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1시 32분, 바깥 기온은 20도입니다. 오늘 낮에는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어요.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 페이퍼는 오후 3시 40분에 쓰기 시작했지만 첫번째 줄을 쓰고는 다시 쓴 시간은 그로부터 거의 8시간이 지난 11시가 넘은 시간이네요. 그 사이 뜨꺼운 햇볕이 있던 환한 낮은 조용한 밤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별일 아닌 소소한 많은 것들이 지나갔습니다. 늘 그렇듯이 별일 아니지만, 지나고 나면 시간이 어? 하는 그런 것들요.^^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았는데, 서울은 오늘 낮에 30도 가까이 될 거라고 했어요. 그늘 없이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제가 사는 곳에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밖에 있으면 더울 정도의 날씨는 되었어요. 오전이 거의 끝나가는 11시에 밖에 나왔을 때, 햇볕이 뜨겁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래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찬 음료를 마셔도 그렇게 많이 차갑지 않다고 느껴져서, 아 덥구나,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찬 음료 덕분인지, 그 이후에는 그렇게 덥지는 않아서 햇볕 더운 곳을 잠깐 지나가는 정도로는 많이 덥지 않았어요.

 

 바깥에 나오면 요즘은 에어컨이 있는 곳이 시원해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되어 있는 곳에는 오래 있기 차갑다는 느낌입니다. 아직 저희집에서는 선풍기도 나오지 않았고요, 에어컨은 조금 더 있어야될 것 같아요. 아직은 그래도 습도와 더운 기운이 실내로 많이 들어오지는 않고, 바람도 그렇게 뜨겁게 느껴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만, 곧 장마가 오고, 더 진한 진짜 여름이 곧 오겠지요. 지금도 낮에는 덥긴 하지만 아직까지 아침엔 차갑고 새벽이 되어 갈 떄는 이불 덮어야하는 그런 날씨도 함께 있습니다. 열대야만 아니라면 더운 날도 그래도 참을 만 할 것 같다는, 아직 오지 않은 여름 이야기를 조금씩 생각해봅니다.

 

 지난 월요일인 1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지난 봄에 벚꽃이 피었던 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빨간색에 가까워지는 검은 열매가 떨어져있었어요. 머리 위 높이 자란 나무를 보니 빨간색이 되어가는 열매가 조금씩 보였습니다. 너무 작아서 사진으로 보면 확대를 해서 찾아보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 보면 있긴 합니다. 그런 걸 보면서는 봄에 예쁜 분홍 벚꽃이 피었다는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요즘은 그런 상태가 되었습니다.

 

 

 1. 봄의 벚꽃은 나무에, 체리는 가게에.

 

 봄에는 벚꽃이 많이 피었는데, 이제는 열매가 떨어질 시기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벚나무인지 잊어버렸는데, 작고 까만 열매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그 아래에는 자동차를 주차하면 안된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 나무 아래를 지나면서 사진을 찍고, 봄에 벚꽃이 예쁘던 시절을 떠올려보지만, 제대로 생각나는 건 없고, 언젠가 바람이 불었을 때, 사진을 찍었지만, 눈앞으로 날아다니던 벚꽃잎 대신 빈공간 같은 사진이 찍혔던 것만 기억납니다. 나무에 있던 꽃들은 며칠이 지나면 바닥에 더 많아지고, 바닥에 연분홍색으로 덮일 때가 되면 벚꽃은 지나갑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일년정도 지나면 다시 돌아오고요.

 

 어느 나무 아래에 까만 열매가 떨어질 때, 그게 벚나무의 열매라는 것을 금방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체리"라는 광고를 하면서 검은빛에 가까운 붉은 체리를 차에서 팔고 있었습니다. 요즘 과일가게에 체리가 나오지만, 그건 체리지만, 나무의 그것은 체리라고 하기에는 조금 많이 달라서, 비슷한 꽃이 피었다는 것을 금방 떠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과일가게에는 요즘 수박과 참외가 많이 나오고, 여름 느낌이 된 지 오래지만, 체리도 있고, 산딸기와 다른 과일도 팝니다. 매번 조금씩 다른 과일이 보이는데, 지난주에는 용과도 있었어요. 먹어보지 않았다면 샀을 것 같은, 그러니까 페이퍼에 사진을 찍으면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모양으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계절은 봄에서 여름으로 계속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봄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닌 것만 같은, 올해는 그 생각을 계속 합니다.

