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학습혁명 - 어떻게 배울 것인가 마음챙김
엘렌 랭어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반적으로 여학생들은 ‘참한 소녀’가 되라는 가르침을 받는데, 이는 ‘들은 대로 고분고분 따라 하라’는 말과 같다. 반면 ‘멋진 소년’이라는 말에는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지는 말라는, ‘명령한다고 그대로 행동하지 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p.36) 랭어가 제시하는 전형적이고 너무나도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사례다. 이러한 절대적 형식이랄까, 관습이랄까, 즉 일종의 학습이란 것은 자연스레 유형화 과정을 만들어 우리 생활의 윤활성을 없애버리곤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의미한 사례. 바로 놀이가 일이 될 때다. 나는 이것을 직업과 연관시켜 보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오늘날 본인 스스로가 어릴 적 꿈꾸었고 현재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사실과도 어울린다. 반대로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처음엔 당연히 일을 놀이처럼 여기고 진취적으로 본인의 직업을 대할 텐데, 그것이 점차 즐거움뿐 아니라 일정 성과 또한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기 시작하면 곧 놀이가 일이 되어버리는 과정 위에 놓이게 된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놀이가 슬슬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랭어는 이렇게 말한다. 일이란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즐겁다거나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따라붙는 평가가 그러한 가정을 이끄는 것이라고. 그러므로 거의 모든 활동이 일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중 상당 부분을 즐거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건 아닐 테지. 나는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는 말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 나 자신이 아닌 내 외부에서 내려지는 평가가 애초엔 없던 불안감마저 만들어낼는지도 모른다. 마음챙김과 마음놓침. 다소 생경하기도 한 용어를 우리에게로 데려 온 랭어. 교육과 학습과정의 함정과 정답이라는 환상을 전혀 다른 오답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다르게 상상하는 방법을 전하며 자기인식을 촉진하게끔 만드는 마음챙김의 어머니. 이 책은 그러한 학습에 관한 거짓 통념들과 그것을 깨려는 노력으로 그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