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51분, 바깥 기온은 23도 입니다. 연휴이면서 주말인 토요일이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는 날씨가 맑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왔습니다. 밖에 지금은 빗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하루 종일 비오고 흐린 날이었어요. 눅눅하기도 합니다. 이번 가을엔 비가 많이 오는 것 같은데, 저녁의 뉴스를 보니까, 전국에 비가 오는 건 아니고,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만 비 구름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다른 지역은 비가 오지 않는다면 날씨가 좋았을 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과 맑은 날이 번갈아 오고 있는데, 9월에 날씨가 좋을 시기에 비가 와서 흐린 날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낮에 덥지 않은 건 좋다고 생각했지만, 오늘같은 날은 조금 추웠어요.^^;

 

 오늘은 연휴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추석은 어제였고, 추석 지나고 남은 이틀의 연휴 중에서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마지막날이고 일요일이라서 조금 더 빨리 지나갈 것 같아요. 어쩐지 이번 연휴 조금 짧은 느낌이 드는데, 조금 전에 날씨 찾아보려고 네이버 사이트에 갔더니, 오늘도 고속도로 정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귀경길 정체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5시간 40분이라는 실시간 검색어도 있었고, 빗길운전 조심하라는 내용의 뉴스도 있었어요. 멀리 고향에 다녀오시는 분들, 지금도 차안에서 운전중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먼길 다녀오시는 분들 생각하면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연휴에 비가 오는 날이 며칠 되네요.;;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11일 수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 때만 해도 9월 초 같았는데, 지금은 9월 중순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참 전에 찍은 것 같은데,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난 건 아닌데도 기분이 그렇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잠깐 나왔다가, 태평하게 바닥에 누워서 자는 고양이가 신기해서 찍었어요.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찍고 싶었지만, 더이상은 무리였어요. 사진을 찍으려고 가까이 갔더니, 고양이 목이 홱 돌아가서 조금 무서웠어요.;;

 

 

 1. 매일매일, 어제는 추석이었습니다.

 

 어제는 추석이었고, 운좋게 보름달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크고 밝은 달이었는데, 야간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에서도 달이 빛나는 모습이 남았습니다. 지면에 가까운 가로등이 빛도 밝았지만, 하늘의 달이 더 밝게 느껴지는 밤이었어요. 전에도 크게 빛나는 달이 뜬 적이 있었지만, 어제의 달도 기억에 남을 만큼 크고 선명한 느낌으로 남았습니다.

 

 매일 머리 위를 지나가는 해와 달이지만, 계절이 달라지는 것에 따라 느낌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어제는 많이 춥지 않은 날이어서 좋았어요. 오늘은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서 달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늘 그렇듯 잊어버리고 살다가 어느 날 하늘에 달이 조그맣게 떠 있는 걸 보게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제는 진짜 크고 선명하게 빛나서 조금 낯설었던 것 같아요. 달 안의 무늬가 보이는 것만 같았는데, 그게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은 들었어요.

 

 어제 좋은 소원을 빌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달이 신기해서 사진 열심히 찍다 들어온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좋은 소원이라는 것도 늘 달라지긴 하겠지만, 조금 더 평범해지고 소소해지는 것 같다는 것을, 어제의 페이퍼를 다시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크고 괜찮은 소원 같은 것도 좋긴 한데, 사소하고 작은 것을 소원할 때가 조금 더 간절한 것이 될 것 같은 마음도 듭니다. 소원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 건 평생의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소원을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늘 소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사는 것도 조금은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제는 운좋게 보름달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기분 좋았고, 사소한 것에 기쁜 순간을 지나갔던 날이었습니다.^^

 

 

 2. 언젠가, 어디선가

 

 늘 비슷해서 달라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은 그렇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변화는 늘 좋은 방향으로만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변화는 달라지는 것 모두를 말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좋은 것과 나쁜 것, 생각했던 것과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까지 있습니다. 작년의 나는 올해의 나를 잘 모르고, 올해의 나는 작년의 나를 다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한편으로는 작년의 이 시기에 올해의 내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생각했던 것과 실제는 그렇게 비슷하지는 않다는 것이 작년에서 올해를 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알라딘 서재에 썼던 지난 오늘의 페이퍼를 가끔씩 읽습니다. 그 때에는 조금 더 에너지가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구나, 하는 부분도 있고,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은 아는 것들도 있어요. 몇 년 전의 페이퍼에서도 이웃들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 오래된 느낌보다는 그 때의 사람들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인터넷 블로그에 남겨두었던 10년 전의 짧은 메모를 읽었습니다. 한동안 일기든 메모든 쓰고 다시 읽어보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운좋게 남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비슷하기는 한데,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지금 아는 것을 그 때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하는 것도 있고, 그 때 알았던 것을 지금은 잘 모르는 것도 있어요. 오래전의 나를 읽으면서, 다음에 올 나를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어느 날엔가는 오래전의 내가 참 낯설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는데, 작년에 들었던 음악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작년엔 이런 걸 들었구나, 하다가 내년의 나도 그런 생각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은 달라지는 것을 좋아하고, 가끔은 이전에서 많이 멀어진 것을 조금 늦게 알아차립니다. 어느 날 사진 속의 얼굴은 조금 더 이전의 모습이고, 거울 속의 얼굴도 며칠 전보다는 매일 매일 달라져갑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하고,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어디선가 알게되는 지점을 만납니다. 그리고는 또 잊어버리고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추석연휴를 지나면서, 지금은 만나지 않는 오래전의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잊어버리고 살다가, 오래전의 일들이 생각날 때, 그 사람들도 가끔씩 드라마 속 과거 회상장면처럼 찾아옵니다. 많이 잊어버렸고,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가끔씩 생각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란 오래 보관된 자료같은데, 자주 쓰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 보관되어 있어서 어느 자료를 찾다가 책 속에서 한 장 나온 사진 같은 느낌일 때도 있고, 또 맛있는 과자 한 조각을 먹었을 때 입안에 퍼지는 달콤한 맛 같은 느낌일 때도 있어요.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건 개인의 자산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추석연휴가 이제 3일째라는 건 아쉬운데, 내일 하루 더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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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07: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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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2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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