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로 손을 잡고"웃는 순간, 저는 ‘희망‘이라는 단어의 연약한 얼굴이 우리 모두를 지켜주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SF 문학계의 전설로 남은 미국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왜 웃는지 알아냈어요. 그건 상처받기 때문이에요. 상처받는 것을 멈추려면 웃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 로버트 A. 하인라인, 『낯선 땅 이방인』 (시공사)

우린 언제나 자신 안의 웅크린 고통을 껴안고 살아갑니다. 비참함이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막무가내로 피하려고 하는 대신, 그저 하루하루 자신이 감당해야 할 비참함의 몫을 조금이나마 줄여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롤링스톤즈의 명곡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의 제목과노랫말 그대로입니다. 살면서 언제나 좋은 것, 원하는 것을 다손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선 과거의 인연과, 과거의 자신을 과감하게 떨쳐낼 수밖에 없죠. 누군가는 그런 나를 욕할 게 분명하고, 그중 몇 사람은 내 곁을 떠나갈 거예요. 그렇지만 또 우리 주위에 새로운 친구가 생길 겁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두고 "한 물 간 인간"이라거나 "형편없는 녀석"이라고 깔봐도 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칭찬이나 칭송을 받으며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희망을 말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믿는 일, 그리고 앞으로 좋은 날이 좀 더 많기를바라는 소박한 마음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방탄소년단은이 노래의 서두에서 앞으로 꽃길만 걷자는 말, 좋은 일만 있을거라는 거짓말을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죠.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말을 믿고 과거를 힘껏 잊어버리자고, 다만 앞으로는 나쁜날보단 좋은 날들이 훨씬 많을 것임을 믿어보자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희망의 구절 그대로입니다.

이탈리아의 작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체험을 기록한 『이것이 인간인가』(베개)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모든 힘줄 속에 뿌리박혀 있다. 이것이 인간 본질이지닌 속성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수십, 수백만의 팬들이 보내는 굉장한 인기도 소중하지만, 문학과 철학이란 결국 ‘홀로 있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멤버들 각자가 (함께하면서도) 진정 홀로 서 있을 때, 남들에게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찾아나갈 때, 우리는 오래도록 그들의 최고의 순간들을 볼 수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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