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17분, 바깥 기온은 26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계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뜨거운 햇볕이 있지만, 해가 지고 나면 조금은 다른 공기가 느껴지는 것. 지난주부터 그랬는데, 하루 이틀 그렇게 지나다보니, 이제 열대야가 지났겠다,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아직 8월이고, 낮은 뜨겁고, 매미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할 만큼 들리는 시간이 있지만,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조용해집니다. 가끔씩 작게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데, 전에는 이런 소리가 들리면 가을이 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올해 아주 더워지기 전에, 그러니까 매미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도 이런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아서, 아직은 가을은 아니지만 한여름의 더운 시기가 지나간 것 같은, 오늘은 그런 기분이 듭니다.

 

 더울 때는 더워서 힘들었는데, 더운 날이 지나니 아쉬운 건 뭘까요. 지난 15일을 지나면서 더위는 많이 식었고, 그 때부터 더위도 조금 적응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 한 주 전에는 너무 더워서 어우어우, 했던 것들을 잊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오늘은 저녁을 먹는데 7시 반 정도 되니까 바깥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8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7시가 조금 지나면 그렇구나, 하는 느낌이 됩니다.

 

 점점 해가 짧아지는 것을 느끼고, 아직은 더운 날이 있는데도, 여름 다음엔 가을인데도, 겨울이 다가오면서 해가 짧던 늦은 가을을 생각합니다. 여름이 그렇듯, 겨울도 12월의 동지를 지나면 다시 해가 길어지니까, 그 전의 늦은 가을이 되면 낮이 무척 짧고 이른 밤이 찾아왔던, 곧 오게 되지만 아직 몇 달 남은 날들을 생각해봅니다. 그 때가 되면 그 때에 맞춰서 살겠지만, 벌써부터 조금씩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오늘 오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처음에 분홍색의 껍질을 벗겼을 때는 하얀 복숭아였지만, 반으로 자르니까, 안쪽은 아주 빨간색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느낌의 원단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니까, 엄마도 같은 생각이라고 하셨어요. 반으로 자른 단면은 씨가 있는 부분에 가까워질 수록 붉은 색이었습니다. 딱딱한 복숭아도 있지만, 이번엔 물이 많고, 부드럽고, 단맛이 있었습니다. 분홍색, 핑크색, 그런 익숙한 이름들을 생각하다 보니, 복숭아도 이런 색깔이라는 걸 조금 늦게 떠올립니다. 복숭아도 색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래도 다음에 이 색을 보면 그 때의 복숭아색이야, 같은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르겠어요.^^

 

 

 1. 매일매일,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지난주 금요일에 페이퍼를 쓰고, 주말을 지나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은 아주 멀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어쩐지 그렇습니다. 주말은 별일없이 지나갔고, 날씨는 이제 낮에 조금만 덥고 그렇게 덥지 않아요. 선풍기가 없어도 되는데, 습관적으로 선풍기를 켜고 있으면, 바람에 머리카락이 살짝 날립니다. 가끔 얼굴에 닿으면 가려운데, 그래도 바람이 닿는 느낌은 참 좋습니다.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날도 있지만, 어느 날에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매일 배경음악처럼 듣던 소리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어요. 어느 선풍기는 무소음이라서 조용한데, 이 선풍기는 소리가 커서 밤에 잠이 뒤척거리는 날에는 끄고 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너무 더울 때는 조금 있다가 다시 일어나서 켜놓고 자고, 그리고 아침이 될 때까지 바람이 오는 것을 좋아하면서 잤던 기억이 납니다.

 

 한동안 에어컨을 켜고 있으면 습도가 낮아지고 시원해서 좋았는데, 이제는 습도가 많이 내려가서 조금 건조한 느낌이 들 것 같은 날도 있어요. 아침 일찍 널어두었던 빨래가 오후를 지나고 나면 다 마르는 요즘, 건조하고 햇볕은 좋은, 그러니까 어른들 고추 말리기 좋은 시기가 온 것 같은데, 요즘은 아파트에서도 그런 것들 말리는 풍경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전에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피크닉용 은박자리를 깔고 말리는 것도 본 것 같은데, 올해는 이웃 아파트의 도색중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웃 아파트의 외부 페인트 작업은 7월부터 했던 것 같은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도색때문인지, 주차중인 자동차에 커다란 하얀 비닐을 씌워둔 것도 보았습니다. 가끔씩 페인트 냄새가 날아오기도 하는데, 너무 더울 때는 창문을 닫고 있어서 잘 모르고 지나가기도 했는데, 그리고는 조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내 일이 아니면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은데, 어쩌다 지나가다가 보면 어? 아직도 하고 있네, 같은 기분은 듭니다. 이제 많이 진행되었을테니까 조금 있으면 끝나게 되겠지요. ^^

 

 

 2. 8월에 하고 싶은 것들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도 있고, 매일 습관처럼 하는 것들도 있지만, 가끔은 익숙하지 않거나, 잘 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요. 전에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는 하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게 된 것 같습니다. 하고 싶다거나 원하는 것이 없어져서는 아닐 것 같은데, 사는게 왜 그런가, 같은 기분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다, 같은 마음이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것들은 꼭 되고 싶어요, 하는 것들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게 내 마음이 그렇다고 해서 꼭 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닐 때도 있고요, 그러다보면 그런 것들은 하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의 리스트에는 넣지 않게 됩니다. 대신 그건 어떤 목표란에 쓰게 되는데, 목표란에 썼다고해서 꼭 이루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이동을 합니다.^^

 

 늘 소소한 것만을 바라면서 사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소소한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평소에 충족되지 않은 상태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어, 하다가도 실은 다른 것들이 더 좋아서 잊어버릴 때도 있고요, 그런 것이 없으면 안될 만큼 절실한 마음이 없어서 처음에는 생각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까지는 갖고 싶지 않아, 하는 것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지만 습관처럼 해왔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처럼, 원하는 것들 역시 트렌드가 있어서 달라져가는 것. 그러니까 없는 건 아닌데, 잠시 미니멀해진 리스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날도 있어요. 그리고 어느 날에는 그 목록에 많은 것들을 적다가, 적는 순간에 더이상 그렇게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도, 매일 매일 달라지는 것이 조금씩은 생겨요. 어느 날에는 조금씩 달라졌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다음 뒤늦게 알게 됩니다. 아, 나는 이런 것들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구나, 같은 것들을. 그리고 이제는 그런 것들을 좋아할 시기가 지났다는 것을 생각할 때도 있어요. 언젠가 좋아했던 것들이란 늘 바뀌지만, 그래도 계속 좋아하는 것도 있고, 이전에 보던 만화책의 새 책이 나오면 얼른 사는 편이지만, 어느 날에는 더이상 모으지 않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그런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이전과 똑같은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는 오늘에 맞는 사람으로 매일 매일 좋은 선택을 하면서 매일매일을 새롭게 처음 만나는 것처럼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실은 그런 마음을 가져도 늘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고, 크게 변화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조금은 달라져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오늘의 원하는 것에 쓰고 싶은 내용입니다.

 

 한참 조용했는데, 밖에서 다시 매미소리가 들려요.

 아직은 매미의 무대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날아오듯이 들리는 소리가 여름의 배경음악으로는 잘 어울립니다.

 낮처럼 크게 들리지는 않아서 좋은 것 같고요.

 

 더운 하루 잘 보내셨나요.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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