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바깥 기온은 그야말로 '폭염'. 아스팔트 도로 위로 번지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인접한 보도를 걷는 일조차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채 5분을 걷지 않아도 '덥다.'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밥솥을 열었을 때 퍼지던 하얀 김처럼, 폴폴 날리던 휴일의 일상은 온데간데없고 비상 상황을 감지한 사람들은 각자의 은신처를 찾아 힘겹게 스며들었다. 카페로, 영화관으로, 경로당으로, 혹은 도서관으로...

 

오전부터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고 있다. 몇 페이지 읽다가 꾸벅꾸벅 졸고, 다시 또 몇 페이지 읽다가 꾸벅꾸벅 조는 일을 반복하면서 이따금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 한 주의 피로가 뻣뻣하게 굳은 뇌를 더욱 자주 멈추게 했다.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도서관 복도로 나가 정수기의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기도 하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찬물에 손을 씻어 보기도 했다. 도서관 나들이가 영 어색한 사람들의 뒤태를 보면서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으로 비치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하게 되는...

 

최은영의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를 도서관에서 채 반도 읽지 못한 까닭에 기어코 대출을 하고 말았다. 서가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무척이나 자신만만했었다. 그러나 피로에 지친 나의 몸과 마음은 창밖으로 보이는 성하의 녹음처럼 짙은 생명력으로 꿈틀대거나 영원히 닳지 않는 에너지로 펄펄 뛰거나 하지 않았다. 물에 젖은 솜처럼 힘없이 풀어질 뿐이었다.

 

"우리는 멀리멀리로 발을 구른다. 유쾌하게 웃는 당신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것들뿐인데. 나란히 앉아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시간, 우리가 우리의 타고난 빛으로 마음껏 빛날 수 있는 시간, 서로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줄 수 있는 시간 말이야."  ('우리가 그네를 타면서 나눴던 말' 중에서)

 

최은영 작가의 글은 독자들로 하여금 가깝거나 먼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어느 틈엔가 나는 굳었던 심장이 아이의 그것처럼 말랑말랑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작가가 던져 준 한 톨의 낭만이 내 마음의 복주머니에 담겨 오랫동안 흔들렸던 까닭이다. 삶은 더러 슬프지도, 힘겹지도 않다는 걸 이따금 상기시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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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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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가의 팬이 된 독자들 대부분은 출판사의 대대적인 광고나 어떤 이벤트를 통하지 않고, 블로그와 같은 개인 SNS에서 작가에 대한 호평 일색의 글을 읽고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은유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말하자면 지금의 은유 작가에 대한 유명세(?)는 입소문을 통한 조용한 광고 덕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을 직접적으로 증명한 작가라고나 할까. 암튼 게으른 독서가인 나 역시 이웃 블로그에서 읽었던 은유 작가의 매력에 이끌려 지금껏 작가의 팬 중 한 사람으로 살고 있으니 책을 사랑하는 열혈 독서가들에게 은유 작가는 이미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오르고도 남지 않았을까. 사족이지만 내가 읽었던 은유 작가의 첫 작품은 <글쓰기의 최전선>이었다.

 

"이야기는 힘이 세서 견고한 관념을 부순다. 내가 듣는 이야기는 감각과 정신의 속성을 천천히 바꾼다.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가 많아야, 삶에 대한 질문을 비축해두어야 내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내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서도 인터뷰를 꼭 과제로 내어주는 이유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정해진 시간에 집중해서 듣는 일보다 더 좋은 글쓰기 공부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보다 더 깊은 쾌락을 나는 모른다. 지배는 단절과 분열의 문화 속에서 가장 잘 기능한다는 말이 있듯이 '연결'은 억압을 벗어나고 해방에 이르는 시작이자 원리다."  (p.10 '책머리에' 중에서)

 

<크게 그린 사람> 역시 은유 작가의 인터뷰집이다. 책에 등장하는 18명의 인터뷰이 역시 독자들에게 '연결'하고픈 은유 작가의 선택임을 생각할 때, 그들 각자의 인생관이나 신념 혹은 추구하는 세계관이 은유 작가의 그것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감지하고 있을 터,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고 썼던 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떠올렸던 건 오히려 자연스러운 연결이었지 싶다.

 

1부 '아름다운 삶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에서는 평범한 길을 마다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묶었다. 사범대를 다니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홍은전은 노들장애인야학에 들어감으로써 '아무도 이기지 않고' 교사가 되었음은 물론 지금은 인권기록활동가로 살고 있다. 스무 살의 젊은 나이에 아픈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는 조기현은 돌봄을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투쟁을 시작했으며, 경찰 신분으로 자신이 겪은 '민생을 기록하는 원도, 평생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자연인 씨돌 김용현, 직업의 틀을 벗어던진 채 아나운서의 외연을 확장한 임현주, 자식을 잃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변인이 된 김용균의 엄마 김미숙이 그들이다.

