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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할 수 없는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0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용서할 수 없는 / 할렌 코벤
웬디는 속으로만 간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건 전부가 잘못됐다는 게 그 대답이었다. 제나 휠러의 말이 맞았을 수도 있다. 이 사건의 발단부터 뭔가 냄새를 풍겼을 수도 있다. 이 사건의 발단부터 웬디는 여성으로서 자신의 직감, 혹은 배짱, 혹은 뭐라고 부르던 간에 그걸 믿었어야 했다. 갑자기 웬디는 자신이 선량한 사람을 살해되도록 도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P.140-
(3번부터 스포 有)
1.
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작가이자 전 세계 40개국의 독자를 거느리고 5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세계적인 문학 거장. 할렌 코벤이라는 작가에 따라붙는 수식어들 입니다. 스릴러를 많이 읽진 않았지만 참 미국 소설의 '정석'으로 책을 쓴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인데요. 가독성도 뛰어나고, 인물과 사물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깁니다. 거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 부분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2.
학창시절 질리도록 외웠던 영어사전과, 전공책의 좋지 않은 기억때문인지 두꺼운 책을 보면 지레 겁을 먹곤 합니다. 막상 읽어보면 왜 이렇게 일찍 끝나 버리는건지 아쉬움이 남는데 말이죠. 할렌코벤의 신작 <용서할 수 없는> 역시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상당히 두꺼운 책입니다. 책을 받고 한동안 손에 잡기가 힘들었는데 막상 읽고나니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정도로 짜릿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딱 부러지게 악당이나 천사라는 범주에 넣고 싶어 하지만, 백 퍼센트 정확하게 된 적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회색의 경계지역에서 사는 법이고, 솔직히 말해 그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차라리 극단적인 삶이 훨씬 더 편할 수도 있다.
-P.146-
3.
모두에게 사랑받는 십대 소녀 헤일리. 운동선수를 꿈꾸는 헤일리는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소녀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녀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완벽한 그녀가 가출할 이유는 없습니다. 경찰은 물론 그녀의 이웃들이 열심히 헤일리를 찾지만 어디서도 단서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녀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은 점점 타들어만 갑니다.
빈민가의 아이들을 돕는 청년자원봉사자 댄. 명문 대학을 나와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 헌신하는 댄은 한마디로 '좋은사람'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급박한 메시지를 받고나서 그의 인생은 달라집니다. 상대가 말한 장소로 달려간 '댄'을 맞이한건 위험에 빠진 소녀가 아닌 카메라 입니다. 그리고 그는 한순간 '소아 성애자'로 낙인 찍혀 버립니다.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방송에 얼굴이 퍼져나간 그에게 사람들은 돌을 던집니다.
수많은 범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운 스타 기자 웬디. 그녀는 소아성애자 '댄'을 메스컴에 내세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댄'이 무죄 판결을 받자 그녀의 삶은 영웅에서, 실직자로 바뀌게 됩니다. 실직자가 된 웬디.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댄'인데요.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만나서 얘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댄'을 만나러 간 장소에서 웬디는 '댄'이 괴한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어쩌면 정말 '댄'이 결백할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받습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하고 그 사건들의 연관성을 밝혀나갑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그들을 증오했어요.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래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남을 증오하려면 정말 많은 것들을 붙잡고 있어야 해요. 그러는 동안 정작 중요한 건 놓칠 거고요. 그렇지 않겠어요?
-P.412-
4.
마지막 장까지 반전이 있던 정말이지 스릴 만점의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니 처음과는 달리 많은 상징들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보는 문고리는 참으로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입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 그림자까지 보긴 힘드니까요. 하지만 때때로 문고리는, 갈고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는 사물이 다른 각도에서 봤을땐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겁니다. 이는 사람에 대입해 보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착하게만 보였던 인물들이 악마로 변할수도 있는거고, 선의가 악의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습니까?'라는 카피가 책을 덮은 뒤 찌릿하게 와 닿는 건 읽어본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