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알라딘에 리뷰와 페이퍼를 쓰고 있다. 한 10여일간은 거의 매일 이것저것을 써서 올렸다. 나는 주로 집에 있는 책을 중심으로 쓰고 있는데, 그건 이 글을 쓰다가도 계속 찾아봐야 하기 때문일 거다. 리뷰를 쓰면서 느끼게 되는 건 페이퍼보다 잘 안맞는다는 점이다. 페이퍼랑 무슨 차이가 있다고. 사실 한 일 년 정도는 꾸준히 이것을 해보고 싶긴 했다. 그러나 나는 할 일이 분명 있는 사람이고, 그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도 문제된다. 참고로 알라딘에 올라간 글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면 금전적보상이 제공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그래서 작가가 등장하는 소설의 에피소드만 골라본다. 둘다 전에 한 번 페이퍼를 나가서 이젠 리뷰로 나가야겠지만, 도통 내가 리뷰를 잘 못쓴다. 이번엔 오쿠다 히데오다. 다음에는 또 다른 작가의 책에서 골라 보겠다만.

 

어느 날부터 구토때문에 살 수가 없게 된 한 작가. 주로 연애소설을 쓰고 그 분야에서는 단연 알아준다. 그러나 신예는 언제나 도전을 해오고 그들도 새롭고 참신한 스타일을 무기로 만만치않은 상대임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서 어디든 프로의 세계인 이상 경쟁은 치열하다. 결국 수상한 의사를 찾아가 상담하기로 했는데, 오히려 자기가 프로데뷔할 욕심에 난 관심도 없다. 물론 주사맞을 때는 예외.

 수상한 의사의 말을 듣고 파격적인 소설을 써보려고 했더니 그건 좀 이상하더라는. 이젠 너무 많이 썼는지, 이전에 쓴 걸 또 쓰는지 찾아봐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도 들고, 난 이렇게 고생스러운데 이 의사 꼭 이렇게까지 날 귀찮게 만들어야 겠어? (지난번 페이퍼에서는 소개하지 않았던 공중그네의 에피소드에서 구토증에 시달리는 작가의 에피소드. )

 

 

언제나 나를 주눅들게 만드는 이웃집 부부. 요즘 우리집 경제사정이 좋아진 이후 계속해서 그 집을 벤치마킹하려는 아내. 사실 나도 로하스가 싫은게 아니야, 그치만 살던대로 살고 싶을 뿐인걸. 그리고 솔직히 따라가기 너무 힘들다구. 어느 날 마감은 다가오고 쌓인 건 늘어가는데, 나도 모르겠다! 로하스스러운 소설을 쓰고 말았다. 아마도 옆집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고, 그 집 개도 별 관심이 없을거고, 아내의 새로 생긴 이웃친구들도 큰 관심은 없을테지만.

 문제는 나랑 사는 사람은 관심이 있을 것만 같은, 이 강렬하면서도 불길한 예감이란! 편집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명작이든 걸작이든 포기할 수 밖에. 근데 애들도  싫다고 하고 나도 참 맞춰가기 힘든데 우리집의 로하스는 계속 되어야만 하는 걸까? (지난 번에는 자세히 쓰지 않았던 오 해피데이의 에피소드 중에서 '아내와 현미밥' 에피소드)

 

 나도 그래서 오늘은 고민스러워진다. 조금 전 리뷰 두 개를 올리면서, 이 작은 글 쓰는 게 뭐 이리 어렵단 말인가, 한심해했었다. 그런데 리뷰를 쓸 때는 좀더 조심스러워지는 건 맞다. 이 리뷰를 읽고 혹시 책을 샀는데 이게 아니네? 하면 곤란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서다. 나도 리뷰라거나 또는 인터넷서점의 소개를 읽어보고, 고작해야 미리보기 정도나 보고서 책을 산다. 여러 사람 많이 사지 않을 수험서나 전공서라면 그 리뷰나 미리보기도 없는 게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실은 전공서의 리뷰를 쓰는 건 잘 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근데 그래도 하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페이퍼를 써날리는 나. 만약 이걸 묶으면 이 나름대로 나의 기록이 되어줄지는 모른다. 하지만, 당근없이 힘들어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작가들의 창작력에 경의를 포한다>는 앞으로 되는대로 시리즈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일관성 없어보이는 책들을 두 가지 묶어서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잘 하는 것같다. 그러니, 오늘의 특별편이라고 해서, 전에 나왔던 책 다시 내보내는 거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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