 

2부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에서는 코로나 시국에 직접 관객을 찾아 나선 시와,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소설가 김중미, 이영문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소설가 김혜진, 지구인컴퍼니 대표 민금채, 신영대 한양대 의대 교수를 인터뷰했다. 3부 '사는 일 자체로 누군가의 해방을 돕는 사람'에서는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37년간의 복직투쟁을 이어 온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기 위해 열심히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 수신지,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김혜정, 비선출직 정치인 박선민, 청년 노동자 고 김태규의 누나 김도현, 소수자의 일상을 시로 그려 내는 시인 김현이 그들이다.

 

"인터뷰는 짧은 연애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기에게 찾아온 느낌들, 생각들, 마음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마치 재물을 지키듯이 지켜내고 사는 사람들은 조용히 빛난다. 내가 만난 인터뷰이들은 그걸 삶으로 가만가만 해내는 분들이었고, 그들 앞에서 나는 자주 뜨거워졌다."  (p.300 '에필로그' 중에서)

 

찰랑이는 감정의 기복들이 마냥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이 한결같고 변수가 없는 이성의 결함으로만 이루어졌더라면 괜한 갈등이나 불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쏟아야 하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표리부동의 일관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텐데 신은 어찌하여 자신의 모습을 본뜬 모형으로 인간을 만들었다면서 정신이나 영혼만큼은 불완전하기 짝이 없게 만들었을까, 하는 원망이 나도 모르게 자라났던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불완전성으로 인해 이 세상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모험과 가변성으로 가득 차고, 너의 장점과 나의 장점을 결합하여 완전함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협력과 연결의 고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이 세상은 수많은 감정의 조합들이 만들어내는 예측불가의 다채로운 조화로 인해 각자의 삶에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그곳에 너와 나의 다름이 있다. 인터뷰집을 읽는다는 건 개개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아가 다름의 위대함을 깨닫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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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일가족 3명이 탔던 차량이 바닷속에서 인양되었다고 한다. 국민들의 걱정과 간절한 무사귀환을 뒤로한 채 말이다. 차량의 내부에서는 주검 3구도 함께 발견됐다고 하니 그 안타까움이야 어찌 말로 다할까. 시간이 흐르면 비었던 뻘에 물이 차는 것처럼 산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을 잊은 채 천연덕스럽게 살아갈 테지만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젊은 부모와 초등학생 어린 딸의 죽음 앞에선 할 말을 잊고 그저 망연할 따름이었다.

 

오전에 본격적인 장맛비가 세차게 퍼부었고, 습해진 대기에 불쾌지수는 점차 높아지겠지만 사는 게 그저 '대통령 놀이'처럼 가벼울 수만 있다면 한낱 불쾌지수쯤이야 어디 신경이나 쓰이랴. 그래서인지 경제부총리 역시 자신의 직위를 한낱 놀이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삼고 경제위기' 속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만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니 말이다. 임금 인상을 억제하여 고물가를 잡겠다는 해괴한 발상.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을 동결하면 노동자들은 앉은자리에서 물가 인상분만큼 월급이 깎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건 세 살 배기 어린애도 알 수 있는 것을 전문가인 우리나라의 경제부총리만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잘 알고 있지만 경영자들을 배부르게 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배를 곯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국민들은 너도나도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대통령이 처음이라서 대책이 없다며 '대통령 놀이'에만 몰두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뛰는 물가를 임금 인상 억제로 잡겠다며 서민들의 고통을 당연시하며 '장관 놀이'에 여념이 없는 자. 나라 꼬라지가 참으로 가관이다. 약진하던 수출은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고물가에 소비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는데 정부의 고위직에 있는 자들은 너도 나도 자신의 직위에 취해 뻘짓만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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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루나 + 블랙박스와의 인터뷰 + 옛날 옛적 판교에서 + 책이 된 남자 + 신께서는 아이들 + 후루룩 쩝접 맛있는
서윤빈 외 지음 / 허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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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저편에는 언제나 그리움과 회한이 존재하지만, 현재의 내가 있기 위해서는 아스라한 기억의 잿더미 속에 산재하는 수많은 좌절과 절망으로부터 나를 일으켜 세웠던 용기의 순간들 또한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기억한다는 건 시간을 들쳐업고 나만의 외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슴아슴 멀어져 가는 용기의 순간들을 들먹인다는 건 우리가 습관처럼 되뇌는 '언젠가'에 숨겨진 일상성의 회복과 그 옅은 희망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다짐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행복한 순간에도 '언젠가 다시 하자'라고 말하기도 하고, 멋진 풍광을 보면서도 '언젠가 꼭 다시 오자'라는 다짐을 구호처럼 내뱉기도 하지만, 헤어날 수 없는 절망의 순간에도 '반드시 극복하여 언젠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서로의 가슴에 꼭꼭 눌러 새기듯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언어 습관에 포함된 '언젠가'에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몸짓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는 바다에 가본 적이 없다. 가장 오랜 기억까지 되짚어봐도 나는 언제나 삼무호 안에 있었다. 할망들이 배경처럼 깔린 지구를 가리키며 파란 게 바다라고 말해줘도, 바다가 나오는 영상을 보아도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물이 구형으로 둥둥 떠다니거나 용기 안에 있지 않고 넓고 깊이 웅덩이져 있다니, 물이 밀려와서 발을 간질이고 사라진다니, 그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p.22 '루나' 중에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윤빈 작가의 '루나'는 과거의 기억을 미래에 접목시킨 독특한 작품이다. 단편소설에서 무학적 완성도를 기대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겠으나, 제주 해녀들이 바다가 아닌 우주공간에서 '물질'을 한다는 상상력은 쉽게 연결지을 수 없는 기발한 착상임에 틀림없다. '삼무호'라는 우주기지를 근거지로 모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제주 해녀들이 바다 대신 위성 사이를 유영하면서 광물을 캔다는 착상. 소설의 주인공인 '루나'는 할머니 해녀들과 또래의 어린 해녀들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 날 자신이 구출한 우주 조난자 '켈빈'으로 인해 거대한 삶의 변화에 직면한다.

