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의 탄생 -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대가 17인의 삶과 투자 전략
로널드 챈 지음, 김인정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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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의 방식은 다양합니다. 이 책에서는 가치투자로 유명한 투자 대가 17인을 소개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홍콩에서 자산운용사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 많이 알려진 가치투자자를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가치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삶과 투자에 대한 내용을 썼습니다.


 이 책은 처음에 2012년에 초판이 나왔고, 코로나19 시기 이후 2021년에 다시 개정판을 출간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인터뷰의 어떤 부분은 2010년 이전의 내용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온 것 같고, 개정된 내용으로 조금 더 이후의 시기에 대한 내용이 추가될 것 같습니다. 


 초판의 출간 시기에는 월터 슐로스나 어빙 칸 등의 대가 들이 생존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책에는 실제 인터뷰한 내용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벤자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았고 가치투자자로 성공했으며,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워렌 버핏과도 가까운 사이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의 강점을 살린 가치투자자였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에피소드를 통해서 투자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 그리고 오래전 대공황과 1,2차 대전 사이 시기의 일들을 겪으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시기를 지나 투자로 성공하게 되는 많은 시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17인의 가치투자 대가는 최근 유명한 오크트리의 하워드 막스 회장으로 시작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유명한 가치투자자가 소개됩니다. 이전에 다른 책에서는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아시아와 유럽의 가치투자자에 대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워렌 버핏, 피터 린치, 조지 소로스와 같은 유명인과의 에피소드도 조금 등장합니다. 


 투자자로 성공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대가가 된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도 있었고, 저널리스트에서 투자로 변경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유명 회사에서 독립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하기 까지 과정은 사람마다 달랐습니다만, 삶의 자세와 위기를 대처하는 대응 등 읽고 생각할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17인 중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하워드 막스와 같이 채권운용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가치 투자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첫번째 소개되는 하워드 막스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회장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하워드 막스의 책이 여러권 번역 출간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식관련 업무를 했는데, 채권분야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워드 막스의 마켓 사이클에 대한 내용이 이 책에서도 나오는데, 자세한 내용은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를 참고하면 더 좋겠습니다. 


 막스는 시장에서 이기려면 시장의 순환 주기(cycle)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2001년에 쓴 '예측은 불가능해도 예비는 가능하다(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 라는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순환 주기의 어디쯤 위치해 있고 그것이 미래와 관련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것과, 다음 순환 주기의 시기, 범위, 양상을 예측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p.34)

투자자는 주어진 시점에서 그 때 작동하는 몇 가지 순환 주기를 파악해야 한다. 즉 경제 전반의 확장과 위축을 이끄는 경제 순환 주기, 자본의 가용성을 결정하는 신용 순환 주기, 특정 산업에 속하거나 특정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수명 주기, 투자자의 심리와 위험 선호도 및 투자 대상에 대한 가치 평가가 반영된 시장의 순환 주기 등이다. 막스는 2001년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순환 주기에 대처하는 것이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가피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향해 가는지, 조수가 언제 바뀔지는 모르더라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는 편이 좋을 테니까요." (p.34~35)

 2018년 막스는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이라는 책을 썼다. 그동안 쓴 경양자의 글에 담은 교훈과 새로운 일화로 순환 주기를 설명한 그는 무엇을 사는지가 아니라 얼마에 사는지가 중요하다가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최저점을 기다려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바닥은 지난 다음에야 알 수 있습니다. 바닥의 정의가 '회복이 시작되기 전날'이니까요. 둘째, 대개 시장이 미끄러져 내리면서 매도자가 기권을 선언하고, '떨어지는 칼은 잡지 않는' 사람이 옆에서 방관할 때가 원하는 것을 다량으로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장이 미끄러지다가 바닥에 닿으면, 바닥의 정의상 매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됩니다. 이어지는 상승기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은 미리 매수한 사람입니다." 이것은 밸류에이션 배수가 높아지고 투자자의 심리가 낙관적인 호황기에도 마찬가지다.(p.35)


막스와 카시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이 게임 이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오크트리는 투자 심리가 가장 약할 때 공격적인 매수세에 나섰다. 2018년 밸류 인베스트 뉴욕 콘퍼런스에서 막스는 투자자의 심리를 아는 것이 투자 대상의 밸류에이션을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산의 가격은 현실(펀더멘털)에 인식(감정, 심리 혹은 인기)을 곱한 함수입니다.(중략) 인기나 인식이 저평가일 때에는 매수하고, 인기나 감정이 고평가일 때에는 보유나 매수를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p.36)


 위기가 절정일 때 막스는 '부정적 사고의 한계(The Limits to Negativism)'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기 침체시 투자자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미래를 다룰 때 우리는 (a)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b)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중략) 위기가 진행 중일 때에는 많은 나쁜 일이 가능해 보이겟찌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 중에는 대중이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막스의 깨달음은 다음과 같다. "회의와 비관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회의적인 태도는 낙관론이 과도할 때 비관론을 불러냅니다. 반대로 비관론이 과도할 때에는 낙관론을 불러냅니다." 

(p.37~38)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은 금융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쓸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와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큰 일일 및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막스는 시기적절하게 '아무도 모른다2(Nobody Knows 2)'라는 글을 공개했다. "지난번 이 제목으로 글을 쓴 것이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한 날부터 이틀 후인 2008년 9월 19일이었습니다 이 제목을 다시 쓰기에 지금이 분명 적기입니다. 사람들은 제게 의견을 물을 것입니다. 제가 똑똑하거나 투자자로서 성공했다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많은 역사를 경험한 것을 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p.40~41)

막스는 어떤 위기 상황이든 "예측하는 사람의 수만큼 많은 예측이 있다"라고 믿는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대신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가격의 변화가 펀더멘탈 악화에 비례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한다. "투자자 대부분은 '악재-가격하락'이라는 상당히 단순한 관계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지난 한 주 동안 그런 현상이 일부 관찰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줄곧 주장해왔습니다. 실제 과정은 '악재+심리위축 - 가격하락' 입니다. 우리는 악재를 경험했고 가격 하락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된 상황이라면 악재 자체의 나쁜 정도보다 가격 하락이 과도했다는 주장도 가능할 것입니다." (p.41)


 마켓의 사이클을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하워드 막스의 설명을 참고해도, 저점은 지나가고 나서야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자산의 하락이 발생한 이후로,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도 지나가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것처럼 마켓 사이클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예측보다 대응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 맞을 것 같은데, 대응하는 것 역시 어렵다는 점을 느낍니다. 또한 투자자의 심리가 반영된다는 것과 펀터멘탈의 현재상태를 이해하는 것도 많은 자료를 읽고 분석해도 알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의 어려움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더 가치투자의 대가로부터 지혜를 얻고 싶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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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2-05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책을 읽으셨습니다. 투자에도 공부가 필요한 어떤 법칙들이 있겠죠.
17인의 가치투자 대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얻는 게 많을 것 같네요.
워렌 버핏은 투자의 대가일뿐 아니라 기부의 대가라고 추가해야 할 것 같더군요.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3-02-05 17:00   좋아요 0 | URL
투자 방식은 여러가지인데, 이 책은 가치투자자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요. 가치투자에 대해서 쓴 책들도 많고, 벤자민 그레이엄부터 시작해서 요즘에는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유명하고, 피터 린치 등 유명한 사람들도 있어요. 이 책에서는 하워드 막스와 월터 슐로스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 책이라서 읽었는데, 각자의 강점을 살린 가치투자에 대한 인터뷰가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