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일가족 3명이 탔던 차량이 바닷속에서 인양되었다고 한다. 국민들의 걱정과 간절한 무사귀환을 뒤로한 채 말이다. 차량의 내부에서는 주검 3구도 함께 발견됐다고 하니 그 안타까움이야 어찌 말로 다할까. 시간이 흐르면 비었던 뻘에 물이 차는 것처럼 산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을 잊은 채 천연덕스럽게 살아갈 테지만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젊은 부모와 초등학생 어린 딸의 죽음 앞에선 할 말을 잊고 그저 망연할 따름이었다.

 

오전에 본격적인 장맛비가 세차게 퍼부었고, 습해진 대기에 불쾌지수는 점차 높아지겠지만 사는 게 그저 '대통령 놀이'처럼 가벼울 수만 있다면 한낱 불쾌지수쯤이야 어디 신경이나 쓰이랴. 그래서인지 경제부총리 역시 자신의 직위를 한낱 놀이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삼고 경제위기' 속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만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니 말이다. 임금 인상을 억제하여 고물가를 잡겠다는 해괴한 발상.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을 동결하면 노동자들은 앉은자리에서 물가 인상분만큼 월급이 깎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건 세 살 배기 어린애도 알 수 있는 것을 전문가인 우리나라의 경제부총리만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잘 알고 있지만 경영자들을 배부르게 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배를 곯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국민들은 너도나도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대통령이 처음이라서 대책이 없다며 '대통령 놀이'에만 몰두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뛰는 물가를 임금 인상 억제로 잡겠다며 서민들의 고통을 당연시하며 '장관 놀이'에 여념이 없는 자. 나라 꼬라지가 참으로 가관이다. 약진하던 수출은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고물가에 소비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는데 정부의 고위직에 있는 자들은 너도 나도 자신의 직위에 취해 뻘짓만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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