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은 단지 절차에 따른 코드의 집합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제도적으로 운영되는 체제다. 우리는지금 알고리즘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알고리즘의 논리와 공생하고 있다. 여전히 그 논리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블랙박스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결과뿐이다. 따라서 그 결과가 사회 문화적으로 정당한지에 관해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은 사람이 수행할 경우 지능이 필요한 일을 기계가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언어 이해능력, 논리적 추론 능력, 물체 식별능력 등 인간의 지능 기반활동을 기계가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은 인간이 그동안 수행하던 특정 행위의 자동화다. 수많은 알고리즘의 복합 작용을 통해 대규모데이터를 처리하여 가장 높은 확률로 다음 행위를 예측하고자동화하는 것이다. 이 자동화의 논리가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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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좋은 지도자란 ‘기회를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회를 준다는 말, 언뜻 보면 단순하다. 기회를 준다는 것은 선수가 운동장에 나가 뛰게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운동장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으로 기회를 주는 일이다. 선수가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플레이를 펼치려면 구장 안팎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또 외부 환경도 제공되어야 한다.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은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평범한 노래 수백 곡이 버려진 뒤에야 훌륭한 노래 한 곡이 나온다는 것, 그만큼 긴 시간과 큰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흥민이가 축구를 가르쳐달라고 한 것은 나랑 같이 놀아달라는 게 아니라 크게 마음먹은 뭔가가 있으니 그걸 봐달라는 의미였음을 난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몸에 나쁜 건 먹지도 않고

몸에 나쁜 일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축구를 위해 내 몸을 최적화하는 것이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뿐이었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

흥민이의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7년의 시간이 걸렸다. 365일 쉬지 않았다. 방학 때 친척집에 놀러 가는 일도 없었다. 하루를 쉬면 본인이 알고 이틀을 쉬면 가족이 알고 사흘을 쉬면 관객이 안다는 말처럼, 죽을 때까지 놓지 말아야 하는 가치는 ‘겸손’과 ‘성실’이다

나무를 벨 시간이 여섯 시간 주어진다면 네 시간 동안 도끼날을 갈겠다는 링컨의 말처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기에 오랜 시간 매달리는 사람을 보며 미련하다고 폄훼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기본기야말로 그 어떤 방법보다 높은 효율성을 지녔다. 더 빨리해보겠다고 무딘 도끼로 백날 나무를 베어봐야 힘만 빠지고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날 믿어주었다. ‘하나’를 하고 나면 ‘둘’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하나’를 해내고 나면 자신에게 어떤 기본기가 쌓이는지 경험으로 알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셋’을 기대하며 ‘둘’을 훈련했다. 실력이 늘고 재미가 붙었다. 힘들었지만 그 재미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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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고 싶었고, 돈을 많이 버는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시간만큼은 원 없이 함께 보내는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어떠한 계산도 편견도 없이 바라보는 두 아이의 눈이 무서워 언제 어디서든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자 했다. 우리 아이들은 알 것이다. 공 차는 것,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 운동장에서 뛰는 것, 사색하는 것, 책 읽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오직 이 다섯 가지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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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 글을 쓰는 내 팔이 10만 킬로미터쯤 되어, 연필을 잡은 손이 세상을 가로질러 어린이들이 사는 집과 다니는 학교의 교실까지 닿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떨립니다. 정말스릴이 넘치죠. - 로알드 달

"헤밍웨이의 작품은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많아요. 특히 남자와 여자에 대해서요. 그래도 무척 좋았어요. 헤밍웨이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제가 꼭 그 일이 일어나는 장소에서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줘요."
펠프스 여사가 말했다.
"훌륭한 작가는 늘 독자가 그런 기분이 들게 만들지. 그리고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걱정하지 마라. 편안히 앉아서,
그 말들이 네 온몸을 촉촉이 적시게 내버려 두면 돼. 음악처럼말이야."
"그럴게요, 그렇게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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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잘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하고자 하는 마음 말이다." 그 말은 오랜 세월이 지나 녹이 슬어 이제 낡은 욕실의 장식장 안에서도 발견된다.

나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처럼 먹어야 하니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먹고 싶어서 만든다. 그리고 그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나는 나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정성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피곤하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무쪼록 나는 여기서 사는 데까지 잘 먹고 잘 살아 볼 작정이다.

세상을 원망하지 말 일이다. 사람이 아니라 장소에 홀리는마음이 뭐가 문제 되겠는가. 특별한 장소는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쏟아져 내리는 태양 아래 환하게 드러난 이곳. 밀양의 또 다른 변방의 변방. 은밀 속의 은밀. 여기는 당분간 나의 위험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 나는 오래도록 이곳을 배회할 것이며, 이곳의 풍경처럼 고요히 늙어갈 것이다.

"벌에 쏘인 일로 찾아와도 되나요?"
간호사는 당연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럼요, 당연하지예. 시골 보건소에서 성형 수술이나 암수술은 안 됩니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거나 하면 당연히보건소로 많이 옵니다. 사소하다 생각 말고 무조건 오이소. 올일이 없으면 가장 좋긴 하지만예."
아, 이 얼마나 정확하고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말인가.
덕분에 미안해하지 않고, 천원 남짓으로 주사를 맞고 3일 치약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건소라는 곳은 병원보다 따뜻한 곳이고, 효과도 더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보건소에서는 정신적 치유가 함께 제공된다는 것도

뜬금없다. 노후 대책이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두었는가가 아니라, 현재의 씀씀이를 얼마나 줄이는 연습을 하고 사느냐 밖에 없다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났다. 목탁소리가 멀리 들리지 않는 이 바위에 앉으면 삶의 태도에 관한 이런 말들이 불쑥불쑥 생각이 난다.

가령 "시골은 인적 드문 곳이니까, 환경에 눈을 두고 살아야지 사람에게 눈을 두고살면 오래 살 수가 없다"라는 삼촌의 말은 씨앗처럼 단단하고 뭉클하다. 이모는 꽃의 태생과 이름을 알려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모든 꽃들은 예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예쁘게 볼 줄 알아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처럼 이모는 시처럼 읊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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