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 보면 딱히 노력을 하지 않아도 빛이 나는 시기가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운이 좋았을 수도 있고, 음으로 양으로 쌓였던 내공이 마침내 도래한 시대의 유행 시기에 끝 간 데 없이 분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늘 술이나 처먹고 방귀나 뿡뿡 뀌던 자가 대통령으로 대접받는 경우는 좀 사정이 다른 듯하다. 사적인 행운이나 시대를 잘 만나서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고 께름칙한 면이 남아 있는 것이다. 용변을 본 후 뒤를 닦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이것조차 사적인 행운이라고 치부한다면 이로 인한 많은 이들의 불행 역시 어찌할 수 없는 각자의 운명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가. 그런 해석이 정당한가.


총선도 끝났건만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물론 22대 국회는 개원도 하지 않았고, 대통령과 정부 여당도 국정을 쇄신해야 되겠다는 어떠한 경각심도, 이렇게 가다가는 뭔가 사달이 나겠다는 불안감도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전히 정권을 잡고 있고,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 뜻대로 밀고 나갈 생각인데 너희들이 어쩔 건데?' 하는 생각이 여권 전체를 대변하는 형세판단인 듯하다. 그런 와중에 피해는 전적으로 힘없는 국민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총선 전부터 치솟았던 과일값은 말할 것도 없고 양배추 한 통에 9000원이라니... 자주 가던 닭갈비집에서도 푸짐하게 넣어 주던 양배추는 그 양이 반 이상 줄어든 느낌이다. 제육볶음에 들어가던 양배추도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도 그렇고 고깃집에서 항상 푸짐하게 내놓던 각종 채소는 이제 먼 과거의 일이 되고 말았다.


회사 근처의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살다 살다 이런 대통령은 처음이다." 하는 말을 유행가 가사처럼 듣게 된다. 총선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마치 큰일이라도 난 양 떠들고 있다. 나는 오히려 아직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한민국 국민 비율이 20%대가 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한데 말이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158엔선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사상 유례가 없는 엔화 약세는 일본 제품의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하다. 물론 물가 상승을 능가하는 임금 인상이 뒤따른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말이다. 이런 추세는 그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추월할 기세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초콜릿이며 커피 등 인상을 앞둔 수입 제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손을 놓고 있는 듯하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 각자가 제 앞가림을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일기를 쓰지 않는 대신에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라도 자주 써야지,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생각으로 그치고 말았다. 일을 마치고 나면 당최 의욕이 나지 않는다. 저질 체력 때문인가? 하고 그 원인을 유추해보지만 그것도 아닌 듯하다. 저질 체력이 아니라 저질 의지가 문제라면 문제이다. 저질 의지를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도무지 그 방법을 모르겠다. 이참에 <저질 의지 개선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책이라도 한 권 써야 하나? 내 인생에 작가가 될 운세는 없었는데 시절이 하 수상하니 별 생각이 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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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4-3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배추 값 보고 놀랐어요
야채박스에 굴러다니다 결국 버린 쪼가리가 생각나대요^^
그렇게 막 대할게 아니었는데,,,

꼼쥐 2024-04-30 16:09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후회하고 있습니다. 반성이나 자책도 함께.
냉장고에서 굴러다닐 때만 하더라도 어지간하면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곤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