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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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로 하면 노란색과 빨간색의 햄버거 체인점이 떠오르긴 하지만, 놀이공원이나 이벤트 행사가 아닌 곳, 그러니까 한밤중에 갑자기 마주치면 조금 무서울 것 같은데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피에로 가면을 쓰고 나타나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지도요.


 외과의사인 하야미즈는 다도코로 병원에서 당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이라서 밤이 되어도 크게 바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밤중에 편의점 강도가 총상을 입은 젊은 여성을 인질로 잡고 병원으로 들이닥칩니다. 피에로 가면을 쓴 범인은 납치한 여성의 치료를 요구하고, 다음 날 새벽까지 병원 안의 사람들을 잡아둘 생각입니다. 이 병원은 그렇지 않아도 밤이 되면 아침이 될 때까지는 폐쇄된 공간이 됩니다. 범인, 인질, 그리고 의료진 네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머무는 요양병원 안은 폐쇄된 공간 안의 긴장감과 공포심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만, 이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도 외부의 도움을 받지도 못한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면의 범인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피에로 가면이 돌아다니는 공간이 된 것도 공포스럽지만, 이 일이 일어나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을 일들도 조금씩 드러납니다. 인질극이 일어나고 있는데 절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원장, 무언가 알고 있는 것같은 단서를 남기고 살해당한 간호사,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나타난 수술실, 그리고 환자.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장도, 범인도 서로 다른 목소리로 원하는 것을 말하는 가운데, 아침이 올 때까지 무사히 살아남아야 합니다. 


 소설 <가면병동>은 한밤중의 폐쇄된 요양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밀실 미스터리의 형식이 소설입니다만, 강도와 인질의 대치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또한 단순히 강도와 인질의 대치에서 그치지 않고, 병원 안에 원장과 의료진이 숨기고 있는 커다란 비밀 역시 이 공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의사인 하야미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바로 눈 앞에서 보이는 것보다 조금 더 안쪽의 비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속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갖기 때문인지, 페이지도 빠르게 넘어가게 되는 책으로, 현직 의사가 쓴 소설인만큼, 수술이나 치료, 병원의 구조에 대한 설명 등이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치넨 마키토의 <가면병동>이 성공을 거두어, 다음의 책으로는 <시한병동>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나올 다음 책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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