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능시험이 끝났다. 참 고생 많았을텐데, 오늘 아침 신문 1면의 사진을 보니, 어째 표정은 끝난 이후가 더 고생스러워 보인다. 이제 또 다른 고민과 설레임을 가지고 다시 시작할 그들이, 우리가 그러했듯 또 다른 삶의 길을 찾아가겠지. 그래도 한 나이라도 젊고 가능성 있다는 건 정말이지 부러운 일이다. 사람의 육체도 정신도 노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시절이 행복했던 것만은 아닐지라도 행복하게 느낀다는 게 보통이고 보면, 그 순간 순간이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젊어서 고생, 사서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고, 지금도 그다지 이해는 가지 않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 가짐만큼은 좋지 않겠나, 싶은 그런 생각.
시험보면 사소한 시험도 내 맘처럼 잘 나와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수능시험처럼 평생 한 번 본다는 시험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더구나 그 시험을 두번 세번 보는 사람은 더 하겠지. 점점 더 힘들다는 자기 경험이 무서워진다는 그런 거. 근데 생각해보면 그 때 굉장히 늦은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크게 대단히 늦은 것도 아니고,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니, 이번에 두번째 세번째 도전하시는 분들 계시다 해도, 그런 마음이 들 때 너무 힘들어 하거나 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날 케네디의 모교에 가겠다고 결심하고 집을 나섰다. 공부는 만만치 않았다. 예상처럼 나를 쉽게 받아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노력했다. 영어로 쓰인 내용을 외우고, 또 외우고, 공부를 계속해 명문고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하버드에 들어갔다. 그런 치열한 한 젊은이의 기록. 그리고 다시 이 책에 이후 덧붙여서 개정판이 나왔나본데, 개정판은 읽지 않았고, 구판을 읽어본 기억이 있다.
이 책이 생소하다고 해도 최근판의 표지를 보면 알 수있을지도. 그렇다. 이분 최근 국회의원이었던 전 국회의원 홍정욱 님의 대학시절까지의 기록이다. 읽으면서 참 모질게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래서 나는 저렇게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을 남겨주었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어떤 사람은 다르게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어린 나이에 영영사전고 함께 떠난 유학이 절대 쉬웠을리도 없는데, 어떻게 견디고 넘어갔을지, 그 때나 지금이나 이 이야기는 참 대단하다. 요즘은 유학가는 학생들이 그래도 그 전보다야 많지 않을까 싶지만, 그 땐 참 드문 일이었다.
처음에는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다지 모범생도 아니었고, 그러다 공부를 시작하고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를 세우고 나서도 특별히 달라지는 마법의 행운같은 건 없었다. 집안환경이 바뀐 것도 아니고, 달라진 건 없었기에 이것저것 일을 해가면서 시험준비를 해야했다. 한 해, 또 한 해. 계속 합격하지 못해서 수험생으로 살고, 일을 해가면서 수험생활을 하다 드디어 대학에 들어가 이 책을 썼다. 본래 이 책은 1990년대에 나온 걸로 아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2004년으로 나온다. 그 사이 새로 신판이 나온 모양. 지금은 이분은 변호사로 활약하고 계신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라는 말에 생략된 것은 그만큼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니, 그나마 쉬웠다는 게 공부였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정말 공부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오래된 이야기가 되어버린, 공부 고수의 재차 수험 도전기!
수능시험을 보고 났으니, 이제 여기 저기에서 할인이다 뭐다 혜택도 많이 줄 겁니다. 그래도 시험을 잘 보고 나서야 기분이 나겠죠. 하지만, 시험을 잘 본 사람보다는 거의 다 원하는 만큼이나 평소만큼 잘 안나오는 게 시험인걸요. 조금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더라도,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말하길 인생은 짧고, 젊은 시절은 금방 지나간다더군요. 하지만 이번에 재도전하는 수험생분들, 지나고 보면, 한 해가 인생 전체로 보면 그다지 긴 시간도 아니더군요. 고3도 금방 지나갔잖아요.^^; 지금 여러분의 자리에서 할 수 있을 가장 좋은 출발을 기원합니다. 힘내요. 아직 당신들은 시작도 안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