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재일 한국인인 강상중의 소설 [마음]은 최근 세월호 사건을 겪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느낌을 준 소설이다.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 자와 세상에 남아 있는 자가 겪어야 할 관계의 소통과 마음의 자세를 정리해보는 시간이었다.

 

 

"죽음이라는 건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이야"

책의 구성은 대부분이 편지글의 왕래이다.

편지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와 배경, 성격 등을 파악하고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모습을 관찰해볼 수 있다.

20대의 팔딱 팔딱 뛰는 젊음과 싱그러움을 간직한 청년들의 이야기,

나오히로군은 절친인 요지로군의 갑작스런 발병과 죽음에 망연자실한 상태로 강선생님께 편지로 고민을 털어 놓는다.

그 후 이메일로 교류를 하는 두 사람,

 

나오히로군이 고민하는 것은 인생의 문제들이다. 서로 끌리는 일과 서로 반발하는 일, 관계가 생기는 일과 사랑과 우정과 배신과 양심의 문제들,

그리고 그 집합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에 대한 무거움에 그는 시시콜콜해 보이는 문제들까지도 글로 상담을 요청한다.

강선생님은 글 중간 중간 죽은 아들에 대한 아련한 마음으로 더욱 더 애착을 가지고 그를 위한 답변을 해나간다.

때로는 먼저 이메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제안한 해결책을 그가 어떻게 적용했으지 궁금해한다.

 두 친구와 그 사이의 여인 모에코,

그리고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더욱 더 죄책감에 시달리는 나오히로군, 그러면서도 모에코에 대한 감정은 절제가 되지 않는다.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그에게 대지진과 쓰나미의 재앙으로 그는 죽음의 현장을 목격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느껴 보려 애쓴다.

 

"기묘하게도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늘어날수록 우리의 감성은 점차 마비되어 죽음의 리얼함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바로 묻히고 숨겨집니다." (p171)

 

 

나오히로군은 death saving을 통해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일을 했다. 삶은 죽음과 이웃하고 죽음과 양면의 동전임을 그는 그 일을 통해 깨닫는다.

 

 

책의 마지막 부분 강선생님은 죽은 아들에 대해 언급을 한다. 나오히로군과 죽은 아들의 공통점은 진지함이었다고 말하면서 결국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부치지 못하는 편지가 되고 마음이라는 폴더에 저장을 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오랜만에 인생에 있어서 죽음과 삶, 자연적으로 사는 것, 친화력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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