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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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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구스는 단층건물인데도, 뾰족한
지붕이 군데군데 솟아있어서 영국의 작은 성을 연상시켰다. 요즘 유행하는 목조주택과 벽돌건물을 조합해놓은 느낌이었다. 주위에 담이 둘러져 있어서
중세 분위기가 났다.
"멋진데."
나오코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원래는 영국 사람의
별장이었다네. 사연이 있어서 건물을 내놓게 됐는데 지금 주인이 사서 펜션으로 개장했다고 하더군. 하지만 특별히 개조한 곳은 없다고
했네."
-P.41-
1.
오래전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알고보면 무서운 동요라는 내용으로 영국의 머더구스에 대한 내용을 방송해 준 적이 있습니다. 머더구스란 영국과 미국의 민간에서 전승되어온
동요의 총칭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Twinkle Twinkle Little Star '(반짝반짝
작은별),
'Ten Little Indians'(열 꼬마 인디언)등이 모두 머더구스에 포함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크게 아기를 위한 노래, 놀이와
관계된 노래, 이야기를 다룬 노래, 역사적 사실을 비유한 노래 등으로 구분 할 수 있는데 상당수의 작품들에 잔혹하고, 중의적인 표현들이 들어있어
문제가 되었었습니다.
Baby, baby, naughty
baby,
Hush, you squalling
thing, I say.
Peace this moment,
peace, or maybe;
Bonaparte will pass
the way.
Baby, baby, he's
giant.
Tall and black as
Rouen steeple,
And he breakfasts,
dines, rely on't,
Every day on
naughty people.
Baby, baby, if he
hears you,
As he gallops past
the house,
Limb from limb at
once he'll tear you,
Just as pussy tears
a mouse.
And he'll beat you,
beat
you, beat
you,
And he'll beat you
all to pap,
And he'll eat you.
eat you. eat you,
Every morsel snap,
snap, snap.
아가, 아가, 나쁜
아가,
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꺼야.
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루앙의 철탑처럼 거대하고
시커멓지.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나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단번에 사지를 찢어 널 죽일
거야.
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한 조각씩 물어
뜯어서.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거야.
운율을 맞추어 읽어보면 무척이나
정겨운 노래인데 그 속에는 찢어 죽이고, 때리고,
심지어 먹어 치울것이라는 잔인한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마더구스가 형성된 17C에는
아이들도 작은 어른이라는 오늘날과는 다른 사고 방식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렇듯 잔인한 내용들이 포함 되어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대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일 겁니다.
"3년 연속 사람이 죽었어요.
게다가 똑같은 시기에."
"우연이라면 무서운
일이죠."
"아니요."
마코토가 형사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우연이 아닌 경우가 무서운
일입니다."
-P.168-
2.
앞에서 길게 머더구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러한 머더구스는 그 리듬감과
중의적 표현들 때문에 추리소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대표적인
예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역시 머더구스를 소재로 추리를
풀어나가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아시아인 일본의 작가가 서양의
머더구스라는
소재를 어떻게 가져와 썼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는데요. 머더구스의 해석 이외에도 밀실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이중의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본격류의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소재의 독특함 때문인지 계속해서 머리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거위, 거위
행차하신다.
훌쩍 어디로
가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마님방에
거기서 한 할아버지를
만났지.
기도도 못하기에
왼쪽 다리를
뜯어서
계단 아래로
던져버렸네.
-P.181-
3.
1년 전 겨울, "마리아 님은
집에 언제 돌아왔지?"라고 적힌 엽서를 남기고 자살한 고이치. 오빠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여대생 나오코는 친구 마코토와 함께 오빠가 죽은
백마산장의 '머더구스 펜션'을 방문합니다. 영국인의 별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이 한적한 산장의 펜션에는 기이하게도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멤버가
묵고 있습니다.
멤버들이 묶는
방은 매년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머더구스의 노래 제목을 딴 각각의 방에는 노랫가사가 걸려 있습니다. 나오코와 마코토 콤비는 이 머더구스
노래들을 단서로 펜션의 비밀을 풀어갑니다. 하지만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합니다. 멤버들 중 하나인 오오키가 시체로
발견되는데요. 이와 함께 나오코의 오빠가 죽은 방이 밀실 상태였다는 증언이 등장하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
"암호가 아니라 암시라고 했어야
해. 시작이라는 노래도 마찬가지야. 하얀 지면에 검은 씨앗, 이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해… 이건 암호 해독하기 위해서는 머더구스를
공부해야 한다는 암시가 아닐까. 여전히 ‘검은 씨앗'이 뭘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P.228-
4.
어쩌다
보니 요즈음 계속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만 읽게 되는데요. 약 이십년 전(1990년 출간) 소설이지만 위화감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오늘날에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머더구스'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기 때문일텐데요. 여기에 추리의 꽃이라 불리는 '밀실'트릭까지 더해지면서
쉴새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대생 콤비인 나오코와 마코토 시리즈를 계속 만나봤으면 하는데 아마 후속작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본격 소설을 읽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