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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브런치 -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 ㅣ 브런치 시리즈 1
정시몬 지음 / 부키 / 2014년 10월
평점 :
요즘 빠지도록 읽고 싶은 철학책인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 철학 브런치
두툼한 철학 인문서를 만나보았다.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도 전에 따분하고 지루한 학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철학, 그래서 니체에 빠져 있었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철학서를 잘 안읽어 왔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철학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나이듦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안먹던 반찬들 먹게 되고 눈에 안들어왔던 사물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그런 류와 일직선상인 것이다.
사실 인문학 책을 읽다보니 당연스레 철학에 대한 내용들이 소개가 되어 더 궁금증이 늘어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을 터 브런치라는 간단하고 가벼운 제목을 철학과 플러스한 이 책은 제목부터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은이는 차 한잔 곁들이며 소설책처럼 읽으라는 의미로 철학 브런치라 했다. 사실 다른 철학책보다는 설명도 많고 연결고리들을 많이
소개해줘
차 한잔 마시며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원전이 가지는 묵직함때문에 소설책처럼 읽기는 힘들다.
한 문장 읽고 생각해봐야 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동안 대학에서 천대받았던 철학과가 다시 인문학의 새로운 관심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공부하고 싶은 학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미국이 활동무대인 저자덕에 이 책엔 고전 인용문에 영어 텍스트가 곁들여진다. 때론 번역본보다 원문인 원서를 읽는 것이 이해가 더 잘되는
경우가
있기에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책의 영어 텍스트가 참 좋다. 부가 서비스라지만 필수 서비스 내지 이 책이 다른 책보다 우월한 이유 중의
하나로도 꼽고 싶다.
철학하면 떠오르는 대표 주자 소크라테스를 선두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아우렐리우스, 베이컨, 데카르트, 파스칼,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볼테르, 니체, 사르트르, 카뮈, 하이데거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철학자들이 모두 등장한다.
그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이론과 메시지들이 간단하지 않게 요약정리하며 원전을 인용하여 설명해준다.
사랑의 반쪽을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흥미로왔다.
아리스토파네스의 설명에 의하면 사랑의 감정은 태초에 잃어버린 반쪽을 찾으면서 생기는 감정인데 원래 팔다리를 넷씩 가진 남성 합체 괴물과
여성 합체 괴물이 각각 둘로 쪼개진 경우는 남성이 남성을, 여성이 여성을 좋아하는 동성애가 발생하고, 남녀 양성 합체에서 갈라진 경우는 이성애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제우스가 무례하게 구는 인간을 쪼개게 한 연유에서 비롯된 이야기이다.
베이컨의 수상록은 영어로 쓰인 최고의 산문 작품이란다. 죽기 직전에 꼭 알아야 할 아니 읽어야 할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상록을 꼽는다고
한다. 읽기의 쾌락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고 하니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음 책으로 수상록을 읽어봐야겠다.
독서의 즐거움은 그 책을 읽고 그 다음책으로 무엇을 읽어야 할 지에 대해 책을 통해 소개를 받는 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철학 브런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