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화요일입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조금 전에 오후 2시였는데, 어느 새 벌써 40분이나 지났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따뜻한 날이예요. 점심 먹기 전에 잠깐 창문을 열었는데, 차가운 느낌이 없었어요.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바깥에 나와서 잠깐 서 있어도 추운 느낌이 없어요. 그렇지만, 온도에 대한 느낌이 예민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추운 날에는 추운 것을 빨리 느끼는데, 춥지 않을 때는 생각만큼 추운 것은 모르지만, 그렇다고 따뜻한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때가 조금 지난 나중에, 목을 안으로 조금 덜 집어넣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날씨를 찾아봤습니다. 지금 기온이 9도 정도 되는데, 아마 조금 있으면 해가 그늘 진 것 처럼 지나가니까, 조금은 기온이 내려갈 거예요. 지난 주에는 한낮에도 0도가 되는 날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에 비하면 9도는 참 따뜻한 날처럼 느껴집니다. 한여름에는 밤에도 30도를 오가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에 비하면 당연히 차갑지만, 대충 오늘 날씨를 비교하게 되는 건, 이번주의 날씨니까, 벌써 여름의 더운 시기는 잊어버렸어요.^^;



 매서운 겨울에도 가끔 따뜻한 날이 있었으면 좋겠고, 뜨거운 여름에도 가끔 시원한 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름에는 겨울의 어디쯤을 생각하고, 겨울에는 여름의 어디쯤을 생각합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면서 실내에 있으면 창문을 닫고 지내서, 조금 더 겨울은 조용합니다. 가끔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 크게 들립니다. 우수관을 타고 내려가는 물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바깥의 바람소리요? 가끔 신기한 소리처럼 휘이잉 하고 지나가긴 합니다. 


 여름에는 차가운 얼음이 가득 담긴 커피가 맛있었지만, 점점 따뜻한 커피로 마음이 돌아섭니다. 집안에 있으면 아직은 차갑고 시원한 것이 좋지만, 바깥에 서 있으면 따뜻한 것을 좋아합니다. 찐빵가게를 지날 때에는 커다란 솥이 열릴 때 하얗게 쏟아지는 김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것들이 이제 겨울이 가까워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들어옵니다. 


 일상적인 것들은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가끔은 지루함도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은 낯선 느낌때문에 처음에는 무척 생소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불만스럽거나 낯가림을 하는 것 같지만, 조금 지나면 적응해서 새로운 것에서도 좋은 점을 찾습니다. 때로는 짧은 여행처럼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보고 돌아와서, 이전의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낯선 것들이 주는 새로움이, 익숙한 것들이 주는 안정감이, 조금씩 뒤섞인 채로 하루를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지루하지 않고, 조금은 낯설지 않은 어느 날이 될 것 같아서요. 익숙하고 그래서 편안한 것들로 채우는 날도 좋고, 새로운 것들을 계속 만나는 날도 좋지만, 두 가지가 적당히 섞여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운이 좋다면, 매일 조금씩 오래된 껍질을 벗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만, 운이 좋지 않다면, 매일같이 새롭게 달라지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안정을 잃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어느쪽이 꼭 좋은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든 잘 맞는 사람이, 그런 시기가 있을 지도 모르는 것일지도요. 


 새롭거나, 새롭지 않거나.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오늘 생각하고 저녁에 잊어버리고, 다시 내일 아침이면 또 생각합니다. 어제의 소망은 어제의 것, 오늘의 소원은 오늘의 것, 어제의 것을 오늘도 소망할 수도 있지만, 오늘은 다른 소원을 가질 수 있는 것. 그것이 오늘이주는 좋은 기회. 내일은 내일의 소원을. 쓰고 지워져도, 생각하고 잊어버려도, 다시 쓰고 다시 떠올리는 것이 오늘. 그리고 내일. 


 따뜻한 오후가 참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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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11-28 15:39   좋아요 0 | URL
어쩌면 마음은 여름에 두고 온 것 같아요. 시간은 겨울에 가까워지는데.
여름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여름이 너무 덥고, 힘들고 그래서 그 후유증을 오래 겪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겨울이 되고, 날씨가 차가워지고, 그런 것들이 싫어지지 않을 시기가 되면, 어쩌면 또 겨울은 지나고 여름에 가까워지고 있을 거예요. 여름이 온다고 설레지도 않고, 겨울이 온다고 기쁘지도 않은. 그런 것들보다는 여름은 여름의 기쁨이, 겨울은 겨울의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진짜 연말에 가까워지네요. 연말이 가까워지면 주말이 그렇듯 빠른 속도로 지나가요. 그러니, 그 전에 더 좋은 날들을 살아아겠어요.


2017-11-28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8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