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을 읽다 봤는지, 아님 신문에서 봤는지, 번아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땐 많이 나오는 말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3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Book] 트렌드 코리아 2013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이 책에서는 '소진사회'라는 편에서, 번아웃 관련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이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부분부분 발췌해서 올려봅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제가 엉성하게 대강 설명하는 것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좋겠죠. ^^

 

 소진사회란 일이든 공부든 노는 것이든, '끝을 볼 때까지' 자신을 탈진시킬 만큼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완전한 방전'이 일상이 되어가는 사회를 가리킨다. (348페이지)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남지 않은 상태에 이르렀을 때, 심신이 탈진(burn-out)했다고 말한다. 번아웃은 원래 고온에서 가열체가 연소해버리는 상태를 이르는 공학용어인데, 요즘은 어지간한 휴식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심신의 탈진을 의미하는 용어로 더 많이 사용된다. 고도의 성과주의 사회, 경쟁지향적 사회에서 오히려 탈진할 만큼 노력해야 열심히 살고 있는 것으로 인정해주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탈진을 반기는 사회,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며 벼텨야 하는 사회, 소진사회의 도래가 2013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전망된다. (페이지 350)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낮없이 업무에 매진하고, 스펙을 쌓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독파하는 현대인들은 완벽주의자들이다. 완벽주의는 강박증에서 비롯된 일종의 병적 질환이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잠시 멈추는 것 대신 오히려 전력을 다해 더 많은 것을 성취하려 애쓴다. 완벽주의자들은 과잉행동의 히스테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를 추구한다. 정신적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 즉 방전의 상태를 즐긴다. 소진사회는 이 완벽주의를 찬미한다. (페이지 355)

 

 리셋증후군에 이어 등장한 것이 '소진증후군' 이다. 소진증후군은 육체와 감정 모두 극도로 지쳐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떤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 붓다가 어느 순간 극도의 회의감과 피로감을 느껴 견디기 힘든 심리상태를 겪는다. 무기력증은 물론이고, 심하면 자기를 혐오하거나 직무를 거부하는 등의 심각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소진증후군은 이상이 높고 열정적인 사람이나 지나치게 적응력이 강한 성공지향적인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입시지옥에 갇힌 청소년들과 스펙경쟁에 내몰린 청년들, 경제난과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모두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를 앓고 있다.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소진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이다. (페이지 358-359)

 

  '워커홀릭' 이라는 단어가 세련된 도시인의 전유물처럼 사용되던 때가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일에 중독돼 사생활을 포기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로지 일만 하는 사람이 빨리 승진하고 돈도 많이 벌며 성공할 수 있다는 통념이 있다. 소진증후군에 걸릴 때까지 일에 매진하는 것이 성공의 공식처럼 통용된다. 이제 성고하려면 워커홀릭처럼 자신을 닦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 카를스루 조형예술대학의 한병철 교수는 본인의 저서 "피로사회"에서 이를 '자기착취'라고 풀이했다. 성과위주의 사회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것과 게으름은 죄악시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급기야는 놀 때마저도 미친 듯이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페이지 361)

 

시사점

 

 소모사회의 등장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사실 이 트렌드는 기업경영보다 국가와 사회의 운영 방향과 우리의 사고방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사회였다. 그 성공을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모든 것을 기대 이상으로 해야 하고,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말도 다 거짓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신입사원은 상사가 원하는 그 이상의 성과를, 기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그 이상을 줘야만 감동을 줄 수 있고 승진이나 부가 따라왔다.

 

 그러나 21세기의 화두는 지속 가능성이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개개인의 삶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진적인 경쟁으로는 행복은 고사하고, 그나마의 성과도 얻기 어렵다. 성과독촉의 사회에서 창의성을 우선시하는 문화 중심의 사회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쏟아 붓고 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소진과 탈진의 반복은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 개발주도의 패러다음이 녹색성장으로 그 방향을 바꾸었듯이 이제 개인도 지속가능성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죽을 힘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탈진할 때까지 에너지를 소진한 후 다시 시작하는 행우는 나약함을 감추는 자기 기만일 뿐이다. 사람은 충전해서 사용하는 충전지가 아니다. 우리의 정신은 기억을 쌓고 우리 몸은 신체패턴을 축적한다. 무조건 다 불사르고 나면 상쾌해지고 엉켜 있던 것들이 새롭게 세팅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체 리듬은 무질서해지고 무기력함 속에서 마지막 비축해둔 힘까지 끌어다 쓰게 된다. 이제 방전과 탈진 중독을 수수방관할 때가 아니다. 개인도, 기업도, 정부도 현명한 스트레스 관리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자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는 긍정 과잉과 생산성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이 소진사회를 창조의 사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페이지 363-364)

 

 

 관련이 있을 책들의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1년 9월

[eBook] 노는 만큼 성공한다 (개정판)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1년 9월

 

 

그보다 앞서서, 번아웃에 대해서 설명을 했던 건 이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선 번아웃 체크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책이 없어서, 책을 찾아서 확인하긴 어렵네요.

(좀더 보태면, 제가 착각해서, 다른 책일지도 모릅니다.)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Book]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위의 내용에서 나오는 피로사회, 라는 책은 이 책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해 알라딘이나 신문사에서 선정한 책에 소개된 적이 있어서 보신 분도 많으실 듯 합니다.

 저도 기회 되면 한 번 읽어보고 싶군요.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7월

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9월

 

 

 

컨디션에 따라서 또는 유형별에 따라 이러저러한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기분 관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번아웃에 대해서 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읽으면 좋을 부분도 상당부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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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효율적으로 사는 건 분명 좋은 일이긴 합니다만, 과도하게 강요당하면 어느 순간 견디기가 힘들어지는 건가봅니다. 사람은 쉬어가면서 살아야하는데, 다들 과로하면서 사니까요.

 저도 요즘 힘에 부친다 생각이 들어서, 약간 쉬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을지 생각해봅니다. 만약 쉽다면 다들 고민하진 않았을지도 모르죠.

 간단히 생각하면 간단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필요한 조언을 한다면, 한번쯤 떠올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해 봅니다.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어서 그게 문제겠지만요.

 

 학교는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되고, 겨울은 약간 수상쩍지만, 봄이 올 듯 약간 어수선하고 그렇습니다. 제게도 전환점이 필요한가 봅니다. 잠시, 고민을 해 보고 있습니다. 길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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