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난 언제나 뭐든 좋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별별 것들에 다 쉽게 빠지고 크게 흥분하기 일쑤였다.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냉정하게 거리를 두는 게 잘 안 됐다. 늘 잔뜩 호들갑을 떨며 깊이 파고들어 속속들이 좋아해야 속이 후련했다. 게다가 좋아하는 건 또 왜 그리 많은지. 좋아하는 대상들에 일관성도 거의 없어, 아무것에나 마음을 주는 무분별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늘 눈치가 보였다. 물론 그런 면이 전혀 없지도 않았고.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걸 좋아하다가 더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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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한어에는 과거나 미래를 표현하는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들은 현재에 집중해 자신의 직접 경험만을 표현한다. 이러한 언어 습관은 삶의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피다한족은 도구도, 예술작품도 만들지 않고, 음식을 보존하지도않는다. 그러니 필요한 도구는 즉석에서 만들어 쓰고 그만이다. 보존한 음식이 없으니 한참을 굶기도 한다. 신화나 구전이야기도 없고, 장례식이나 결혼식 같은 의례도 없다. 그러니 기독교를 포교할 수도 없었다. 에버렛은 피다한족이 직접 체험하지 않은 다른 문화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에게 주어진 경험과그에 맞춰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절대적으로 만족한다고 전한다. 그러니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 관념도 없었고 따라서 갚아야 할, 혹은 받아야 할 빚도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인간이 의식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고양시키는확실한 능력이 있다는 것보다 더 고무적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림 한 점을 그리고 조각상 하나를 조각해서 아름다운 작품을 몇 개 만들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주변의 환경과 우리가볼 수 있는 수단을 조각하고 그리는 것은 더욱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장높은 수준의 예술이다. (…)

우리의 삶은 자질구레한 디테일 때문에 조금씩 낭비된다. 정직한 사람이라면 계산하기 위해서열 손가락 이상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극단적인경우라도 발가락 열개만 추가하고 나머지는 하나로 뭉뚱그려도 된다. 간소함, 간소함, 간소함!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두세 개가 되게 해야지 백 개, 천 개가 되게 하지 말라. 백만이 아니라여섯을 세고, 당신의 계산을 엄지손톱에 적어라. (…) 간소화하라, 간소화하라. 하루에 세끼가 아니라 꼭 필요하다면 한 끼만 먹어라. 백 가지가 아니라 다섯 가지 요리면 된다. 다른 일들도 이런 비율로 줄여라.

소로는 우리가 하는 일을 두 가지로 나눈다. 아름다운 그림이나 조각상 그 자체를 만드는 것과, 이를 둘러싼 환경과 이를보는 방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으로, 그리고 후자가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환경과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바로단순화이고 간소화다.
소로는 불과 몇 줄을 사이에 두고, 간소함simplicity 간소화simplify를 세 번 두 번 반복해서 외친다. 이 부분에서는 왠지 소로가 침을 튀기며 웅변을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제발! 간소하게 살아라!" 하고, 소로는 문명에 대항해서 개인의고유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믿었다. 우리의 고유성이란 대체로 사소하고, 잘 들여다보지

언제나 그렇듯 소로의 특이한 삶의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이중요한 게 아니다. 소로는 밥을 세끼 먹지 말고 한 끼만 먹으라고 주장했다. 나는 세끼에다가 간식이며 디저트까지 챙겨먹어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따르고 싶은 건, 끼니를 건너뛰거나 아무것도 없는 거실 풍경을 만드는 미니멀리즘이 아니다. 소로의말처럼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삶을 고양시키는 것이다. 물건을 없애는 것도,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도 삶의 맥락과 환경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면 된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소유해야 할 물건이나 해야 하는 일도 따라서줄어들 수 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건 이 과정이다. 이 과정을 따른다면 무조건 새로운 진리를 따라 나의 일상을 바꿀 필요가 없다. 마치 커피나 와인의 논쟁처럼 말이다. 커피나 와인이 몸에 좋을까 아니면 해로울까? 내생각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하루 한잔의 커피나 와인은 몸에 좋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결국 커피는 카페인이고 와인은 알코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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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이사 열전 편에 이르기를 ‘태산은 흙 한 덩이도 마다치 않기에 태산이 되고, 바다는 물 한 방울도 가리지 않기에바다가 된다‘고 하는데, 서로 다른 생각을 토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서 어떻게 검찰 발전을 기대하고, 소통을 통한 조직 상하의 일체화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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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자네는 관심을 끌려고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네.
관심을 갖는 데 시간을 투자하면 어떻겠나?"
짐 콜린스는 이 지적을 통해서자기 인생이 30초 만에바뀌었다고 고백한다.

