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8시 25분, 바깥 기온은 23도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 뉴스에, 주말 날씨는 다시 많이 더울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틀 전인 목요일에는 태풍이 오기 직전이라서 무척 덥고 습도도 높았는데, 태풍이 지나가면서 어제는 비도 조금씩 내리고, 그리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전날과는 많이 다른 날이었어요. 그렇지만 오늘은 다시 더워질 거라고 해서, 아아 그렇겠지, 한 35도 이상 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오늘도 기온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다음주의 날씨를 보았는데, 지난주 더운 시기보다 거의 10도 가까이 내려간 것 같은 온도였어요. 낮 최고 기온이 30도가 되지 않고, 최저기온은 21도에 가까운 날씨라는 것을 보니까, 갑자기 왜 이렇게 달라지는 걸까, 같은 기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지는 것들이 어느 날에는 좋고, 어느 날에는 조금 좋지 않고. 매번 같은 기분은 아닌 것 같아요. 이제는 더운 날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고(물론 지난번처럼 폭염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평년의 기온이 이 정도 되는구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년 돌아오는 이 시기의 기온보다 높으면  더운 거고, 이 시기의 기온보다 낮으면 서늘한 편이라는 어쩌면 간단한 숫자로 표시되고 정리되는 것이기는 한데, 실제로 체감하는 것들은 조금 다릅니다. 매일 31도 가까이 되던 실내에서 있다보면 에어컨이 돌아가면 30도가 되고, 그리고 다시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시원해지면 29도 였는데, 이제는 바깥의 기온이 23도 정도 된다고 하니까,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오는 것만 같은,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조금만 천천히 달라진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니지 그래도 16일에서 23일까지는 거의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 하는 생각도 해보고, 그리고 다시 더워지면 아 오늘은 정말 너무 더워, 같은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바람이 차게 느껴지면 그것도 조금은 불편해지는, 익숙해질만 하면 달라지는 것만 같습니다. 올해의 제일 더운 날은 아마 8월의 첫 주 3일이었을 것 같지만,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까, 다른 날들의 더운 것들은 많이 관대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온이 내려가서 좋을 것 같았는데, 더운 날씨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조금은 추운 느낌이 드는 저녁입니다.

 

 

  매년 이 나무에는 무화과 열매가 열렸지만, 조금만 커져도 금방 사라지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나무에 열린 작은 열매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가 생기면 조금 있으면 없어지곤 했는데, 올해는 계속해서 늘어가는, 무화과도 한 나무에 많이 열리는 거구나, 같은 생각이 들만큼 작은 동그라미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일 가게에 있는 것처럼 맛있을 때까지는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보면 하나둘 많아지는 것들이 보기 좋습니다. 봄에 잎이 조금씩 생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다시 앙상한 나무가지만 남아서 겨울을 보내고 다시 잎이 돌아오는 반복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한 해가 길 것 같은데,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작년의 기억이 선명한 것도 아니면서 바로 조금 전 같을 때가 있는 것처럼, 비슷한 것들을 지나갈 때는 오래 전의 일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갸끔 그럴 때가 있어요. 사소한 것들이 잘 풀리는 날이 있고, 사소한 것들부터 잘 풀리지 않는 날. 어느 날에는 사소한 것들은 잘 될 때도 있고, 예상과 다를 때도 있지만, 그렇게 신경쓰이지는 않는 날. 잘 되거나 잘 되지 않거나에 예민해지는 날이 있고, 잘 되어도 잘 되지 않아도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되는 날이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에는 잘 하려는 마음이 공간을 가득 채워서, 실제로 잘 할 수 있어야 하는 것들을 담을 공간이 없을 때도 있어요. 어떤 것들 잘 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아지면 진짜 필요한 것들을 담지는 못하는, 여행 가방안에 꼭 필요한 것들을 넣어야 할 때,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이것저것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담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들때도 있어요. 하지만 늘 그런 것들은 아니어서, 때로는 평소보다 훨씬 과감하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잘 고를 때도 있습니다.

 

 가끔씩, 그 때는 잘 모르고 지나왔는데, 조금 지나서 아차 그게 그럴 게 아니었는데, 그런 기분이 들면 조금씩 기분이 불편해집니다. 다시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거라면 돌아가도 되는데, 시간은 그럴 수가 없네요. 가끔은 다른 것들보다 시간이 가장 어려운 조건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루에 많은 시간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그런 기분이, 자주 들거든요. 부지런하거나 부지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것들이 많은 날이 있는 거겠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가끔은 조금 씁쓸한 기분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남은 시간이 적으면 그런 것들을 씁쓸해할 시간도 없어집니다. 누군가는 너무 바빠서 그런 것들 좋아할 지도 모르지만,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씁쓸한 맛을 다시 꺼내오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게 아무 생각이 들지 않게 계속 바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좋을 것 같지 않아서요. 짧은, 아주 잠깐의 여유, 그러니까 아주 급해도 다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처럼, 너무 바빠서 라는 말을 하면서 정신없이 사는 것보다는 똑같이 바쁘더라도 조금만이라도 더 침착해지고 싶습니다. 잘 되지는 않는 걸보니, 급할 때 침착한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그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거든요.^^

 

 이번 주말에 다시 더운 날씨가 되어도, 지난주만큼 덥지는 않을 것 같아요.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것 같아서, 오늘 낮에 입었던 짧고 시원한 옷은 차갑습니다.

 시원하지만, 춥지 않은 기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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