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열네 번째 절기 처서는 24절기 중 가장 귀여운 소개말을 가지고 있다. 짧은 문장을 가만히 읊어보는 동안 눈앞에 그림책 한 권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귀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열네 번째 절기 처서는 24절기 중 가장 귀여운 소개말을 가지고 있다. 짧은 문장을 가만히 읊어보는 동안 눈앞에 그림책 한 권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귀

-알라딘 eBook <제철 행복> (김신지 지음)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입추에는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
늦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받은 벼가 어찌나 잘 자라는지 귀 밝은 개가 그 기척을 느끼고 짖을 정도라는 뜻이다. 실제로 입추 무렵은 벼의 성장이 대나무처럼 빨라지는 시기이자, 여태 길쭉이 자란 풀로만 보이던 벼에 볼록볼록 이삭이 패는 때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무슨 소리가 날까 싶지만,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들녘을 내다보며 흐뭇해했을 농부의 마음이 짐작되는 속담이다. 이 무렵부터 처서까지 비가 오지 않아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기에 과거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리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로 1년 중 햇볕이 가장 좋은 시기에 정기적인 포쇄를 했다. 민가에서는 옷, 책, 곡식 따위를 마당이나 담벼락에 널어 습기를 말렸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얼마나 중요했으면 따로 관리를 둘 정도였다)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 햇볕 외에도 바람을 쐬어 말리는 것을 거풍擧風, 그늘에 말리는 것을 음건陰乾이라 불렀다. 여름내 눅눅해진 책과 옷을 꺼내 가을볕과 바람에 말리는 풍경이라니. 필요에 의해 생긴 풍습이고 옛사람들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일이었을 테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어쩐지 바람 아래 눕는 낭만으로도,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가는 의식으로도 읽힌다.

주로 1년 중 햇볕이 가장 좋은 시기에 정기적인 포쇄를 했다. 민가에서는 옷, 책, 곡식 따위를 마당이나 담벼락에 널어 습기를 말렸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얼마나 중요했으면 따로 관리를 둘 정도였다)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 햇볕 외에도 바람을 쐬어 말리는 것을 거풍擧風, 그늘에 말리는 것을 음건陰乾이라 불렀다. 여름내 눅눅해진 책과 옷을 꺼내 가을볕과 바람에 말리는 풍경이라니. 필요에 의해 생긴 풍습이고 옛사람들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일이었을 테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어쩐지 바람 아래 눕는 낭만으로도,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가는 의식으로도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서處暑를 이루는 글자 중 더위 서暑 앞에 오는 처處에는 뜻이 많다. ‘멈추다’라는 뜻으로 읽으면 더위가 멈출 무렵이 되고, ‘머무르다’로 읽으면 아직 더위가 머물러 있는 때가 되며 ‘쉬다’로 읽으면 더위가 쉬는 때가 된다. 처處에는 ‘처리하다’라는 뜻도 있으니 ‘더위를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 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 그건 여름과 작별한다는 뜻일 테니까.

처서處暑를 이루는 글자 중 더위 서暑 앞에 오는 처處에는 뜻이 많다. ‘멈추다’라는 뜻으로 읽으면 더위가 멈출 무렵이 되고, ‘머무르다’로 읽으면 아직 더위가 머물러 있는 때가 되며 ‘쉬다’로 읽으면 더위가 쉬는 때가 된다. 처處에는 ‘처리하다’라는 뜻도 있으니 ‘더위를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 쪽이 조금 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사람들이 만든 천연 술잔은 이렇다. 줄기가 너무 짧지도 굵지도 않은 것을 골라 연잎을 줄기째 꺾는다. 싱싱한 연잎 위로 술을 부은 후 줄기와 이어지는 가운데 부분을 비녀로 찔러 구멍을 낸다. 그럼 술이 줄기 속으로 흘러내렸는데, 연잎 줄기를 통과한 술은 연꽃 향기가 스미고 차가워져서 좋았다고. 커다란 연잎을 술잔으로, 긴 줄기를 빨대로 삼은 것이다. 이렇게 마시는 술을 연꽃 하荷, 마음 심心 자를 써서 하심주라 불렀다.
조상들로부터 풍류를 배울수록 여름의 숙제가 분명해진다. 한량 되기. 더위에 지쳐 쓰러지듯 쉬는 것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한량 되기! 한 번으로는 부족하니, 하루짜리 여름방학을 세 번에 나눠 가졌던 삼복처럼.

옛사람들이 만든 천연 술잔은 이렇다. 줄기가 너무 짧지도 굵지도 않은 것을 골라 연잎을 줄기째 꺾는다. 싱싱한 연잎 위로 술을 부은 후 줄기와 이어지는 가운데 부분을 비녀로 찔러 구멍을 낸다. 그럼 술이 줄기 속으로 흘러내렸는데, 연잎 줄기를 통과한 술은 연꽃 향기가 스미고 차가워져서 좋았다고. 커다란 연잎을 술잔으로, 긴 줄기를 빨대로 삼은 것이다. 이렇게 마시는 술을 연꽃 하荷, 마음 심心 자를 써서 하심주라 불렀다.

조상들로부터 풍류를 배울수록 여름의 숙제가 분명해진다. 한량 되기. 더위에 지쳐 쓰러지듯 쉬는 것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한량 되기! 한 번으로는 부족하니, 하루짜리 여름방학을 세 번에 나눠 가졌던 삼복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