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티모시 비틀리 지음, 김숲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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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새가 하늘 위를 맴돈다.
그저 한 무리의 새들,
그게 당신이 사랑을 생각하는 방식이지.
콜드플레이, <Fl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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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천사에게 한마디 전할 수 있다면,
쉽게 부서지지 않을, 평생 간직할 수 있는 호기심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달라고 부탁할 것 같다. 호기심은 나이가 들어 가면서 느끼는 권태와 환멸을 물리쳐 주고, 인위적인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하며, 아이 안의 힘이 꺾이지 않도록 도와준다.

"수백, 수천 년 동안 관찰한 결과, 새는 안전하다고 느낄 때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만약 새가 소리를 내지 않는다면그때는 정말로 문제가 생긴 거죠?"

얼마 전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실린 호스피스 전문의의 글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잘 드러나 있다. 영국 건강보험공단(NHS) 소속 의사 레이첼 클라크는 생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건 자연이었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유방암 말기 환자인 다이앤 핀치가 죽음 앞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는지를 이야기한다.
정원에서 지저귀는 찌르레기 소리를 들을 때면 왠지 마음이차분해졌어요. 모든 것이 영영 사라져 버릴 거라는 두려움이가라앉는 것 같았죠.

"야외 조명을 하루 종일 켜놓으면 어른 새의 먹이인 나방과 새끼 새의 먹이인 애벌레가 사라질 거예요."
야외 조명 때문에 별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문제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새들의 밥상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있지 않다. 그는 이어서 이야기했다.
"별을 볼 수 없다는 사실도 문제지만, 새가 사라진다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오아시아 다운타운 호텔은 다른 의미로 눈에 띈다. 이 호텔은 외관상으로는 다른 호텔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고층 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건물의 외벽이 덩굴식물을 위한 지지대로 가득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여기에 꽃이 피는 덩굴식물 21종을 심어, 연중 어느 계절에 호텔을 방문하더라도 꽃을 볼 수 있다. 나는 꽃이얼마나 자주 피는지에 따라 좋은 건물, 좋은 도시라고 판단을 내릴수 있다는 ‘꽃피는 건물(blooming building)‘ 아이디어가 굉장히 마음에들었다. WOHA의 웡 만 썸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건물을 디자인할 때 야생동물을 염두에 두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호텔 외벽에 조성된 수직 정원의 장점은 보기 좋다는 데 그치지않는다. 수직 정원은 그늘을 만들어 건물 내부를 시원하게 만들고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인다.

터키콘도르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면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
양 날개를 펼치고서 바람을 타며 부드럽게 활공하는 모습은평화롭고 우아하여 사색을 하는 것만 같다.
물론 목적이 있어 비행하겠지만숨을 길고 천천히 쉬는 것처럼 느긋해 보인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머리 위를 지나는 터키콘도르를가만히 응시하면 바람을 타고 글라이딩을 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케이티 팰런, 독수리(V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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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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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디지털의 방해가 골칫거리인 이유는 사람을 덜 생산적으로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포스월스키는 두 사람이 처음 발견한 것에 대해 이렇게말한다. "나는 우리가 우주의 해답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 답은 단순하다. 바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텅빈 욕망을 좇으며 살고, 풍요로운 삶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어리석은 바보들은 늘 자신이 가진 것에는절대 만족하지 않고 그저 갖지 못한 것에 개탄한다. ‘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시골 변두리에 있는 정원을 사서 그곳에 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펠릭스처럼 에피쿠로스도 방문객을 위한 도피처이자 치유력이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 했다. 에피쿠로스가 생각한 방문객들은 평생 정원에서 사는 학생들이었지만 말이다. 아타락시아ataraxia(근심이 없는 평온한 상태)라는 행복의 형태를 설명한 에피쿠로스는 괴로운 마음이라는 ‘질병‘은 제어 불가능한 욕망과 야망, 자의식, 두려움의형태를 띤 불필요한 정신적 짐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피쿠로스는 이 정신적 짐을 내려놓기 위해 도시를 등진 공동체에서 여유로운사색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피쿠로스는 학생들에게 ‘익명의 삶‘을 가르쳤고, 학생들은 도시의 일에 관여하는 대신 정원에서 먹을 것을 직접 재배하며 양상추 사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이론을 정립했다. 에피쿠로스는 실제로 자기 가르침대로 살았기 때문에 그가 사는 동안 그와 정원 학교의 존재는 비교적 아테네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에피쿠로스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안정감은 다수에서 물러난 조용한 삶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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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는 ‘비난의 일상화로 인해 더 추동력을 얻는다.
무엇이 자기에게 옳은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타인들의 삶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소리치는 이야기들이주목을 얻는다. 유튜브에만 하더라도 ‘이렇게 살면 망합니다‘류의 콘텐츠가 범람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타인을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기도 한다. 독설의 유행은꺼질 줄 모르고, 저격은 가장 흥행하기 좋은 콘텐츠가 되었다. 유명인들이 한 사소한 실수들에 벌떼같이 몰려들어서 그를 비난하고 끌어내는 일도 매일같이 일어난다. 이 시대생존법은 ‘어떻게 하면 비난받지 않느냐‘가 되었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영화 <원더> 중)

어느 날 우연히 지구의 자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스쳐 지나가듯 내레이션 한 줄이 들렸다. 지렁이는 비가올 때, 숨을 쉬기 위해 땅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었다. 비가오면 땅속에 물이 들어차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익사를하기 위해 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보통은 비가 그치고 땅이 마르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아스팔트까지 나온 지렁이는 애꿎은 아스팔트에 머리만 박다가 결국 말라 죽고 만다.

그러니까 지렁이의 죽음은 물에 대한 탐욕 때문이 아니라익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때문이었다. 지렁이가 어리석기 때문도 아니었다. 자연의 흙이었다면 죽을 리 없는 지렁이가 인간이 만든 아스팔트 때문에 말라 죽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탐욕 때문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다가 죽는다는 것, 이 사실이 묘하게 뼈아팠다. 나는 지렁이를 오해하고 있었고 그것도 나쁘게 오해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탐욕을 상정했던 것이다.

‘그 어느 무렵‘부터 나는 그런 사람을 점점 모르게 되어갔다.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 한들 나는 그의 이기심을 잘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저 사람의 순수한 선의나 호의를 더믿게 되었다. 그것은 지렁이가 탐욕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일과 분명한 접점이 있었다.

타인에 대한 이해, 혹은 생명에 대한 연민과 관련 있는 일이었다. 그런 마음이 조금씩 채워질수록 어떤 선입관은 서서히 밀려나거나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그것은 인간과 사물의다른 측면을 보는 일이었다. 또 다른 시야를 가지는 일이었고 삶을 다소 다르게 대할 줄 알게 되는 일이었다. 생각건대그것은 나쁜 일이라기보다는 좋은 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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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항상 어른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주죠.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 제가 아크바르로 돌아온 것도저 아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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