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고급예술, 대중예술을 막론하고 체제나 문명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예는 무수히 많다. 비틀즈도 그랬고 서태지도 핑크 플로이드도 모두 그랬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그들이 한 시대에 각인된 이유는 그들 음악의 메시지가 기존에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메시지여서가 아니다. 아티스의 메시지가 그 시대 대중과 깊게 공명할 수 있는 내용인가 하는 이른바 타이밍의 문제인 것이다. 아미 팬덤 내부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그 순간에 당신이 방탄을 만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타이밍의 문제인 것이다. 팬들 각자의 인생 단계 어디서 만났느냐 하는 타이밍, 그리고 이 시대를 감싸고 있는 대중정서와 얼마나 조응하는가 하는 타이밍, 그 타이밍이 바로시대의 아이콘을 만드는 관건인 것이다. 만약 문화연구자로서 방탄이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길래 주목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그들에 대한 이런 집단적이고 끊임없는 과잉반응 자체가 바로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대답하는 게 맞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바로현상이 또 다른 현상을 만들어 내는 포스트모던 세계이기때문에.

K팝에 대한 서구의 편견을 그대로 지닌 채 거기에 끼워 맞추는 식으로 방탄 기사를 써 팬들을 분개하게만들기도 했다. 팬들의 입장은 이러하다. 방탄이 K팝 안에서 탄생한 것은 맞지만 일반인들이 K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으로 재단할 수 없는 형태의 가수라는 것이다.
즉 기획사가 만들어 낸 ‘공장형 아이돌‘이 십대 여성들을타깃으로 가볍고 달콤한 사랑 노래를 부른다는 고정관념을 방탄에 덧씌우지 말라는 소리다. 본인들이 직접 곡을쓰고 프로듀싱한 노래 속에 교육 문제, 세대 문제, 우울증,
자존감 같은 주제를 담아내는 방탄을 서구 대중이 채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내포한 K팝 라벨부터 붙이고 보는 것을 팬들은 가장 가슴 아파했다. "방탄은 K팝이아닌 자신들만의 고유한 장르를 개척했다"는 팬들의 말은K팝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나온 말이라기보다는 대중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K팝에 대한 편견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일종의 전략적인 발언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계층에 속해 있는 누구나 방탄을 좋아할 만한 이유한 가지씩이 있고, 아미 팬덤은 이 모든 계층을 전부 포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방탄을 둘러싸고 생겨난아미 팬덤의 가장 큰 장점이 포용성과 확장성이라고 말하는 팬들의 이런 확신에는 실제로 팬덤을 이루는 남다른 인구통계학적 분포가 자리하고 있다.

....남편도 이젠 곧잘 노래를 따라 부른다는 사연, 방탄때문에 트위터 계정을 난생처음 만들었다는 사연,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책상 위에 방탄 굿즈가 놓여 있어서 서로덕밍아웃)을 하고 회사생활이 즐거워졌다는 사연 등 생활속에서 흘러나오는 중년 여성들의 사연이 트위터에는 한가득이다. 중년 팬들이 방탄에게서 받는 인상을 빅데이터로 뽑아내면 ‘선한 영향력‘, ‘존경스럽다‘, ‘열정‘ 같은 키워드가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이들에게 어떻게 해서 아미가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이 있다. 무기력하고 지친 생활에 방탄이 위로가되어 준다는 것이다. 〈Epilogue: Young Forever)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청춘의 위태롭던 나날이 생각나 울었다는 팬도 있고 멤버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아이도 저렇게 바르고 배려 많은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팬도 있다. 방탄을 좋아하고 나서 처음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자신의 아이와 마음을 터놓고 속 깊은 이야기를 했다는 사연을보고 있노라면 세대를 잇는 공감대로서의 방탄의 역할을생각해 보게 된다.

미국의 흑인들이 말하는 힙합은 어떤 인종과 언어를쓰든 상관없이 그 뿌리와 의미를 공유하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음악이다. 스웩이나 껄렁함은 단지 힙합의 스타일 중하나일 뿐 절대로 그 자체가 힙합을 대변하지 않는다. 나아가 RM은 여기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인다. "힙합을 정의하는 것은 마치 사랑을 정의하는 것과도 같다. 세상에는몇 십억 개의 사랑에 대한 정의가 있듯 힙합도 그러하다.
힙합의 정의는 각자에게 모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존스가 칼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은 스타일을 흉내내지 말고 ‘너를 하라는 것이다. 힙합에 대한 일차원적 흉내에서 벗어나 합당한 차원의 문화적 재전유‘를 하라는 것이다. 힙합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진실하라는 메시지이며, 방탄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메시지를 받아 안았다. 그녀는 미국 흑인 사회가 많은 K팝 가수중 유독 방탄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보통 성탄절을 지나 1월경에 검색이 많아지는이 단어가 8월에 갑자기 검색량이 치솟은 것을 이상하게여긴 메리엄웹스터 측은 조사 결과 그즈음 방탄의 새 앨범에 〈Epiphany)라는 곡이 수록됐음을 알게 됐다. 방탄 노래에는 대중음악의 제목치고는 특이한 것들이 이외에도다수 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주로 ‘특이점을 뜻하는 싱귤래러티(Singularity), 극상의 행복한 상태를 의미하는 유포리아(Euphoria), 초현실주의 예술 사조에서 흔히찾아볼 수 있는 개념으로 일상적인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다가오는 상태를 가리키는 자메 부(Jamais Vu), 노래 제목으로 영어 공부를 시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이들의 제목 짓기는 예사롭지 않다. Singularity)가 발매될당시 팬들이 이 단어를 SNS에서 트렌딩시키기 시작하자꽤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흥미를 보였다. 자신들이 모르는새로운 기술적 대변동이 시작된 줄만 알고 클릭했다가 방탄의 노래 제목이라는 것을 알고는 대부분 놀랍거나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RM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루이스 폰시(Luis Fonsi)의 〈Despacito)가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지만, 스페인어 노래와 한국어 노래는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미국에는 라틴 그래미가 따로 있을 정도니 말이다. 아시아 출신 그룹이 자국어로 된 노래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힘든 일이다. 싱글 차트 정상과 그래미 수상이 우리 목표인것은 맞지만, 그건 말 그대로 목표일 뿐이다. 1위를 하기 위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바꾸거나 음악적 진정성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만일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바꾸고 전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를 부른다면 그건 더 이상 방탄소년단이 아닐것이다.

