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그나마 방구석에 꽂힌 책들 중

열린책들의 책들이 가장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그런지 열린책들이 아예 책장 하나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다.

2 x 5 짜리 책장 중 여덟 칸을 '알박기'하고 있는 오픈북스.

그 와중에 고리끼의 『어머니』 89년 판본의 노란 책등이 왠지 멋들어짐(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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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2-0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꽂이 하나는 열책 전용이군요. 오래된 판본도 정겹네요

그레코로만 2016-02-09 10:50   좋아요 0 | URL
나머지 칸들도 열책으로 꽉꽉 채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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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말 그대로(서지정보대로라면) 의학의 초기 혁신부터 바이오 제약의 최전선까지 망라한 현대의학사. 현대의학의 번영과 발전뿐 아니라 쇠퇴양상과 실패 역시 다루고 있다.


<왜 하이데거를 범죄화해서는 안 되는가>
지젝의 짧은 글 여섯 편. 하이데거와 나치, 시리아 난민, 자본주의 등의 여러 가지 주제를 이야기한다. 짧고도 긴 독서가 될 듯.


<성화>
성화(sexuation). 라캉 등을 인용하면서 성적 역할과 성차, 각각의 지위가 갖는 특수성을 다룬다. 정녕 '성 관계는 없는 것'인가?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

'반 고스' 대신 '판 호흐'라는 명칭을 선보이는 그의 평전. 기존 고흐(호흐)에 관한 신화적 이미지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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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 조선 최고의 과학자
조선사역사연구소 지음, 김광일.송윤선 사진 / 아토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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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전에서 장영실의 이름을 딴 과학 정보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 박테리아부터 첨단 IT 기술까지 과연 장영실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국내에 장영실 과학관, 또 해외 루마니아에 한인 기업가들이 성금을 조성해 장영실 교실이란 것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았다(갑작스러운 이야기일지라도, 과거 5만 원 권 지폐가 만들어지면서 장영실 정도의 얼굴이 새겨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어릴 적 그 많던 위인전 속에서나 읽었던 장영실. 이제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다. 당연히 분량도 많아지고 내용도 늘어나니 그때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아산 장씨로 태어났고 동래의 관노 출신이라는 점보다 더 확실한 것은 그가 남긴 업적인데, 책에는 그 업적이 발휘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무엇보다 장영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세종일 것이다. 신분의 귀천으로 인해 관직과는 거리가 먼 장영실이었으나 세종이 늘 강조했던 것은 바로 득인위최(得人爲最), 바로 인재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시의 신분을 초월한 인재등용 방식은 지금 생각해도 파격적인 처사라 여겨질 수밖에 없다. 다소 극적인 비유이긴 하나 인턴이나 신입사원이 능력을 인정받아 어느 날 벼락처럼 회사의 임원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그가 남긴 발명품은 백성을 위하고 실용적인 것들이었으며 세종이 남긴 한글 또한 식자층을 대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통치권자가 인재를 알아보고 등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다룬 책이나 매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현실에 빗대어보면 그런 차이점을 더 크게 느낄 수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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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학습혁명 - 어떻게 배울 것인가 마음챙김
엘렌 랭어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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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적으로 여학생들은 ‘참한 소녀’가 되라는 가르침을 받는데, 이는 ‘들은 대로 고분고분 따라 하라’는 말과 같다. 반면 ‘멋진 소년’이라는 말에는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지는 말라는, ‘명령한다고 그대로 행동하지 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p.36) 랭어가 제시하는 전형적이고 너무나도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사례다. 이러한 절대적 형식이랄까, 관습이랄까, 즉 일종의 학습이란 것은 자연스레 유형화 과정을 만들어 우리 생활의 윤활성을 없애버리곤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의미한 사례. 바로 놀이가 일이 될 때다. 나는 이것을 직업과 연관시켜 보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오늘날 본인 스스로가 어릴 적 꿈꾸었고 현재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사실과도 어울린다. 반대로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처음엔 당연히 일을 놀이처럼 여기고 진취적으로 본인의 직업을 대할 텐데, 그것이 점차 즐거움뿐 아니라 일정 성과 또한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기 시작하면 곧 놀이가 일이 되어버리는 과정 위에 놓이게 된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놀이가 슬슬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랭어는 이렇게 말한다. 일이란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즐겁다거나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따라붙는 평가가 그러한 가정을 이끄는 것이라고. 그러므로 거의 모든 활동이 일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중 상당 부분을 즐거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건 아닐 테지. 나는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는 말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 나 자신이 아닌 내 외부에서 내려지는 평가가 애초엔 없던 불안감마저 만들어낼는지도 모른다. 마음챙김과 마음놓침. 다소 생경하기도 한 용어를 우리에게로 데려 온 랭어. 교육과 학습과정의 함정과 정답이라는 환상을 전혀 다른 오답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다르게 상상하는 방법을 전하며 자기인식을 촉진하게끔 만드는 마음챙김의 어머니. 이 책은 그러한 학습에 관한 거짓 통념들과 그것을 깨려는 노력으로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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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 수업 - 삶의 길목에서 다시 펼쳐든 철학자들의 인생론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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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칭찬에 순간적으로 춤을 추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비난에 한없이 절망한다. 책을 시작하는 페이지에 대문짝만한 활자로 적힌 문구다. 당연하게도 주어는 우리(나)로, 철학자 안광복이 전하는 삶의 쓰다듬음. 칸트가 됐건 니체가 됐건 플라톤이 됐건, 그들의 행적을 좇아 그대로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잠시 귀 기울일 만한 조언 정도는 될 수 있겠다. 네가 하려는 바가 마치 자연법칙처럼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게끔 행동하라. 칸트가 이렇게 말했단다. 이어 칸트를 다시 한 번 인용하는데, 거짓말을 해서 돈을 빌리는 경우이다. 설사 내가 이익을 얻는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해도 괜찮은지 말이다. 내가 하려는 행동을 다른 사람들 모두가 한다고 상상해보면 정말이지 끔찍할 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얽히고설키는, 그래야만 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이렇게까지 자괴감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은 사실이나 오로지 산술적으로 차갑게 돌이켜보면,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없는 경우 아마도 그 사람과는 더 이상 만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야기는 달라지는 거다. 뒤이어 이어지는 칸트의 또 다른 말. 다른 사람들을 수단일 뿐 아니라 항상 목적으로 생각하고 대하라. 현재는 짧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과거는 확실한가? 제대로 삶을 가꾸고 싶다면 과거를 곱씹어보아야 하는가? 세상만사 한풀이하듯 가만히 앉아서 관조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건가? 내게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이 끝나기 전에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있다. 원래는 내 몫이었던 일에 대해서 말이다. 나와 그/그녀/와의 관계.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로부터 이해받는 것. 우리가 우리 각자를 보호하고 다른 사람까지 보호하는 것. 이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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