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행적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유재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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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가 부족한 책

그리스인 조르바. 책 이름은 얼마나 많이 들었던가! 그런데 이 책을 이제야 만나다니!! 그리고 그리스어 원전 번역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올해 5월에 초판 인쇄가 나왔으니까. 정말 번역본 읽으며 처음으로 번역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마구 들어서 메일 주소가 있다면 감사편지를 쓰려고 찾아보았다...

조르바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인물이 되었다.
이 구절을 읽고 온몸에 전율이 왔다.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삶. 현재를 아무런 판단 없이 처음 보는 것처럼 보는 삶을 조르바는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팩트 폭력을 날려주기도 했다. 난 줄이 조금 더 긴 것 뿐이라고....(사실 줄도 안 길 수도 있다...) 나에게 너무 큰 울림이어서 버스에서 읽다가 눈물이 났다.

마담 오르탕스에게도 감정이입이 너무 많이 됐다. 아파 누워 있을 때 ‘나‘의 거짓말을 듣고 만족스러워 할 때도 눈물이 났다.
적어도 나는 조르바가 말하는 여자에 정확히 부합하는 인간이다. 40을 눈 앞에 두고, 여자로서의 삶이 끝난게 아닌가 두려울 때가 많다. 여전히 남자들의 찬사를 듣고 싶고, 이성으로서의 관심을 받고 싶다. 그런 점에서 조르바는 자신의 주장대로 성인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 조르바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만족감을 주었는가.....

조르바, 그를 내 마음에서 영원히 살게 하고 싶다.

카잔자키스 그의 묘비에 쓰인 글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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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0-30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조르바의 자유로움과 대담한 행동을 부러워했지만,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보는 그의 여성관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좋아하진 않아요. ^^;;

붕붕툐툐 2018-10-30 17:12   좋아요 0 | URL
그러실 수도 있겠어요~ 전 소유물이라기 보단 모든 여성을 사랑할 수 있는 박애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봤더니 좋더라고요^^
 
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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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9. 단편모임]

까뮈의 소설 이방인을 거의 20년만에 다시 읽었다.
단편 모임은 발제를 맡은 분이 소설을 고르는 시스템인데 이번 발제였던 영님께서 이 소설로 발제하시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헉 했다.

왜 난 이 소설을 발제할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고...
그리고 이상한 평행이론....

현재 장편에선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있고, 이번엔 이방인을 읽었는데, 두 책은 모두 고1 때 작문 선생님께서 숙제로 읽으라고 했던 책이다. 남자셨고 나이가 많으셨던 선생님은 지금도 내 뇌리에 강하게 남은 교사 중 한 분이시다.
정말 여러모로 나에겐 충격을 주셨던 분이기도 하고,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신 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열정도 넘치셨고... 아직도 수업의 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니까~

간만에 다시 읽은 이방인은 생각보다 주인공 뫼르소가 너무 이해가 잘 되었다. 사람마다 다 다르니, 누군가를 애도하는 방법도, 사랑하는 방법도, 살아가는 방법도....
결국엔 자신을 찾은 거 같기도 하다.

실존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나도 고1때 그리 배운 거 같은데, 막상 까뮈는 자기는 실존주의 소설을 쓴게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고...
무엇으로 규정하기 보단 읽히는 대로 읽는 것도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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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9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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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2. 장편독서모임]

이번주부터 새롭게 시작된 작품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번역판 별로 제목이 다른데 더 대중적인 이름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인거 같다-이다.
열하일기만 끝나면 다들 나오실 거 같은 분위기였는데, 최종 12명이 나왔다. .(열하일기도 상권 때는 12명이 나왔었지..ㅋㅋ) 희님은 이 책도 읽기 만만치 않다며 웃으셨다. 내 생각에도 그렇다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다. 특히나 기독교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무려 고등학교 1학년 때. 작문 과목을 가르치셨던 노선생님께서 여름 방학숙제로 내주셨다. 그때는 두꺼운 두 권으로 되어 있었고, 러시아 사람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옆에 연습장을 펴놓고 일일이 적으며 읽었었다. 결국 나는 그 여름 이 소설을 다 읽었고 뭔가 명작을 읽었다는 자부심괴 성취감을 느꼈다. 그리고 대학입시 면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가장 두꺼운 책이었으니까~~ 노선생님께서는 이런 명작은 10년에 한 번씩 읽어야 한다고, 읽을 때마다 느낌 다를 거라고 하셨는데, 20대 때는 못 읽었다. 이제 30대에 읽게 되니 감개무량이다. (그렇다. 사실 이 책 내가 추천했다....ㅋㅋ)

