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요 며칠간, 거의 매일같이 리뷰며 페이퍼를 써날랐던 나는, 갑자기 한 주일 동안 쉬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해서 머리가 산만했던 것. 몇 차례의 리뷰와 페이퍼가 은근히 마음에 안들었으므로,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결국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본래 나란 사람은 가끔이라도 일기 쓰는 시간이 아까워서 일기도 안쓰는 게으른 사람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알라딘의 페이퍼도 약간씩 기능을 알아가는 중이다. 맙소사, 한달이나 걸려서 알게 된 것들, 정말 많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이럴걸, 저럴 걸. 현실이 마음에 들면, 그걸 두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후회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 상황에서는 그러지 않는 듯 하여, 여기서는 그 경우는 언급하지 않겠다.) 말하다보니 생각나는 제목, 있다. 이제는 유명해져버린 한 저자의 책.

 우린 짐이 너무 무겁다. 이래서도 저래서도 안된다, 안된다뿐이고, 반대로 어떤 것들은 해야한다만 있다. 하고 싶으면 해도 좋다, 는 별로 없다. 같은 의미에서, 안하고 싶으면 안해도 좋다, 역시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사실 나이가 들어도 사람은 재미있고 즐겁게 살고 싶지만, 그것도 쉽지 않으니, 어딘가 텔레비전 연속극에나 나오는 시트콤 속의 별세계 이야기일지도. 요즘 들어서 내 생각은 그렇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나름대로 솔직한 저자와 그 저자의 가족 친구들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가 외면해왔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죽기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다 해보고 살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니, 그래도 할 수 있을 때 해 보는 것이 좋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 책. 가끔 꺼내읽으면 재미도 있지만, 생각할 것도 많아서 좋다. 다음 기회에 이 책이 왜 재미있는지, 좀 더 써 볼 필요를 느낀다.

 난 참 소심하다.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나도 그런 나를 잘 알고 있으니,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앞서 말한대로, 얼마 전에 썼던 리뷰와 페이퍼가 마음에 안들어서, 한 주일 정도 고심할 정도이니, 말 다 했다. 위의 책을 읽다보면 말로는 소심하지만, 은근히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저자가 부럽다. 나는 어떤 편이냐면 마감 될 때까지 질질 끌다가 결국 시간 땡, 전에 허둥거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올해는 신속한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신속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가능한가? 의사결정이 빨라지면 가능하다. 집중력이 좋아지면 가능하다. 조금 부지런해지면 가능하다. 그런데, 왜 난 지금까지 안 그랬을까?

그래서 조금더 효율성에 관한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런 분과의 책은 많이 읽는 편이 아니지만, 한때 메모의 유용성을 말해주는 책들이 있기도 했으니까 갑자기 등장한 건 아닐거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여러 가지 들지만 시간을 중요한 순서 기타로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 또한 나이에 따라서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왜냐면 그게 효율적일 것 같기 때문이다.

 

 소심하고 결단력 없는 나를 위한 처방 첫번째. 일단 그렇게도 하기 싫어했던 종이에 써서 구상하는 것부터 해봐야겠다. 저자는 스마트폰 등의 여러 기기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먼저 책부터 다 읽고, 기기활용등 세세한 것은 조금 뒤에 보고 기회되는대로 정리하겠다. 지금 나는, 이 책 말고도 할 일은 지금 넘쳐나고 있으나, 굳이 말하자면 할 수 있는 데까지 미뤄두는 중이다. 왜? 아까 말한듯 땡, 될 때까지 미루고 고민하는 나의 그 소심한 질질끌기 때문에. 어쩌면 그 버릇이 제일 문제다. 이쯤되면 그건 신중한 것도 뭐도 아니다.

 검색해보니 생각정리기술이 먼저 나온 책이므로 , 일단 활용도 높은 그림으로 그리려면 그 책을 먼저 읽어야 할려나. 아아, 그 사이! 엄청나게 쌓아두었던 책상위의 잡동사니와 책들이 미묘한 흔들림을 보여 정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녀석들이 먼저다 먼저!

 

 누구는 여름에 더우면 며칠 지나서 시원해지기를 바라고, 또 그러다 추워지면 다시 좀 따듯해지기를 바라지만, 그러다보면 시간이 다시 훌쩍훌쩍 가버린다. 부지런해진다는 건,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쓴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 과연 시간을 어떻게 아낀단 말인가, 잡지도 못하고 저장도 못하는 그것을. 그러니까 아낀다는 말은 쓰는 시간을 줄인다는 말이다. 물론 어린왕자에선가, 시간 아끼는 사람은 별로 좋은 평가를 못 받았지만, 우리는 지구별 사막 어딘가에서 만난 별나라 왕자님이 아닌 고로, 시간을 아껴서 다른데 써야 잘산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하여 자기맞춤형 실전 활용을 하자면, 리뷰나 페이퍼를 쓴 뒤에 고치는 것도 좀 적당히 해야겠다. 쓰는데 한 시간이면 고치는데 두시간이다. 심지어 전번엔 내용이 일부분 사라지기까지 했다. 그러다보면 처음에 뭐였더라만 찾지 말고, 그냥 새로 쓰는 게 낫다. 이 순간 지난 한 주를 떠올리며 갑자기 밀려오는 은근한 후회에, 쓰다보니 생각나 덧붙이는 말.

 

후회라는 한 집안의 족보를 그린다면 이럴 수도 있을 것이다.

후회는 후회를 낳고,(중간생략) 후회는 후회를 낳고.

 

... 한도 끝도 없는 거였다. 이 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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