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 지난 삶을 돌아볼 때 어떤 기억이 표면 위로 떠오르는가? 어쩌면 결혼식처럼 커다란 사건일 수도 있고, 우체국의말도 안 되게 긴 줄에서 뒤에 선 사람과 나눈 뜻밖의 다정한 대화처럼 작은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억은 가장 주의를 기울인 순간일 확률이 높다. 우리의 삶은 가장 열중한 순간들의 총합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베유는 "가장 큰 희열은 가장 온전하게주의를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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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 손을 잡고"웃는 순간, 저는 ‘희망‘이라는 단어의 연약한 얼굴이 우리 모두를 지켜주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SF 문학계의 전설로 남은 미국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왜 웃는지 알아냈어요. 그건 상처받기 때문이에요. 상처받는 것을 멈추려면 웃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 로버트 A. 하인라인, 『낯선 땅 이방인』 (시공사)

우린 언제나 자신 안의 웅크린 고통을 껴안고 살아갑니다. 비참함이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막무가내로 피하려고 하는 대신, 그저 하루하루 자신이 감당해야 할 비참함의 몫을 조금이나마 줄여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롤링스톤즈의 명곡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의 제목과노랫말 그대로입니다. 살면서 언제나 좋은 것, 원하는 것을 다손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선 과거의 인연과, 과거의 자신을 과감하게 떨쳐낼 수밖에 없죠. 누군가는 그런 나를 욕할 게 분명하고, 그중 몇 사람은 내 곁을 떠나갈 거예요. 그렇지만 또 우리 주위에 새로운 친구가 생길 겁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두고 "한 물 간 인간"이라거나 "형편없는 녀석"이라고 깔봐도 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칭찬이나 칭송을 받으며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희망을 말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믿는 일, 그리고 앞으로 좋은 날이 좀 더 많기를바라는 소박한 마음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방탄소년단은이 노래의 서두에서 앞으로 꽃길만 걷자는 말, 좋은 일만 있을거라는 거짓말을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죠.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말을 믿고 과거를 힘껏 잊어버리자고, 다만 앞으로는 나쁜날보단 좋은 날들이 훨씬 많을 것임을 믿어보자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희망의 구절 그대로입니다.

이탈리아의 작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체험을 기록한 『이것이 인간인가』(베개)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모든 힘줄 속에 뿌리박혀 있다. 이것이 인간 본질이지닌 속성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수십, 수백만의 팬들이 보내는 굉장한 인기도 소중하지만, 문학과 철학이란 결국 ‘홀로 있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멤버들 각자가 (함께하면서도) 진정 홀로 서 있을 때, 남들에게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찾아나갈 때, 우리는 오래도록 그들의 최고의 순간들을 볼 수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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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모여 같은 정보를 주고받다보면 특정한 정보에 갇히게 돼요. 이걸 ‘에코체임버(Echo chamber) 효과‘
라고 하는데, 결국에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만모이게 되는 거예요. 비록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익명성이 보장된 상태에서 공통의 추억이 생겨야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내가 저 사람이 누군지 알고 만나면, 예를 들어서 제동 씨의정치 성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면반대쪽 사람들이 점점 선입견을 갖고 보게 되잖아요.

…자판기 커피를 마시든 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돈을내야만 쓸 수 있잖아요. 거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거죠. 돈 많은 사람은비싼 데로 가고, 돈 없는 사람은 싼 데로 가니까 서로 다른 경제적 배경을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공통의 추억을 만들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 서로를 이해하기가 힘들어지거든요.

맞아요. 언택트 사회가 되면 집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것같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건전한 콘택트를 유발할 수 있는 공간이 집 근처에 많아져야 해요. 지금은 이런 방향으로 도시계획을 바꿔야 할 때인 거죠.

우리나라는 주거지부터 획일화가 되니까점점 더 가치관이 정량화(定量化)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다음부터는 가치를 부여할 데가돈밖에 없는 거예요. 제동 씨 집이나 저희 집이나 거의 다비슷하게 생겼잖아요. 그러면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가 없어요.
내 집의 가치는 결국 집값밖에 안 남는 세상이 되는 거죠.

세상이 절대 안 바뀔 것 같았는데, 최근에 제가 느낀 게 있어요. 제가 학교 건축의 문제점에 대해 여기저기 강의를 하고 다녔더니 어느 날 어떤 사립 중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학교 건축에대해 문의하고 싶다고. "저에 대해 어떻게 아셨냐?"라고 물었더니, "학교 건축을 하려면 교육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교육청직원이 유현준 교수가 얘기한 그런 학교를 지어보라. 이렇게 이야기했다"라는 거예요.

어진(御眞), 그러니까 임금의 초상화에 곰팡이가 안 슬게 하려면 환기가잘 되어야 해서 그걸 만든 목수가 문을 약간 틀어지게 했대요. 그런데 이걸임금한테 설명하기가 어려우니까 "이것은 영혼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입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떨어지겠죠. 일본이 건축 분야에 강한 이유에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그중에 핵심은 지진과 다양성이에요. 일본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잖아요. 그래서 고층 아파트를 못 지어요. 만약 아파트 3,000세대를 공급한다면 우리나라는 직원이 1,000명 안팎인 초대형 건축사무소에서 3명의 건축가가 모든 세대를 거의 똑같이 설계해요. 반면 일본은 3,000명이 다 다른 건축주예요. 그 여러 건축주들이 300여 명 정도되는 다양한 건축가들과 협업하는 거죠. 그러면 얼마나 다양한 집들이나오겠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훗날 건축주가 될 수 있는 사람이 3,000명이나 있다는 거죠.

