 40대 남자였다면 끝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 동기이자 나보다 공부도 잘하고, 욕심도 많던 안과 전문의아내가 교수를 포기하고, 페이닥터가 되었다가, 결국 일을 그만두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특히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한 모르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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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커피 1500원이었어. 그 사람들도 같은 커피 마셨으니까얼만지 알았을 거야. 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한잔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 아니라 1500만 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잖아. 내가오빠 돈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해야 돼?"
정대현 씨는 가만히 김지영 씨의 어깨를 끌어다 안았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어 그저 등을 토닥이며 아니야, 그런 생각 하지 마, 라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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