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는 직선의 시간이 아니라 곡선의 시간이다.
빠르게 내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느려도 밀도를 채우는 시간이다. 속도가 풍경을 담고 풍경은 속도를 품는 시간이다.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에 길고 험한 길 건너왔다. 직선에 익숙해서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면 곡선의 시간에 적응하지 못한다.
감속에 분통을 터뜨리거나 정반대로 잔뜩 겁을 먹고 엉금엉금 긴다. 속도 조절을 배우지 못하며,살았고 그렇게 달려왔으니 그게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늘그렇게 살지는 못한다. 그렇게 살아서도 안 된다. 함함하게 사는 지혜를 누릴 시간이다.
성찰은 그래서 필요하다.
영원한 삶은 없다. 매 순간 충실하면 된다. 성찰된 그 짧은시간들이 우리의 삶의 농밀함을 결정한다. 그런 시간이 되었다. 가끔 제주도에 가면서 걸었던 길, 올레, 오름, 해변은 단순히 이국적인 풍광이어서가 아니라 성찰과 사유의 깊이와 너비‘를 채우는 시간이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