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21분, 바깥 기온은 11도입니다. 저녁이 다가오니 공기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주 날씨가 차가웠는데, 오늘은 조금 덜 추운 것 같아요. 며칠 전 그러니까, 목요일 수능시험을 보던 날은 정말 차가웠어요. 점심 시간에 바깥에 나왔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걸어오는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체온이 날아가는 것 같았어요. 늘 시험보는 그 날 추웠지만, 올해도 추웠구나,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금요일에는 갑자기 비가 왔어요. 오전에 바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너무 어두워, 하는 기분이 들더니 비가 오는데, 빗소리가 요란해서 우박이라도 내려오는 거 아닐까, 하는 기분이 되었습니다. 비는 오후에도 계속 내렸어요. 비가 오니까 어쩐지 어제보다 기온이 높다고 해도 차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바깥에 나왔는데, 어제처럼 차갑지는 않네요. 햇볕이 좋은 1시에서 2시 사이라서 그런가 했지만, 생각해보니 목요일에도 같은 시간이었어요. 목요일의 기억이 조금 더 났던 건 그 날과 같은 점심을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하나밖에 없어서 선택권이 많지 않아요. 요즘은 배달앱을 통해서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까운 곳에 가서 사오려면 늘 같은 곳에 갑니다. 목요일에는 점심시간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매장 안에서 식사중인 사람도, 키오스크 앞에서 줄을 선 사람도, 그리고 대기자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 날은 수능시험날이었어요.

 

 오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걸었을 때, 많은 것들이 달랐습니다. 햇볕이 환했고, 조금 덜 차가웠고, 그리고 사람들은 조금 더 많이 보였어요. 같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을 때, 오늘은 그 날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매장 안에 있었고, 줄을 서고, 그리고 대기 번호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목요일과 토요일의 차이는 같은 시간 비슷한 공간 안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어요. 갑자기 어느 날의 기억과 어느 날의 기억들이 교차하면서, 조금은 익숙하고 조금은 낯설고, 그리고 좋았고, 아쉬웠던 많은 감정들을 느꼈습니다.

 

 수능시험을 본 지 오래됩니다만, 매년 11월 수능시험일이 다가오면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시험의 종류는 다르지만, 저도 계속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매년 수능시험이 있지만, 그 시험을 보는 학생들은 계속 달라집니다. 계속해서 대학입학전형이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이 시기가 되면 그동안 고생해왔던 학생들의 공부도 거의 끝에 가까워지는 것 같기는 해요. 물론 앞으로 조금 더 남긴 했지만, 그래도 지나온 날에 비하면 남은 날들의 과정은 그보다 길지 않으니까요.

 

 이틀전인 목요일에 시험이 끝났고, 시험의 난이도에 대한 뉴스가 나옵니다. 그리고 어느 수험생의 비극적 소식도 있었습니다. 짧은 뉴스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좋은 성적을 받지만, 그보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아쉬운 마음을 남기는 것이 시험인 것 같아요. 시험이 아니어도 잘 할 수 있어, 같은 이야기가 어떤 학생들에게는 가능성과 희망이 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또 다른 어떤 학생에게는 더 커다란 상실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게 적절한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고,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그리고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삽니다. 때로는 비슷한 일을 겪었어도 그 시기를 지나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다면 그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그렇게 여러 가지 이유로 잘 이해하기는 어려워요. 그러니까 위로와는 조금 다른, 여러분이 해낸 과정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여기까지 오느라 하고 싶은 것들 참고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만 참 잘 했다고,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 좋은 일들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쓰다보니 해가 지고, 어두워졌어요. 곧 6시가 될 것 같은데, 바깥은 한밤중입니다.

 잠깐 기온이 올라도 다시 차가워지는 건 금방이고, 요즘 날씨가 그래요.

 날씨가 차가워지는 것을 보니, 감기도 유행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11월 14일 수능시험일이었던 목요일에 찍은 사진이예요. 날은 무척 차가웠지만, 사진 속에서는 환하고 밝은 느낌이 듭니다. 서있기에도 차가웠지만, 그런 느낌은 별로 없지요.^^ 지나오면서 잊어버린 것들을 다시 사진 속에서 봅니다. 그리고 조금 기억하고요, 다시 잊어버리겠지만, 다시 꺼내볼 수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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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6 2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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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6 2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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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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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8: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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