 

"켈빈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동기들은 입을 모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만약 지구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든 돌아올 방법이 있을 테니, 한번 가봐서 나쁠 게 뭐가 있겠냐는 이유였다. 켈빈은 한술 더 떠서 돌아오기를 원한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서약서까지 써주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정말 돌아올 수 있는지를 걱정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망설이는 건 스스로 뭘 원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었다."  (p.43 '루나' 중에서)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몹시 궁금해하던 차에 켈빈이 나타났고, 자신과 함께 지구에 가자고 루나를 부추겼던 것이다. 삼무호에 남을 거이냐, 아니면 켈빈과 함께 지구에 갈 것이냐 결정을 하지 못하던 루나에게 해녀 중급 시험일이 다가왔다. 친구인 ;이오'와 함께 50m 명줄을 달고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환영을 보게 되고 결국 '이오'는 환영에 이끌려 실종되고 만다. '삼무호'로 돌아온 루나와 우주 속으로 사라진 이오. 그리고 내일 지구를 향해 떠나게 되는 켈빈.

 

과거의 기억은 이따금 우리를 달무리처럼 유혹하기도 하고, 깊은 좌절의 순간을 딛고 일어섰던 용기의 발원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런 까닭에 과거는 미처 도래하지 않은 미래와 손잡기도 하고, 선택에 놓인 현재의 우리를 흔들기도 한다. 서윤빈 작가의 단편소설 '루나'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까닭은 바로 그 지점이다. 과거(제주 해녀의 물질)의 기억이 미래(우주공간에서의 물질)와 맞닿아 있고, 바로 그 경계에 흔들리는 현재(선택을 하지 못하는 루나)가 존재한다는 구성. 그리고 현재의 우리는 언제나 삶이 내미는 시험지를 앞에 둔 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거기에 루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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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물러간 하늘에는 어슬렁어슬렁 느린 걸음의 무더위가 지나고 있습니다. 여름 더위에 더해진 높은 습도와 탁한 공기로 인해 사람들이 체감하는 불쾌지수는 '측정 불가'에 이르렀는지도 모릅니다. 차도에 인접한 인도를 걷다 보면 차량 에어컨의 뜨거운 열기가 훅훅 느껴지는 듯합니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졌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은 GG를 선언하기 직전의 얄팍한 술수일지도 모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0여 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굥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마치 사나흘이 흐른 듯 무척이나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마치 40년쯤 흐른 듯한 지루하고 긴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게 바뀌었고, 그로 인해 국정의 이곳저곳이 아귀가 맞지 않아 덜컹대고 있습니다. 집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굥의 지지율은 나날이 떨어져 4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이 정부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이와 같은 확실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언론은 여전히 용비어천가에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제는 기레기라는 말은 하도 많이 들어서 그것이 곧 자신들의 정체성인 양 인식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연금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현 정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개혁 대신 새로운 방법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얼마 전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정부는 발암물질 범벅인 용산공원으로 노인분들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부산을 찾았던 굥의 입을 통해 "지금 여기 원전 업계는 전시다.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면서 “전시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특히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원전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의 주민들보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편인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정부가 앞장서서 노인분들을 빨리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면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니만큼 이를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것이지요. 마음 같아서는 한 대 쥐어박고 싶었겠지만 기자들이 보고 있으니 부드럽게 돌려서 말한 듯합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비롯한 노동개혁을 통해 근로자들을 과로와 스트레스로 몰아 적당히(?) 살고 일찍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에 더해 중대재해 처벌법마저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정부는 굳이 연금개혁에 손을 댈 필요조차 없을 듯합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인한 국민연금의 부족 사태도, 노인 복지에 쏟아부어야 하는 재정 부족분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니 말입니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굥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비열하고 야비한 정책들에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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