 그리고 작년에서 올해로 오는 사이가 더 짧게 느껴져서 작년의 일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 여기까지 쓰고 12시가 넘었지만,

 그냥 쓰던 페이퍼니까 이어서 14일의 내용도 계속 쓰겠습니다. ***

 

 

 2. 매일매일, 인생은 왜 한번 뿐인거야?

 

 다시 여름이 되어가니, 작년의 여름이 조금씩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더워지면 언제나 작년 여름엔 말이야, 라는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이 많이 더웠기 때문에 충격이 큽니다. 여름만 그런 게 아니라 겨울도 추우면 오래 남습니다. 그런 걸 보면, 계절이란 나무에 나이테가 남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어떤 것이 남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난 봄을 생각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는데, 한 달 사이에 시간이 지난 건 잘 모르겠는데, 한달 사이의 얼굴은 시간을 정면에서 맞았는지 그 사이 많이 달라져있습니다. 시간이 옆으로 지나가야하는데, 통과해서 지나간 건지 의심스러워져서 찾아보았던 한 달 전에 찍은 휴대전화 사진도 그 때가 훨씬 나았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일년이면 그 한달이 12번이나 있으니까, 그정도 시간이면 달라지지 않을 것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매년 계절은 돌아오지만, 작년에 입던 옷을 입고 나서도 작년과 올해는 다릅니다. 어떤 것이든 그 때와는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언젠가 답이 보이지 않던 어려운 문제가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게 왜 문제인지 잘 모르게 되는 것, 그 때는 심각했지만, 지금은 심각한 그 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모두 시간이 그만큼 지나서의 일들인 것 같아요. 그 때와 지금은 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비슷한데 많은 부분 조금씩 달라졌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작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지나간 날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년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 때보다 더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의 차이보다 그 때와는 조금 달라졌다는 점이 미세한 차이가 작년과 올해의 진짜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일을 두고 생각할 때, 작년엔 잘 했던 것들을 올해는 잘 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또 작년에는 못했던 것들을 올해는 하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아파트도 1층과 2층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인테리어로 공간을 채우는 것처럼 올해와 작년이란 비슷한 자리를 돌아가지만, 어쩐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작년이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건 작년과 다른 생각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거예요. 하지만 아직 많은 부분은 거의 대부분 비슷해서, 오늘만해도 친구에게 "작년에도 이 때 그런 이야기를 했잖아",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졌습니다.

 

 목요일에 쓰기시작해서 금요일에 끝났습니다.

 거의 한시간의 절반은 목요일, 절반은 금요일이었어요.

 쓰다보니 이제는 진짜 금요일입니다.

 좋은 것들도 아쉬운 것들도 모두 지나간다는 것을 요즘 느끼는 날이 있습니다.

 모두 지나가리라, 라는 말을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과, 그리고 느끼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는 것 같아도, 또 모르는 날이 올 수 있기도 하고, 지금은 아는 것 같았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하나도 모르는 그런 상태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건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되는데, 많은 것들은 지나고 나면 결과가 되어서 고정됩니다. 그러니까 불확실하긴 하지만, 고정되기 전의 일들이 더 나은 때일지도 모르겠어요.

 가끔 사소한 것들을 고민하는데, 어느 날에는 그런 날들이 행복한 날들 같고, 또 어느 날에는 그런 날들이 마음에 안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잊어버리니까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게 더 많겠지요. 오늘은 오늘의 일들에 바빠서 그보다 먼 거리에서 생각해야할 전체의 일들을 보는 것은 하지 못하고 사는 건 아닐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가끔은 가까이 있는 것이 급하고, 우선 할 일들일 때도 있습니다.

 

 지나온 오늘 조금 전까지의 순간에는 별일 아니지만, 조금 힘들었어요.

 내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좋았던 것과 그렇지 않았던 것들도 모두 어제의 날들로 보냅니다.

 그리고 오늘은 오늘의 일들을 살아야겠습니다.

 

 이번주도 빠른 속도로 금요일이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기분 좋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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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4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15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