"미지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그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이와직접 교류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교류하는 건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등을 의미합니다."

"아무도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오직 한 사람 키티만이 알아들었다.
그녀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끊임없이 마음으로 그에게 필요한 것이무엇일까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리나2」중에서

소설가 김훈은 자신의 단편소설 「화장」에서암투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바라보는남편의 심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아내가 두통 발작으로 시트를 차내고머리카락을 쥐어뜯을 때도,
나는 아내의 고통을 알 수 없었다.
나는 다만 아내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고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
자신과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자신과는 대립하여 살고 있는 사람에게기쁨의 다리를 건네는 것이 사랑이다.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의 말』 중에서

그렇게 살고 싶다.
언제까지 살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삶의 지향점은 나이가 들수록 분명해진다.
무경계의 경지를 향하는 일.

"행복해질 필요가 없다고굳게 믿을 수 있게 된 그날부터내 마음 속에는 행복이 깃들기 시작했다."
-- 앙드레지드, 지상의 양식」중에서

"천국에서, 그리고 마음속에서 우리들이추구해야 할 대상은 희귀한 새가 아니다.
행복은 자기 집 마당에서 발견되는 새이다."

어느 날 오후 늦게 여우 한 마리를 본 일이기억나는데, 털이 수북한 꼬리를 꼿꼿하게 치켜세우고,
목을 길게 뽑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던 여우는길고 보랏빛인 그림자를 돌멩이들 위에 던졌다.
나는 그 짐승이 내 체취를 맡고 도망치지 않도록숨을 멈추었지만, 이미 너무 늦어서 나도 모르게아주 작디작은 외침이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
여우는 소리를 듣고 어느 방향으로 달아났는지미처 내가 찾아보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인간의 행복이란 항상 그렇다고 나는 생각했다."
- 영혼의 자서전 중에서

"저는 요새 새로운 직업이 생겼습니다.
산책가가 되었어요.
업계 선배로는 데이비드 소로 선생이라고,
선생님도 잘 아는 그분과 자주 앞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작가 이재영 씨가보내온 메일의 한 부분이다.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바로 답장을 보냈다.
"산책가 업계 더 먼 선배로 베토벤이라는 사람도 있어요.
‘신이시여,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기서 나무들은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합창>을 들을 때마다 자연의 장엄함을 느낀 게우연이 아니었어요."

자연은 이제 함께 살아가야 하는주체적 대상이 아니라유용하게 써야 할객체적 대상이 되어버렸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식물은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곡물‘로,
필요 없는 것은 ‘잡초‘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인간의 관점이 아닌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어떤 생명을
‘잡‘이라는 단어로 묶어버리는 건매우 폭력적이지 않은가?

"늙은 고양이는 죽음에 임박했다 해서공포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숲으로 들어가서 나무 밑에웅크리고 앉아 죽음을 맞이할 뿐이다.
병든 울새는 버드나무 가지에편안히 앉아 황혼을 바라본다.
그러다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하게 되면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조용히 땅에 떨어진다."
-- 캔윌버, 무경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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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로봇 회사는 자신들의 로봇이 범죄나 전쟁, 테러에 이용되지 않도록 로봇에 손가락을 만들지 않았다. 폭탄을 들고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소리를 내도록 만들었다. 이렇듯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의 판단과 노력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는 것이가장 중요하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팅 박사는 인공지능이 기존에 의사가 하던 일의많은 부분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의사를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이 필요한 기록을 단번에 찾아내고 진료 추적까지 해줌으로써 의사는 잡무에서 벗어나 고차원적인 일을 할수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의 믿음직한 파트너로 활동하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할 때 컴퓨터가 알아서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그 덕분에 환자는 의사에게 더욱 정교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본의 논리로 병원을 운영하지 않을때의 이야기다.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의사는 로봇에 밀려날 것이고, 가난한 환자는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가치를 회복하는 것만이 인공지능

특히 2003년 설립 이래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파격적인 행보는 단연 화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독점적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라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술 공개 이유를 밝혔다.
"다른 회사들의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의 전기차 특허를 쓰라고 했어요.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특허를 사용하는 것이 기쁩니다."

공유와 개방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문화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인 <렛잇고(Letit go)>의 엄청난 인기에는 ‘공유‘의 힘이 작용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기존의 저작권 개념에서 벗어나 <렛잇고>의 리메이크를 이례적으로 허용했다. 팬들이 음악을 리메이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제한된권한을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 다양한 버전의<렛잇고>가 퍼져나갔고, 이것은 <겨울왕국>의 인기로 선순환됐다. 공유가 없었다면 <렛잇고>도 <겨울왕국>도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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