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 수업 - 삶의 길목에서 다시 펼쳐든 철학자들의 인생론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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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칭찬에 순간적으로 춤을 추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비난에 한없이 절망한다. 책을 시작하는 페이지에 대문짝만한 활자로 적힌 문구다. 당연하게도 주어는 우리(나)로, 철학자 안광복이 전하는 삶의 쓰다듬음. 칸트가 됐건 니체가 됐건 플라톤이 됐건, 그들의 행적을 좇아 그대로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잠시 귀 기울일 만한 조언 정도는 될 수 있겠다. 네가 하려는 바가 마치 자연법칙처럼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게끔 행동하라. 칸트가 이렇게 말했단다. 이어 칸트를 다시 한 번 인용하는데, 거짓말을 해서 돈을 빌리는 경우이다. 설사 내가 이익을 얻는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해도 괜찮은지 말이다. 내가 하려는 행동을 다른 사람들 모두가 한다고 상상해보면 정말이지 끔찍할 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얽히고설키는, 그래야만 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이렇게까지 자괴감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은 사실이나 오로지 산술적으로 차갑게 돌이켜보면,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없는 경우 아마도 그 사람과는 더 이상 만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야기는 달라지는 거다. 뒤이어 이어지는 칸트의 또 다른 말. 다른 사람들을 수단일 뿐 아니라 항상 목적으로 생각하고 대하라. 현재는 짧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과거는 확실한가? 제대로 삶을 가꾸고 싶다면 과거를 곱씹어보아야 하는가? 세상만사 한풀이하듯 가만히 앉아서 관조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건가? 내게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이 끝나기 전에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있다. 원래는 내 몫이었던 일에 대해서 말이다. 나와 그/그녀/와의 관계.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로부터 이해받는 것. 우리가 우리 각자를 보호하고 다른 사람까지 보호하는 것. 이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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