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6시 56분, 바깥 기온은 25도 입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장마가 시작되고 비 대신 더위가 찾아온 것 같은데요. 오늘도 덥긴 했지만, 내일은 올해 들어 첫 폭염특보가 될 예정입니다. 더워질 때가 되었고, 7월이니까 여름이지만, 더워에 적응을 금방 금방 잘 하지 못하는 기분이예요. 습도가 높아지면서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는 것 같은 체감기온의 차이를 느낍니다. 에어컨이 있는 곳에 들어가면 갑자기 숨쉬는 것이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기온 차도 있지만, 요즘 같아서는 습도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지난 겨울의 추운 날씨 때문에 고생했던 것이, 그리고 늦게까지 추운 날씨가 찾아와서 4월에 갑자기 기온이 달라지던 것이 생각납니다. 4월 중반,  낮에는 햇볕이 뜨겁고 아침과 저녁은 겨울의 느낌이 남아있었던 시기. 그 때에는 낮에 햇볕이 강한 시간이 되면 여름 같아서 겉옷을 벗고서도 양산을 쓰고 걷고 싶은 마음이 되었는데, 이제는 진짜 양산을 쓰고 걸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4월부터 양산을 사은품으로 광고하기 시작했고요, 예쁜 양산들은 가방 안에 잘 들어가는 크기로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면 며칠에 한 번 비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 대신 더 많이 덥고, 습도가 높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그런 날들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날들이 찾아왔을 때,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오늘과 내일을 맞아 살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느낌이지만 낯설고 어렵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그래서 걷기보다는 조금 뛰는 느낌으로 열심히 날짜를 맞춰가는, 별일 없는데도 7월 초의 기분은 그런 느낌 비슷합니다.

 

 

 어느 학교에는 이 날 축제를 했습니다. 유모차와 어린 자녀와 함께 학교로 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조금은 밝은 음악소리도 많이 들렸습니다. 그 날 가서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다음에, 그냥 내일, 그렇게 집으로 왔습니다. 내일도 있었습니다만, 그 다음으로 미루었더니 축제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니, 그 날 들었던 밝고 경쾌한 느낌의 음악들이 생각납니다. 무슨 노래인지 잘 모르지만, 무슨소리지요? 하고 물어보고 싶은 기분 좋은 느낌의 소리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돌아오던 날은 5월 16일이었습니다. 그 날도 목요일이었고, 지금과 비슷한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어요.^^

 

 

 1. 매일매일, 이번 정리의 후유증이 너무 큽니다.

 

 어제는 자료가 없어져서 상심하던 중이었습니다. 프린트 자료는 중요한 것들이 거의 다 없어졌습니다. 며칠간 잠을 못 자고 밥을 못 먹었습니다. 화요일에 이어 어제 밤에도 찾아보니 더 많이 없어졌습니다. 아침에 엄마와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는 가서 다시 찾으러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걸 어떻게 찾아요. 못 찾을 겁니다.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것이 이성적인 판단이라면 밥을 못 먹고 잠을 못 자는 건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날짜가 4일이나 지났습니다. 시간이 더 무섭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겠다고(그렇지만 이것저것 하긴 했습니다.) 오늘 오후까지입니다.

저녁부터는 그만해야 할 예정입니다. 빨리 이전처럼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2. 어쩌다, 이야기를 하다가

 

 어쩌다 알게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은, 우연히, 아주 우연히 알게 됩니다.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런 것들을요. 가끔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긴 한데, 그런 것들도 계속 달라진다는 것을 평소엔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 지금은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구나, 지금은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구나, 그렇고 그런 것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며칠 전의 일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데, 그날 대화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런 것을 조금 더 배려하는 사람이고, 조금 더 신경쓰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것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미세한 것들이어서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세세한 것들은 음식으로 말하면 약간의 단맛과 짠맛과 같은 일상적인 맛들의 미세한 차이와 같아서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인데, 어쩌다 가끔씩 앗, 오늘은 어떤 차이가 있어, 하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그런 것과 비슷합니다. 무신경한 것이 좋다는 건 아닌데, 아주 세심한 것까지 다 챙기려면 조금은 피곤한 삶이 될 거라는, 언젠가 들었던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지금도 괜찮을 수 있다는 말에 안심했던 그 날의 기억도요.

 

 

3. 매일매일, 오늘은 선물이구나,

 

 잘 모르고 살다가, 가끔씩, 아주 짧은 순간, 오늘이 선물이라는 것을 살짝 스치듯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 선물의 시간은 짧아서 금방 사라지지요. 향이 금방 날아가는 것처럼 그 다음엔 그게 무슨 느낌인지 설명이 어렵습니다. 한 순간 내 안에 머물때만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매일, 한 순간 살아있다는 것, 아무것도 없는데도 오늘이 있다는 것이 그냥 그 자체로도 좋은 거구나, 그런 느낌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순간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고, 때때로는 오늘은 기분 안좋아, 같은 날이 더 많고, 투덜 거리는 날들이 많습니다. ;;

 

 엄마가 밥먹자고 부르십니다.

 가서 저녁을 먹어야겠어요.

 오늘 저녁엔 밀린 다이어리에 메모를 해야할 것 같고요.

 다시 평범한 날들로 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그런날들이 좋은 날들인 것 같아져서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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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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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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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1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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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1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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