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계곡의 소녀들 미스터리 야! 1
야마다 마사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비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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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생각하건데 훌륭해지는 일도 아니고, 하물며 돈도 아니에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죠. 초등학생인 여러분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감동을 느낄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룡은 저에게 항상 엄청난 감동을 주었어요. 가능하면 여러분도 공룡에게서 감동을 느꼈으면 합니다. 공룡은 이 지구가 우리들에게 준, 무엇보다 멋진 선물이니까요. 여러분들도 반드시 스스로의 공룡을 발견해주었으면 합니다.

 

-P.46-

 

1.

 

 어릴적 공룡은 제게 좋은 친구였습니다. 쥬라기공원의 여파였는지, 당시에는 공룡을 테마로한 전시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우연찮게 부모님을 따라간 그곳은 제게 신세계였는데요. 기존에 보던 작고 아기자기한 동물이 아닌, 크고 힘센 공룡들이 어린 저에게는 낯설고 신비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실존했지만,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 미지의 동물에 저는 푹 빠져 있었습니다. 부모님을 졸라 작은 모형과, 그림책을 사서 어렵고 긴 이름들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어느순간 '공룡'은 제 관심 밖의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룡'이 환상이라는 것을. 지금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야마다 마사키'의 <공룡계곡의 소녀들>은 조금 독특한 이야기 입니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공룡' 이거든요. '존 딕슨 카'의 명작 <화형법정>을 읽으며 미스터리와 괴기소설의 융합에 깊은 인상을 받은 작가는,미스터리와 판타지와 결합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말합니다. 그런 시도끝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공룡계곡의 소녀들>이지요.

 


 

 

 

오늘 아침 5시30분쯤 아사이 선생님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한 할머니가 산에 나물을 캐러 갔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아사이 선생님은 마쓰야마카와 강의 자갈밭에 엎드려 있었다. 강물은 적었고 유난히 단단한 퇴적암이 군데군데 보였다. 자갈밭 위로 굴러다니는 크고 작은 돌멩이들 위로 핏방울이 튀어 있었다.

 

-P.114-

 

2.

 

 공룡 화석이 묻혀 있는 작은 마을 '도다니 정'. 그곳에서 기이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공룡에 의해 살해당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시체는 주민들은 물론, 경찰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드는데요. 주인공 '히토미'는 '이자마' 선생님의 전화로 그 시체가 자신의 특별활동 선생님인 '아사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사실 '히토미'는 '아사이'선생님과 그닥 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말할 수 없는 비밀때문에, 시체가 발견된 현장을 찾게 됩니다. '아사이'가 떨어진 구름다리에서 '히토미'는 수상한 사람들을 목격합니다. 한명은 마을의 국회의원이고, 다른 한명은 처음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몰래 숨어 상황을 훔쳐보던 또 다른 인물 '사야카'와 '아유미'도 만나게 됩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히토미'와, 공룡에 관한 건 척척박사인 '사야카', 그리고 무척이나 아름다운 육상소녀 '아유미'. 세 친구는 어린시절을 함께보낸 소꼽친구 입니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며 인사만 하는 어색한 사이가 되었죠. 사건을 계기로 뭉치게 된 세 사람은 자신들의 소중한 추억인 '공룡'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맞는 말이다. 도다니룡이 K시 도다니 정에 살았던 때는 1억4천만 년 전부터 1억 2천만 년 전이다. 그런데 사야카는 공룡이 지금도 살아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사야카가 공룡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지만, 좋아하든 안 하든, 현대에 공룡은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사야카는 찬 물을 뒤집어쓴 표정이 되었다. 히토미는 사야카를 두둔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다도코로 삼촌이 너무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바람에 약간 반감이 들었다.

 

-P.134-

 

3.

 

 '히토미', '사야카', '아유미'. 14살의 어린 소녀들은 모두 나름의 비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른들은 모르는 소녀들의 비밀은 무척이나 무겁습니다. 하지만 그 무거운 비밀은 누구에게 쉽게 털어 놓을 수 있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어른과 견주어 결코 적지 않은 짐을 진 아이들에게, 공룡은 어린시절의 소중한 꿈입니다. 영화감독, 고고학자, 육상선수를 꿈꾸는 세 소녀는 자신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공룡의 결백을 밝힙니다. 똑같이 공룡을 바라보지만 어른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아이들과는 다릅니다. 권위를 세우려는 고고학자, 공룡을 이용해 이권을 독점하려는 국회의원은 어린 시절 자신과 놀던 공룡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공룡은 명예를 높이는 도구이며 돈을 벌 수단일뿐입니다. 그런 어른들에 맞서 진실을 찾아 나서는 소녀들의 모습은 사뭇 대견해 보입니다.

 

 사실 미스터리 보다는, 성장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스터리 YA 시리즈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추리 과정보다는 소녀들의 이야기와 사연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소녀들은 자신들이 소중히 생각한 것들을 내려놓습니다. 소중하다고 생각했던것을 내려 놓았을때. 그것이 어른이 되는 첫번째 관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공룡이라는 환상과, 소녀들의 꿈이 멋지게 융합된 이야기 <공룡계곡의 소녀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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