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38분, 바깥 기온은 19도 입니다. 밖에서 조금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는 밤이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햇볕은 뜨거운 오후를 지나, 언제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9시 뉴스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8시 조금 지났을 때는 저녁을 먹었는데, 그건 몇 시간 전의 일 같은데, 9시에서 9시 반이 지날 때는 아주 빠른 속도로 지납니다. 그게 참 이상해요.^^;

 

 조금 전, 그러니까 9시가 될 때, 알람을 맞춰 두었는데, 그 알람이 울림과 동시에 아주 빠른 속도로 끄기를 하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더 늦기 전에 페이퍼를 써야지 하고 테이블 위에 두었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더니, 어? 그 사이 뜨거운 커피에서 차갑지 않을 정도의 커피가 되었더라구요. 그러니까 시간이란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거구나, 이런 느낌 보다는, 아니, 편집된 것 같은데, 같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긴 내용을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그렇지 않으면 너무 긴 시간의 이야기가 보이니까요. 하지만 매일 매일의 일들은 그렇게 편집된 것처럼 빨리 지나가면 곤란한데. 그게 언제나, 비슷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시간을 대하는 마음인 거겠지요.

 

 늘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기를 바라지만, 가끔은 조금 빨리 지나갔으면 할 때도 있어요. 그러니까 기다릴 때는 지겨워서요. 하지만 그것도 어느 날 부터는, 그 사이에 다른 것들을 하지 않으면 그 시간과 시간 사이는 그냥 빈 공간 같은 채로 지나간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나서 부터는 기다리는 시간은 다른 것들을 채우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은, 조금은 달라진 생각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9시 반 되었을 때, 늘 페이퍼를 쓰는 미니 컴퓨터를 켰는데, 처음의 시작화면에서 계속 다음 화면으로 달라지지 않은 채, 몇 분이 지나니까,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어요. 조금 전에 삼십 분이 그냥 지날 때와는 또 다른 마음이 되어서요. 그래서 오늘 페이퍼는 못 쓰는 걸까 하는 초조한 마음이 들다가 안되면 휴대전화라도 쓸 수 있어, 같은 마음이 되고, 그 사이에 오늘 페이퍼 사진을 찾다보니, 운좋게 몇 분 뒤에 다음 화면이 나와서 어제와 같은 페이퍼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갑자기 당황하게 되는데, 늘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지는 않는다는, 익숙해져서 잘 모르고 사는 것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오후에 찍은 사진이예요. 오후 5시 조금 지났을 때에 찍은 사진입니다. 실내의 천장이예요. 하얗게 된 부분은 조명이 있는 부분이고요. 휴대전화에서 예측하지 않고 카메라로 찍었을 때, 가끔은 생각하고 찍은 것보다 괜찮은 사진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에도 우연히 찍힌 천장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만, 오늘 사진도 재미있었어요.^^

 

 

 1. 매일매일, 실은 별일 아닌 거겠지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까지,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 커졌어요. 어제는 전에 사 두고 읽지 않았던 전자책을 읽고 잤는데, 그 책을 읽고 나니까, 어쩐지 문제집을 이제 그만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이 되어서는 빈둥빈둥 하고, 점심은 대충 핫도그 하나를 먹고 다시 빈둥빈둥 할 예정이었습니다만, 늘 계획한대로 일이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아침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우리집 욕실이 왜 점심 먹고 나서는 청소가 필요한 상태로 보이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대충 청소를 하고,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는데 샤워호스를 놓치는 일이 생겼어요. 잠깐 사이인데 얼굴부터 시작해서 여기저기 가늘고 센 물줄기를 맞았습니다. 많이 차갑지는 않았지만, 순간 깜짝 놀랐어요.

 

 물을 맞고 나니, 잠시 멍한 기분이 되었는데, 눈을 깜빡거리면서 물이 내려가는 순간부터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음, 닿을 수 없는 머릿 속에 시원한 물이 지나가서 청소가 된 것 같은 느낌...? 은 아니고, 앞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물 덕분에 머리 안에 가득 담았던 것들이 없어진 것 같았어요.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그래서 대충 물을 닦고, 바로 도서관에 갔어요. 오후에 택배로 온 새 책 문제집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형광펜으로 줄을 그었습니다. 책을 많이 가지고 갔지만, 오후에 가서 그런지 한 권의 몇 페이지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무거워서 내일은 한 권만 가지고 와야지 하는 마음이 됩니다. 그마저도 전에 본 내용인데도, 새 책이라는 점이 있긴 하지만, 하나도 아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조금 그랬어요.^^;

 

 시험은 이제 3주도 남지 않았는데, 상태는 참 나쁘구나, 하면서 그런 걸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하지만, 그럴수록 더 하고 싶지 않아지는 마음이 됩니다. 나중에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시간이 있을 때는 처음에는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 같아도 점점 빠른 속도로 가속도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올해는 작년과는 또다른 방식이 됩니다.

 

 도서관에서 계속 집중해서 책을 보기 보다는, 조금 보고 다시 휴대전화로 손이 갑니다. 그러다 운좋게 저런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다지 필요없을 것들을 공부하듯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그런 걸 공부하는 건 아닌데, 그런 것들은 부담이 없고, 시험은 부담이 있으니까요.

 

 가끔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어요. 그게 좋을 때도 있고, 필요할 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생각 많은 날 보다는 단순하게 정리된 순간이 더 좋아요.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는 않고요. 오늘은 물을 한 번 맞으면서 운좋게 불필요한 생각이 사라졌지만, 다음에도 샤워호스의 마법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오늘은 좋았다는, 그런 기억을 일기 안에 남깁니다.

 

 어제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오늘만 되어도 잘 모릅니다.

 내일은 오늘의 기분을 그만큼 잘 모르겠지요.

 어느 날의 기억이라는 건 그런 것들 같아요. 조금 기억나고 많이 없어집니다.

 그래도 그렇게 지워가면서 살아야 공간이 생기는 거 아닐까.

 오늘은 그렇게도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이번주에는 목요일이 공휴일이라서, 내일은 살짝 금요일 느낌이 들 것 같아요.

 편안한 하루,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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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5 1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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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6 2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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