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과 흥정의 기술 - 절대 손해 보지 않는 마력의 흥정 테크닉 50
스티븐 바비츠키 & 제임스 맨그래비티 Jr. 지음, 유지연 옮김 / 타임비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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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라는 단어를 조금은 가깝게 접하게 됐던 것은 과거 1998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네고시에이터(The Negotiator)》였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협상가가 등장하고,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는 <협상>과 <흥정>이라는 두 개의 명제가 공존하는 동시에, 서로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서 한 손에는 물과 한 손에는 불을 들고 서로 대립한다.

 

 

 

『협상과 흥정의 기술』의 원제는 <Never Lose Again>이다. 제목대로, 거시적이고 큰 범주의 주제가 아니라 저자의 글대로 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실전공략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게 또 흥미롭고 재미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란 속담과 꼭 맞을 정도니까. 고로 가슴팍에 단도 하나를 지니고서 상대방의 의표와 허점을 찔러 실제로 이기는 방법(never lose again) 그 자체나 마찬가지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 「여긴 정가제인가요?」나 「할인되나요?」라는 질문에는 Yes와 No밖에 나올 대답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얼마까지 해주실 수 있나요?」란 질문에는 어떨까. 이 말에는 이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첫째, 나는 흥정을 할 겁니다, 기브앤테이크니까 당신이 따라줘야 이 거래를 시작할 겁니다, 라는 의사를 정확히 전달해준다. 둘째, 상대로 하여금 얼마간이라도 할인의 여지가 있다고 즉각 인정하게 만든다. 그럼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상대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보자. 첫째, 대답을 피할 방법이 없네. 둘째, 못 깎아준다고 하면 안 살 텐데. 셋째, 사실 한 푼도 못 깎아준다는 말은 거짓말이지, 저 사람도 아마 알고 있을 거야. 넷째, 안 된다고 했다가 나중에 번복하면 오히려 불신만 초래하는 셈이야. 다섯째, 제일 좋은 전략은 정직하게 대답하는 거야……. 그래서 이 『협상과 흥정의 기술』은 거시적인, 그러니까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고도 생각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우리는 국가 간의 협상이나 옷 한 벌을 살 때도 흥정을 하고, 또 회사원들이라면 연봉 협상도 있지 않나. 그래서 인생은 협상과 흥정의 연속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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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ㅣ 펭귄클래식 32
너새니얼 호손 지음, 김지원 외 옮김 / 펭귄클래식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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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눈치 받는 임신한 여사원처럼 가슴에 주홍 글자를 안고 사는 이들은 너무나도 많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던가. 딤즈데일 목사와는 달리 놀라운 정신력을 유지한 헤스터의 마지막은 ‘그럼에도 살아간다’이다. 

 

어른이 되면 그런 게 저절로 가슴에 달라붙지 않을까? (펄의 대사, p.243) 

 