백서를 펴낸 이유가 단지 팬덤의입장을 외부에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팬덤 내부의 갈등 해결 방식에 대한 성찰, 그리고 각자의 국적을 넘어 진정한 인간애적 팬덤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이들의 설명은, ‘정치적 공동체‘로서의 팬덤의 가능성에 대해서까지 주목하게 만든다.
팬 번역가로서의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백서에 쓰인 다음의 말은, 이 말이 그들 자신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신중한 문화번역자‘로서의 이들 존재에 대한 증명이 될 만한 무게를 지닌다.
저희는 언어의 교차로에 서 있고 인기 있는 것보다는 옳은것, 그리고 재미있는 것보다는 지혜로운 것을 고르기 위해매일 매 순간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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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찾기 위한 집중이 묵상이다. 강렬한 열망과 집중은 묵상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게으름과 무관심은 묵상을 좌절시키는 치명적인 방해꾼이다.
몰입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다. 인간은 몰입을통해 과학, 예술, 상업과 같은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수 있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통해 명성과 권력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자신의 소명에 몰입해야 한다.
그러나 묵상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성공을 위한 필연의 조건이다. 묵상의 목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완벽한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자기를 넘어선 자신, 초월적인 자신이자 신적인 자신을 찾기 위해 필요한 예술이 묵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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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prune‘도 신기하게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최상의 열매와 꽃을 피우기 위해 미리(pre) 모나지 않은 둥그런(round) 모습으로 정리하다‘라는 뜻이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이 무의미한 시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놀이다. 행복이라는 영어 단어 ‘happiness‘는 ‘우연히일어나다‘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 동사 ‘happen’에서 유래했다. 행복한 사람은 이 우연한 순간을 운명으로 여기고 최선을 경주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치부하며 그럭저럭 산다.

인간이 어떤 소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이전까지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 자신의 머리로는 알아차릴 수없는 경우가 있다. 만일 한 콩고인이 스와힐리어로 말을 건다면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스와힐리어를 공부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내게 그의 말은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내가 오랜 시간 스와힐리어를 공부했다면 그의 말은 온전한의미를 전달하는 기호다. ‘absurdité‘는 그 소리를 이해하려는 사람의 이해를 초월하는 소리다.

카뮈는 1942년, 철학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에서 현대인들의 절망과 그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책의 주제는 프랑스어 ‘absurdité다. ‘부조리 / 부질없음/무의미‘ 등의 의미를 지닌다.
absurdité’는 라틴어 ‘압수르두스(absúrdus)‘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강조접두사 압(ab)‘과 ‘들리지 않는 / 뚜렷하지 않은/말을 하지 못하는 이라는 의미의 ‘수르두스(surdus)‘의 합성어다. 수르두스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 혹은 너무 웅웅거리거나 미세해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다.

「시시포스 신화가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할지라도, 나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요약합니다. 이 책이 사막의 한가운데서도 삶을 영위하고 창조하는 선명한 초대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삶의 의미는, 삶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질 때 건져 올릴 수 있는 바닷속 깊은 곳에 숨겨진 진주다. 내 마음의 등불로 빛을비춰야 할 어둠, 그것이 바로 삶의 의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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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메시지에는 음악적 실력과 진정성이 녹아 있다. 아무리좋은 말도 윤리 교과서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냥 읊어서는팬들을 모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에는 메시지 속에 개인과 사회와 관계를 대하는 올바른 시선이 느껴지고 음악에 대한깊은 고민과 통찰, 팬을 대하는 진실성이 함께한다. 팬들이 기꺼이 아미가 되는 이유다. 이는 1922년 데뷔한 서태지가 십 대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억압받는 현실들을 노래했던 것과 상통한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2017년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 교실이데아 등으로 콜라보 무대에 참가해, 서태지의 메시지를 공유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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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즐거운 지식」에서 고통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이야기한다.
저는 제 영혼의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불행과 병 그리고 내안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이와 같은 것들은 저의 고질적인 습관들로부터 저를 탈출시킬 백 가지 은밀한 탈출구를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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