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오늘은 뭘 쓸까요.... 이번주 내내 바쁘긴 했는데, 나중에 뭘 했는지 보니까, 이런 별 거 아닌데 그렇게 오래걸렸나, 싶었어요. 그야, 끝나고는 그렇게 말하는 거지, 싶기도 합니다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사람들이 이럴 때, 정리가 잘 안되어서, 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만, 그것도 이번에는 맞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그걸 뭐라고 해야 할 지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는 않는데요,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고 있는거요. 시간이 없을 때는 서둘러서 해야 하는데,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만으로도 그 다음에 해야 할 일들은 순서에 밀리게 되지요. 그러면, 바쁘긴 계속 바쁜데, 서두르는 만큼 실수도 계속되고, 그리고 다시 일이 밀리고... 어떻게 말하면 그런 걸 악순환이라고도 하고, 지금의 한 순간에 매몰되었다고도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중요한 건, 그 때는 그걸 잘 몰라요. 왜나면, 보이지 않거든요.
<결핍의 경제학>은 몇달 전에 읽었던 책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앞부분부터 다시 읽었어요. 시간 또는 금전이라는 건 조금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어느 때 기준으로는 한정적이지요. 어떤 사람들은 시간당 어떤 일을 얼마나 능률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때로는 이 두 가지를 같이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쫓기는 사람과, 이 달에 꼭 내야 하는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애먹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지만, 이 책에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이러한 것들이 시야를 좁게 만들고, 그렇게 되면서 그 안에서는 다른 사람에 비해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 한정된 좁은 범위를 넘어가면 좋을 수 없다는 거지요. 시험 전날의 벼락치기 공부가 통하는 거라거나, 아니면 갑자기 방송에 나오는 요리대회에 나간다거나 그런 것들은 평소보다는 집중하게 될 때가 있긴 하니까요. 그럼에도 너무 긴장하면 그러한 유능함은 발휘될 수 없기도 해요. 어쨌든 그런 것들을 단기간에 쓸 수는 있겠지만, 늘 그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늘 그렇게 평소의 수준을 넘어서는 만큼 해 내려면, 많은 것들을 뒤로 한 채 살아야 하는 거고, 꼭 그게 좋은 것만은 가져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을거예요. 약간의 여유, 느슨함 그런 것이 있을만한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으니까, 늘 쫓기는 불안을 안고 사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도 있겠구요.
어떤 사람은 하루를 무척 세밀하게 쪼개서 잘 활용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적당히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잘 한다거나 하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겠죠. 각자 하고 있는 일이 다르고, 난이도라거나 중요한 정도도 다를 테니까요. 그러니까 대부분 실험이라는 건, 어느 정도 비슷한 환경을 맞춰놓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알게 되는 점이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조금은 그렇게 정리되어있는 건 아니니까 더욱 더 복잡할 수도 있겠죠.
이 책 앞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음식이 부족한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실험 종료 이후로도 그 때의 충격에서 쉽게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어떤 일은 단기간에 또는 일회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로부터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는 건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바쁘다거나 또는 어떤 것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을 때는, 여유를 잃는다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이번 주 내내, 허둥지둥 하기만 했지 그다지 여유롭진 못했어요. 그냥 하면 되는 건데도, 계속 망설이더라구요. 음, 다음주에는 조금 더 잘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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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의 경제학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Scarcity (Hardcover)
Sendhil Mullainathan /
Allen Lane / 2013년 9월
1. 원서의 제목은 <scarcity 결핍>이었나 봅니다. 저도 익숙한 단어가 아니어서 사전을 찾아봤는데, 결핍, 부족의 뜻도 있지만, 기근이나 식량결핍이라는 뜻도 나왔어요. 그래서일까요, 앞부분에는 식량결핍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이 나와요. ^^ 저자 중의 한 사람은 경제학자(센딜 멀레이너선), 그리고 한 사람은 심리학자(엘다 샤퍼) 입니다.
2. 앞 부분에 시간에 쫓기는 센딜의 일화가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인데, 아는 이름도 아니고... 했더니, 이 책을 쓴 저자 이름(센딜 멀레이너선) 이었어요. 책 앞의 저자 소개에서 알게 된 건데, 잼의 종류가 너무 많을 때, 기한을 정한 설문지 등을 실험했던 사람도 이 책의 저자(엘다 샤퍼)더라요. 페이지가 적지는 않았는데, 읽으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가서 좋았어요. 여기서 설명하는 이론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설명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