처음 읽으신 회원님들이 토로했던 어려움도 인물들의 이름이 안 외워진다는 것이었다. 풀 네임도 워낙 긴데다가 그냥 불리는 이름, 애칭도 각각 다르니 헷갈리셨다는 분들이 많았다. 예전의 기억으로 나도 두려운 맘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이름이 너무 쉽게 읽히는 거였다. 이게 두 번 읽은 힘인가 싶게 말이다. 사실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 났었는데, 어딘가 흔적은 남아 있었나보다. 그리고 고등학교 땐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너무 궁금했다. 상권은 정말 내용이 막장이다. 표도로가 이런 사람이 있나 싶게 이상하게 나온다. 큰아들 드미트리도 만만치 않고.. 이반도 이상해. 그나마 셋째 알료샤가 제일 나은데, 이 친구는 너무너무 선하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서 그게 이상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정말 너무 수다쟁이... 만연체의 문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근데 그게 또 매력. 사실 이 작품이 그다지도 명작으로 평가 받는 이유를 아직은 찾지 못했다. 갈 수록 뭔가 깊은 울림이 있겠지 싶어서 기대가 잔뜩 되긴 한다.

토론도 정말 열뗬다. 생각보다 종교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알로샤를 예수님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참 신선했다. 역시 함께 이야기 하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이반의 서사시가 나오는 대심판관에 대한 해석도 가지가지였다. 무엇보다 책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한 분도 하지 않으시고 책 내용에만 몰입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토론이 엄청 알찼다. 담 번 모임도 기대된다. 중권 어여 달려야지~~
(그리고 이거 번역본별로 다 읽고 싶은 이상한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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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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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동네 도서관에서 인기가 너무 많아서 한번 반납한 이후 대기를 한참 기다려 또 받았는데 그 때도 다 못 읽어서 결국 학교 도서관에서 새 책 신청한게 와서 학교에서 빌려 읽었다.

내용도 너무나 신선하고 재밌고 글도 쏙쏙 들어오게 잘 썼는데-유발 하라리는 전에도 느꼈지만 천재인듯- 읽는데 오래 걸린 아이러니라니!!

출판 순서와 다르게 호모 데우스부터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순서는 크게 상관은 없는 듯했고, 이것도 역시 과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너무 흥미로웠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농업혁명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거다. 물론 종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인간이 더 많은 노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거.... 교과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시각이었다.

그나저나 왜 우리 나라 책은 더 두껍고 무거운 걸까? 번역할 때 글자수가 늘어난다는 얘긴 얼핏 들은 거 같긴 한데...종이질도 다르고... 서점에서 본 원서가 작고 가벼워서 놀랐다. 이럴 땐 원서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든다...(아,근데 처음에 히브리어로 썼다니까 영어판도 원서는 아니구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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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8. 장편독서모임]

열하일기 마지막 모임이었다. 한 번 놓치면 따라잡기 쉽지 않은 터라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하셨다. 정예멤버 8명이 토론을 했는데, 난 항상 적은 인원을 선호하는 편이라 오붓하고 좋았다. (개미의 최저 5명 참석은 깨지지 않았다.)
게다가 신입회원님께서 신고식을 하신다며, 엄청 맛난 간식(꽈배기, 귤, 음료 등)을 잔뜩 싸오셔서 풍성하기까지 했다.

첫 한 시간에는 요술구경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두번째 시간은 하권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옥갑야화의 허생전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정말 많은 해석이 가능했던 작품이었다.

나는 늘 덜렁 허생전만 읽어왔던 터라,이번 기회에 문맥을 좀 읽고 싶었다. 옥갑야화 시작은 조선의 역관과 중국의 단골 주인 이야기이다. 역관이 거짓으로 큰 돈을 빌리고 그 밑천으로 장사를 해서 큰 돈을 벌지만, 원금을 갚기 싫어서 중국 들어가는 사람에게 자기가 역병으로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달라 부탁한다. 중국 가는 사람은 찜찜했지만 그렇게 전했고, 단골주인은 그 소식을 듣고 울면서 장례 비용까지 내준다. 다시 돌아와보니 정말 그 역관이 역병으로 죽어서 그 돈으로 장례를 치러준다.

흐름을 봤을 때, ‘돈‘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닐지 그런 맥락에서 허생전을 바라보니 또 다른 관점으로 읽혀서 신선했다.

완독을 자축하는 분위기다. 혼자였으면 절대 안 읽었겠지만, 함께 해서 보물을 얻은 느낌이라고 범님은 말씀하셨다.
혹시나 바로 열하일기 완역본을 읽기 힘드시다면 고미숙샘의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 나도 이걸로 열하일기 입문하여 완독까지 하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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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30 0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30 09: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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