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금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0시 18분, 바깥 기온은 16도입니다. 오늘은 5월의 마지막날입니다. 편안한 금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저녁엔 바람이 조금 불었어요. 아주 세게 분 건 아니고요, 그냥 나무가 살짝 살짝 흔들리고, 창문을 열어두면 실내로는 서늘한 기온이 느껴지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해도 많이 길어졌어요. 7시 40분이 되었는데도 저녁 느낌이었는데, 조금 있으니까 막 해가 진 것 같았어요. 그래도 8시가 되었는데도 바깥이 아주 어둡지는 않았고요, 한 5분 정도 사이에 금방 조명이 꺼진 것처럼 밤이 되더라구요. 저녁을 먹으면서 바깥이 점점 어두워져서 검은 빛 속으로 옆건물의 색이 잠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 집의 불빛이 점점 밝게 보이는 것도 그 때부터이고, 바깥의 소리가 조금 더 잘 들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되는 것도 그 시기 같아요.

 

  8시 뉴스를 보면서 저녁을 먹었는데, 어떤 뉴스를 보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걸 본 것 같기는 한데도요. 요즘 제일 많이 나오는 뉴스는 헝가리의 유람선 사고에 관한 것입니다. 해당 사고와 관련있는 뉴스는 포털사이트에서도 속보라고 표시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에 비가 많이 내려서 유량이 늘고, 구조를 위해 애쓰는 많은 분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헝가리는 먼 나라라서 우리 나라에서 시차도 상당히 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떠난 여행길에서 큰 사고를 당하신 분들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많은 분들을 생각하며,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오늘 저녁에 찍어온 사진입니다. 아주 진한 빨강색에 검은 빛이 살짝 도는 장미였는데, 사진을 찍었더니 핫핑크 같은 색이 되어버렸습니다. 휴대전화의 사진은 가끔 밝게 찍히는 것은 좋은데, 가끔씩은 조금 다른 색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좋을 때가 많은데, 오늘은 조금 더 원래의 진한 빨간 색 그대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바람이 불어서 장미가 흔들렸어요. 아주 잠깐 사이에 많이 흔들리지 않은 상태로 운좋게 찍었던 사진입니다.

 

 

 1. 매일 매일,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지만.

 

 어제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으면서, 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것. 그러니까 그게 조금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복잡하게 생각하더라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그럴 때는 지금 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 되지, 하고 단순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이 되니까 다시 어제와 비슷한 모습의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마법은 어제 12시가 지나서 그냥 끝난 걸까요. 나는 신데렐라도 아닌데, 그리고 어제 마법이라고 하기는 차이가 너무 없는데.;; 하다가 이전 오늘에 썼던 글들을 읽었습니다. 그 때는 어쩐지 기운이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살고 있었던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때도 더이상은 못할 것 같아요, 하는 것들이 느껴졌지만, 그리고도 몇 년이나 더 비슷한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오후가 되어서는 갑자기, 이런 게 번아웃 그런 거 아닐까, 같은. 처음 같은데 자주 생각하는 크고 작은 진짜일지도 진짜가 아닐지도 모르는 시시콜콜한 걱정거리들을 떠올렸습니다. 날씨도 좋고, 집에 맛있는 간식도 있고, 기분 나쁠 일도 없는데, 왜 걱정이람. 하니까, 갑자기 조금 전의 그 많은 생각들은 그다지 쓸모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즐겁게... 적립금과 쿠폰을 모아 책을 샀습니다. (앗, 어쩐지 이상한 방향으로 부지런해지고 있어요.) ;;

 

 

 2. 이번주도 벌써 지나고, 이번달도 지나가고.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이번주도 오늘 저녁이 되고 보니, 주말의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늘 그렇듯 금요일 저녁엔 가장 마음 속에 계획이 많은 순간입니다. 물론 금요일 밤이 늦어지면 그런 것들은 현실에서 많이 멀어지지요. 다음 날이 되면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어집니다만, 금요일 저녁에는 그런 날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내일 하고 싶은 일들과, 주말에 하고 싶은 것들이 평일 5일 동안 다 해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하지 못할 것 같은, 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저녁을 먹고나서는 밀린 것들을 하기 싫어서 대충대충 하기 싫은 사람이 하는 여러 가지를 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엉망이 된 치우지 않은 방이 눈에 들어왔고, 공부보다 그게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리를 꼭 해야지 하면 그것도 하기 싫은, 오늘은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잘 하려고 하면, 그런 것들은 평소에 잘 해온 것이 아니라서 부담이 됩니다. 일년 동안 한 권정도 공부해야 할 분량의 책을 하루에 다 본다고 하면, 운좋게 볼 수는 있다고 해도, 일년 동안 공부한 것처럼 자세히 공부하거나 천천히 습득할 시간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럴 때는 그럴 때에 맞는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긴 한데, 늘 그렇게 미루면 일년은 나중에 하루가 되니까, 결국 처음에 느긋한 것의 몇 배로 나중에 급해지거나 포기하거나, 부담때문에 시작도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 것들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그런 것들은 늘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쉽게도요.^^;

 

 5월 마지막날입니다. 오늘까지 남은 적립금, 쿠폰 잊지말고 잘 쓰시고,

 내일부터는 6월입니다.

 6월에는 5월과는 또 다른 날씨와 시간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장마가 오기 전에는 이불을 세탁해야 한다는, 오전에 들었던 엄마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아주 대단한 것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반복되는 소소한 것도 많은 것만 같습니다.

 

 5월 한 달 열심히 사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6월엔 더 좋은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즐겁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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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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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2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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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0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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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2 1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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