다행스럽게도 기술이 발달해서 큼지막했던 텔레비전 뒤통수가 이제 종잇장처럼 얇아졌어요. 게다가 요즘은 넷플릭스를 보잖아요. 각자 스마트폰으로 보니까 온 가족이 소파에 모여앉을일이 점점 없어져요. 그러다보면 소파가 사라질 수도 있겠죠. 그런 변화들을 고려해서 각자 필요한 공간의 규모를 결정하는데,
저는 한 사람이 살아갈 때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은 내가 밖에 나가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봐요. 근처에 공원이 있으면 내 집이 조금 작아도 되고, 공원이나골목길도 없고 들어가 앉아 있을 카페도 없으면 내 집이 조금 더넓어야 하는 거죠. 결국 방의 크기는 상대적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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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4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 「이 세상 속에」라는 시인데, 읽어드릴게요. "이 세상 속에이 세상과 저 세상 / 두 세상이 있다 / 겹쳐 있으면서 서로 다르다 / 그홀연한 다름이 신비이다" 이것이 중첩이에요. 겹쳐 있으면서 서로 다르다, 하나지만 둘이다, 이런 얘기죠.

제목은 모든 사람들이 예요. "모든 사람들이 그러나저러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 / 그래도 언제나 해는 뜨고 언제나 달도 뜬다 / 저 무슨 바다가 저리 애끓며 뒤척이고 있을까 / 삶이 무의미해지면죽음이 우리를 이끈다 / 죽음도 무의미해지면 / 우리는 허(虛)와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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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세상의 모든 불행은 그 총량만큼의 기쁨이나 행복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한 뼘 햇볕만큼의 기쁨이면 된다"라고 하셨거든요.

‘라면 패러다임의 대전환 서론
라면에 대한 모든 논쟁은 오직 최고의 면발을기 위한 것이었다.
동기 : 동료 물리학자에게 "그냥 처음부터 면을 찬물과함께 넣고 가열을 시작하면 된다" 라는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실험 : 찬물에 가면과 스프를 넣고 물을 가열하기 시작했다.
물이 끊기 시작할 때 계란을 투하했고, 30초 후자른 대파를 넣고 10초후 불을 껐다
경과는 완벽한 면발이었다.
결론 : 라면 끓이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였고, 에너지도 그만큼 절약된다.

또라이 짓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사람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팔로워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게 아니라 관계가 세상을 바꾸는 거죠. 둘의 관계가 셋의 관계가 되고, 넷의 관계가 되어 수많은 관계가 맺어질 때 결국 세상이바뀌는 거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아니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진실에 가깝다고 믿어지니까요. 100%는 아니겠지만 이전과는 달리 예측 능력까지 가진 철학인 거죠.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나?" "원자로 되어 있지." "증거가 있나?" "증거가 있어." "이증거가 맞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이건 빨간색이 될 거야." 실험해보면 빨간색이 돼요. "이렇게 하면 약이 될 텐데, 이거 먹어봐. 열이 내려갈 거야." 열이 내려요. 이렇게 작동할 수 있는 철학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 철학을 오늘날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르죠.

이때 시스템이란 완벽한 제도를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끊임없이 논쟁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필요하다는 거예요.

어쨌든 때로는 아무 의미 없는 물질의 분리에 의미를부여하고, 도덕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을 따를 때 인간이 되는거죠.

…여기에 어떤 물리적 의미는 없어요. 우리가 합의한 것뿐이에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까 이분법이라고 했는데요. 하나는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우주 자체인데, 여기에는 어떤 의미도, 의도도, 가치도 없어요. 다른 하나는 우리 인간이 만든 법칙이죠. 이렇게 두가지 측면이 있어요. 좋게 보면 좋은 거예요. 덕분에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소통하며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론 이게 우리를 옭아매기도 하죠. 갈릴레오 시대 사람들이 가졌던, 지구가 돈다는 것은 옳지않다" 라는 믿음도 그들이 합의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가치는 어떤 근거 없이 인간의 합의에 따른 것뿐이기 때문에 검증할 수 없고, 어떤 의미에서는 무엇이 옳은지 정확히 알 수도 없어요. 그래서 크로스체킹을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그걸 놓고 저한테 과학자니까 A와 B 중 누가 옳은지

제동 모른다고 하면 된다고요? 전 점점 더 과학이 쉽고 좋아지네요. (웃음) 증거가 없으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게 아니고 가볍게 모른다고 하면 되는 거네요.
상욱 제가 어디 가더라도 별로 겁이 없는 것이, 질문을 받았을 때모르면 모른다, 그러면 돼요. 모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거든요.지금 과학이 모르는 게 많죠. 하지만 과학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과학이라는 학문이 역사적으로 다른 학문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무지를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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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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