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말을 떠올려보자. 그의 소설 《목로주점>이대중을 즐겁게 해주어서 많이 팔렸다며 일부 불평꾼 비평가들이 비난하자, 그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잘 팔린다는 건 나쁜 징조다!" 이런 생각이 시대 정신과 불편한관계인 현대 예술가의 신조인 것 같다. 작가에게 돈을 벌어다 주고, 서점에서 성공하면, 한마디로 돈벌이가 되면,뭔가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이는 곧 유행을 따른다는 뜻이요, 다음 시즌에는 팔리지 않으리란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책의 미래 삶은 현재의 삶과 역의 관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현재의 실패가 모두 미래의 수익성을 가리키는 지표인 건 아니지만(보들레르의 선언 "아름다운 것은늘 괴상하다"가 괴상한 것은 늘 아름답다는 걸 의미하지 않듯이),현재의 성공이 후대를 보장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드물다. 이는 문학을 특징짓는 하나의 현대적 특성이다.
소설가 필립 지앙은 로르 아들러와 가진 <프랑스 튀르> 방송 인터뷰 (2012년 8월 30일자 "오르 샹Hors-champs")에서, 문학의 유용성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어디에 쓰이느냐고요? (...) 나는 인기 있는 작가가 되고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니까요. -삶에 꼭 유익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건 큰 논란거리죠. 나는 작가란 뭔가에 도움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미적 감동만 일깨워줄 게 아니란 겁니다.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요. 아니, 시간을보내는 데 도움이 되긴 하죠. 소파에 앉아, 이를테면 프루스트의 책을 펼쳐 들고서 말입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프루스트를 좋아합니다. 아름답죠. 한데 그게 지금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없어요. 프루스트는 내가길 건너가는 걸 도와주지 않아요.
오늘날의 작가는 여러분이 길 건너가는 걸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길을 건너간다는 것, 그 말의 의미는 당신이 어떤 작가의 책을 읽은 후에는, 길을 건너갈 때, 프루스트만 읽는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건너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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