발칙하게만 보이는 펄의 이 한마디는 『주홍 글자』를 관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의 로버트와 프란체스카처럼 아름답고 쓸쓸한 결말은 아닐지라도 ‘모든 인간의 주홍 글자’를 보여주기 위해 호손은 소설 속의 헤스터에게 분주하고, 강하며, 신비스러운 사명을 부여했다. 이러한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사명은 다시 한 번 펄의 대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말장난처럼 한마디를 덧붙이자면 주홍빛 A는 폭력적 사회를 대변하는 이미지에서 아서(Arthur) 딤즈데일의 A를 거쳐 아우라(Aura)의 A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로저의 역할이 보여주는 딤즈데일에의 가히 악마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파멸적 시선으로 인해, 그와 헤스터의 불륜에서 다소간 동정과 연민의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점에서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느껴지지 않았던 조금은 억지스런 미화도 엿보인다. 로저가 영화 《밀양》의 신애(전도연)처럼 기막힌 일을 당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인가? 그의 시선으로는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작태가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것이 아니던가? 이런 면에서 나는 로저의 시선으로 해석되는 『주홍 글자』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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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직설』(한겨레출판, 2011) : 소설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책으로 선정되었던 소설이 인문 분야와 바뀌어 오배송되는 바람에 받은 책이다. 그러나 반송하고서 선정된 소설을 다시 받아올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한겨레 연재 당시부터 <직설>이란 꼭지를 빼놓지 않고 읽어보았고 언젠간 책으로 엮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내가 생각한 대로 출간이 되었기에 반갑기도 하고 또 다시 한 번 읽어보고도 싶었기 때문이다. 왠지 난자하고 난자당하고, 까발리고 까발려지는 느낌. 9기 신간평가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이 원래의 소설 분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간평가단을 통해 읽었던 모든 소설보다도 나는 이 『직설』을 최고로 꼽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언제나 즐겁다. 거기에 무상으로 읽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때로는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책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재미없는 책'은 있지만 '나쁜 책'은 없다는 생각 하에 또한 즐겁게 받아들였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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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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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에 <직설>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신문 오리기를 중단했다. 분명 책으로 묶여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당연히, 기어코, <직설>은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걱정이 생겼다 ㅡ 판금 당할까 봐이다. 이런 걱정 자체가 걱정인 건가? 한겨레도 이젠 그렇고 그렇다는 비판(혹은 비난)이 극에 달해 있을 때 생긴 꼭지라서 그런지 처음부터 굉장히 관심이 많이 갔던 게 사실이고 또 흥미롭게 읽었었다. 물론 초반엔 '놈현 관 장사'로 한 대 얻어맞긴 했지만 일단 이만큼이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나는 벌써부터 <직설> 이후를 기대한다. 한겨레 <직설> 차기 버전이 나온다면 <세치 혀>가 좋겠다. 어디서 세치 혀를 놀리느냐, 할 때 그 세치 혀. 그러면서 자꾸 세치 혀 놀리지 말라고 말 못하게 하는 꼴*들에게 발기된 페니스처럼 그 혀로 찌르는 거다 ㅡ 그 때도 책으로 나온다면 판금만 당하지 말기를. 어쨌든 고상한 척하지 않고 저잣거리 말로 풀어냈기에 직설이 완성될 수 있었고 진행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직설>이라 할 수 없겠지. 목 뻣뻣한 계몽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깨에 잔뜩 힘을 준 헤게모니의 당사자들도 아니니. 뭔가 업그레이드된 난장판과도 같다. 어쩌면 『호모 레지스탕스』(해피스토리, 2011)의 구어체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걸 어떻게 리뷰란 형식을 빌려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그 <곧은 혀>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할밖에. 기득권에 반항한다고 해서 모든 게 곧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그물 국가>이기에 이것은 충분히 곧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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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조명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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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 또 거짓말, 혹은 어쩌면 진실. 간단한 작품의 정보를 알았을 때는 누쿠이 도쿠로의 『우행록』과 비슷한 방식인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물론 비슷하다. 그러나 누쿠이 도쿠로가 퍼즐을 맞추듯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돌진했다고 하면, 알베르토 망구엘의 작품은 어느 쪽도 아니다. 진실을 밝혀내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세상)이 지니는 필연적이고도 치명적인 절대성의 결핍이라고 본다. 그래서 독자는 진실에도 도달할 수 없으며 거짓에도 다가설 수 없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거짓말쟁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듯이, 반대로 진실을 말했다고 해서 그 이후의 모든 것들이 다 진실일 수는 없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그 평행선의 사이에 서 있다. 「아무리 증언들을 재편성해보고, 그것들을 다듬거나 뒤적여보아도, 다른 것들과 잘 맞지 않는 하나가, 정확한 버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 대해 넘치거나 모자라는 하나가 항상 있다.」(p.341) 그래서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는 이 문장 하나로 압축될 수 있다. 

 

때때로 애매모호하거나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은, 분명 한 번 더 읽어 봐야 한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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