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전 7시 35분, 바깥 기온은 18도 입니다. 살짝 흐리지만,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 밤에 비가 오는 소리 들으셨나요. 아주 크게 들리지는 않았는데, 밤사이 비가 내려서 오늘 아침에는 조금 더 습도가 높고 시원한 느낌이 들어요. 어제보다 겨우 1도 낮다는데도 그렇습니다. 어제는 덥고, 습도가 높고 바람도 없어서 한여름 더위가 온 것 같았는데, 오늘은 조금 나을 것 같은, 그래서 다행인 것만 같아요.^^

 

 요즘 날씨가 이상고온처럼 급하게 여름이 되는 느낌이예요. 봄이라고 하기엔 전반부는 추웠고, 후반부는 더운, 그러니까 잠깐 사이에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된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사이에 벚꽃도 피었고 목련도 피고, 개나리 노란 시절도 있긴 했네요.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그런 시간들은 이미 4월이라서 그런지, 아주 오래 전 같은 느낌이 조금 들어요. 아니면 아주 짧았다거나.^^;

 

 어제는 날씨가 더워서 집 앞 나무에 늦게 핀 예쁜 핫핑크 컬러의 철쭉이 오전에는 생생했는데, 오후가 지나서 보니까 시들시들해졌어요. 요즘 날씨가 갑자기 더워진 이후로 갑자기 화단의 예쁜 꽃들은 빠른 속도로 시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덜 덥거나,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꽃이 시드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요즘 날씨엔 사람도 더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요즘 습도가 높아서 더 덥게 느껴져요.^^

 

 

 어제 오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어느 백화점 앞에서 이런 조형물들이 있어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는 앗, 나도 찍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크게 네 장 찍었습니다. 요즘 영화가 개봉해서 인기있는 아이언맨과 트랜스포머에 나왔을 것 같은 로봇,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상당히 큰 크기였어요. 성인 남자의 평균키보다 클 것 같았습니다. 서로 다른 포즈를 하고 광장에 있었는데, 사진찍는 분들이 많았어요. 스파이더맨의 그물은 벤치와 이어져있어서, 두 사람 있다면 번갈아 벤치에 앉아서 사진찍어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어제는 시내 서점에 갔었어요. 오랜만에 햄버거 세트도 먹었고, 로드샵 화장품 가게도 구경했고, 대형문구점에서는 새로 나온 펜을 샀고요, 다이소에서는 스프링노트랑 마스킹 테이프 같은, 집에 오면 이걸 왜 거기서 샀지? 할 것 같은 것들을 사서 커다란 비닐봉지에 넣고 들고왔어요.

 

 처음에는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어요. 도서관 가기도 귀찮았지만, 더 멀리 있는 서점에 버스타고 가는 건 그보다 조금 더 귀찮았는데, 그래도 가면 좋을거야, 하는 마음으로 살살 달래듯 갔습니다. 서점에 갔을 때는 빨리 집에 가서, 빨리 어떤 걸 하고, 그런 것들이 머리 속에 가득했는데, 달라진 건 햄버거를 파는 프랜차이즈 가게에서부터였어요.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 사이에서 햄버거를 먹다보니, 어쩐지 제 마음도 어린이처럼 된 것 같았거든요. 한달 뒤에 시험이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웠던 저와 달리,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보이고 즐거워보이더라구요. 그리고 햄버거도 맛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그 다음부터는 어쩐지 놀이공원이나 유원지에 소풍온 사람처럼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늘 어떤 걸 해야하고, 어떤 것을 빨리 해야하고, 잘 해야하고, 그런 것들이 마음을 늘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조금은 낯선 그리고 잊어버렸던 즐거움 같았어요.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아니, 조금은 이상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그렇게 멀리 있는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몰랐네.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오늘이 되어 생각하니, 그게 왜 좋았지? 하면 설명은 못하겠어요. 그건 어제의 느낌이고 오늘은 조금 다른 건가봐요.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요. 어제의 일들은 어제 찍은 사진을 보니까 다시 조금 생각나는데, 저 사진을 생각하면, 어쩐지 어제 다녀온 곳이 테마마크 같은 데 같은 기분이 됩니다.^^;

 

 요즘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고 있었는데, 어제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을 것 같은, 아니면 필요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매일 열심히 사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늘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목표를 설정합니다. 가끔은 그런 것들이 부지런함의 에너지가 되지만, 때로는 부지런함에 대한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무게가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조금 무거웠던 것 같았어요.^^;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앞부분의 페이퍼를 쓰기 시작했는데, 뒷부분을 쓸 때가 되어서는 여러번 고쳐쓰다보니,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썼어요. 아침을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아침엔 비가 와서 시원한데, 오후에도 시원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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