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0시 16분, 바깥 기온은  22도 입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셨나요.^^

 

 습도가 높은 휴일이었어요. 비가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날씨가 그렇게 덥지는 않았던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더웠던 것 같은데, 오늘은 습도가 높아서 실내에 있으면 눅눅한 느낌이 많이 드는 날씨였어요. 오늘은 6월 마지막 날인데, 내일부터는 7월 1일이 되는, 그러다보니 올해인 2019년도 딱 절반이 지나가는 그런 날들이 오늘이었던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바빠서 그런 것들을 다 챙기면서 살지는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의미를 두고 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6월이 지난다는 것은 12월 말과 1월이 되는 시기와는 달리 어떤 행사가 없네요.^^

 

 장마가 시작되면서 실내는 많이 눅눅해졌습니다. 덥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오늘은 기온이 낮아서 그런거고,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더라도 아주 덥고 불쾌지수가 올라갈 것 같은 날씨예요. 벌써 자외선지수는 많이 올라갔습니다. 이제 여름이지, 하고 생각한지 벌써 조금 되었는데도, 아직 마음으로는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그런 것들이 조금 남았던 모양입니다.

 

 더운 날들이 이제 조금 더 많이 남았고, 계속 올 거고, 그런 거니까, 이제 겨우 이런 정도로 덥다고 하기에는 남은 날들이 많이 있지만, 처음 더위에 적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첫 더위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계속 덥지 않고 조금 덥다가 살짝 덜 덥다가 그런 날씨로 이어져야 할텐데, 그런 마음이 조금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인 26일 저녁에는 밖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간단한 가정식 같은 간단한 음식들이 나왔는데, 이것저것 조금씩 나왔어요. 돈까스도 있었고, 떡볶이도 있었고, 수프도 조금 있고, 뭐 그런 것들인데, 먹을 때는 맛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잘 기억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보니, 아 이런 걸 먹었어, 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솔직히는, 이렇게 많이 먹었어, 라는 것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날이 별로 없었는데, 그 날은 운좋게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서 먹기 전 그대로의 사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1. 주말 내내, 정리를 했습니다.

 

 늘 걱정이었습니다. 방안에 물건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나는 미니멀한 사람이 되고 싶을 뿐, 될 수 없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리고 통장 잔고와 반비례한다는 걸 아는데, 계속계속 사는 걸 계속하는 것 같은, 그런 것들을 바꾸지도 못하고 있었고요. 어떤 것들의 방향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때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불가능하다는 건, 어느 방향을 멈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 것부터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 지금도 그건 그렇습니다.

 

 어제가 아닌, 그 전의 토요일에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왔을 때, 우리 집에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조금 치우고 싶었지만, 정말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엄마도 하고 싶었지만, 물건의 주인(?)인 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우리집은 그동안 사서 모았던 저의 수많은 물건들로 가득했던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오래걸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알라딘을 포함한 인터넷 서점에서 온 택배 박스 몇 개 정도 버리고 정리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아주 간단하고 안이한 생각해서 시작했지만, 시작은 작고, 과정은 복잡해졌습니다.

 

 

2. 주말 내내,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렸습니다.

 

 많이 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년과 올해의 수험서와 프린트 자료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책장의 한 줄을 차지하고 있었던 대학학부시절의 전공서를 이번에 모두 버렸습니다. 그 책을 버리는데, 엄마가 아이구, 불쌍해라, 딱해라, 라고 하셔서, 잠깐동안은 누가 불쌍하고 딱한지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책장에 대기중인 책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래전 전공서에게는 작은 동정심도 남지 않아서 과감하게 던졌습니다. 그 책들은 이제 살 수도 없고, 구할 수도 없는, 어쩌면 도서관에도 많이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도서관에서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는데, ... 집에 너무 너무 많은 노트와 다이어리와 그외의 문구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앞의 몇 장을 쓰고 쓰지 않은 노트는 너무 많았고, 다이어리도 비슷했고 버리기는 아깝고, 그냥 두기도 별로인, 그리고 새로 산 것들도 엄청나게 많아서, 어느 책장에는 새로산 포장된 노트를 꽂아두면서 플라스틱 정리상자를 비우기도 하는 등, 일은 처음과 예상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박스에서는 2016년에 사서 한번도 보지 않고 끝난 문제집이 나왔고(있는 걸 몰랐습니다.) 어느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서는 5년 기한이 지난 문화상품권이 나왔습니다.

 

 이쯤되니까, 평소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의심스러워졌습니다. 매일 보이는데, 아는데만 정리를 했던거지, 이게 뭐야. 엄청난 기억력(?)과 함께 많은 것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는데, 감당하기 힘든 결과였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집안에 좋아하는 새 노트가 많이 생겼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3. 정리가 조금 끝나고 나서

 

 정리를 거의 끝낸 건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였는데, 그것도 엄마와 아빠가 엄청난 정리력을 보여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작은 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의기소침한 모습에 가까웠는데, 엄마가 오늘 진짜 정리 많이 잘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집은 정말 많이 넓어져서 소리의 울림이 달라졌습니다.

 

 매년 한 번씩 그만큼의 책을 버립니다. 수험서로 샀던 책들을 매년 그만큼 버리면서도 그게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지 잘 생각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런 것들이 비용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살 때 즐거웠던 수많은 노트 볼펜, 그런 것들도요. 엄마가 지나가면서 하신 말씀이지만, 제물건이 제일 많다고 하셨던 것이 진짜 그럴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니면 버리고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산다고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다보니, 자주 버리지 않아서 그런지,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버리지 않고 남겨두어서 집안에 물건이 너무 많아집니다. 가끔은 이런 걸 왜 두었지,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버리고 나니,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또 많이 살 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입니다. 우선 한동안은 집에 있는 것들을 먼저 써야겠어요. 쓰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더 빠르고, 새로 나오는 신상품 출시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그 점이 문제이긴 합니다. 당분간 우리집 문구점과 우리집 다이소와 우리집 편의점을 잘 이용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4. 주말의 마지막 정리는

 

 아마도 이번 주말 마지막 정리는 페이퍼 쓰기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의 보이는 정리를 하는 것도 잘 되지 않지만, 머릿 속 정리 역시 잘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어제가 아닌 그 전주의 토요일)에 시험을 보고 온 다음부터는 머리 속에서 어떤 사람 이름 같은 것도 잘 떠오르지 않는 정도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때는 정리를 한다거나 하기에는 적당한 시기는 아닌 것 같은데, 우리집은 지금 너무 엉망이라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고요.

 

 다음주는 되도록이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매년 그렇듯 조금은 시간이 걸립니다. 아쉽지만 그렇더라구요.^^;

 

 이제 1시간 가까이 남은 6월이 지나면 7월이 됩니다.

 6월의 남은 행운 있으시면 아끼지 말고 잘 쓰시고,

 7월에는 더 좋은 일들로 가득한 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기분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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