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내 입에서혀 대신 소나무 가지가튀어나오는 걸 보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 목구멍 안쪽에서까마귀가 까악까악우는 걸 듣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가 입을 열 때스며 나오는 달빛을 보지 않아요. - P12

아이들은 내가 저희들처럼 말하지 않는다는 것에만 귀를 기울여요.
아이들은 내 얼굴이 얼마나 이상해지는지만 봐요

내가 얼마나 겁을 먹는지만 봐요.
내 입은 꼼짝도 하지 않아요.
내 입은 아침의 그 낱말들로 가득 차 있어요. - P14

배 속에 폭풍이 일어난 것 같아요.
두 눈에 빗물이 가득 차올라요. - P22

아빠는 내가 슬퍼하는 걸 보고 나를 가까이 끌어당겼어요.
그러고는 강물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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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죽은 자는 아무 말도 들을 수 없고, 아무것도 느낄 수없기에 사후의 명성 따위는 당사자에게 가치가 없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우리는 죽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죽은자신에 대해 슬퍼할 자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리하여 장자도,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도, 세네카 LuciusAnnaeus Seneca도, 루크레티우스도 입을 모아 말했다. 살아 있지 않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한다면, 태어나기 이전도 슬퍼하거나 두려워해야 한다고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바위 위에 누군가 죽어 있다면, 그 죽은 사람보다는 차라리 바위가 더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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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만 악어로 표현한 것은 작가의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악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점은 여성의 관점이 충분히 보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성 또한 특정 이미지로 표현했다면 이 만화는 중립적인 관점에서 그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중립적인 상태에 있지 않다.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 여성도, 그것을 그림으로옮긴 작가도, 그것을 읽는 남성 독자 혹은 여성 독자도 아니면 하나의 성으로 명백히 구분할 수 없는사람도. 하지만 그들 역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따라서 내가 봤을 때,
아무도 중립적이지 않으므로 중립적인 입장을 갖는 체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중립적이지 않은 우리가 자신에게 조건으로 주어진 제약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자기는 ‘자기 자신‘이며, 외부의 조건에 영향을 받거나 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는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 P156

여성이 발언권을 얻기는 어렵다. 사회는 남성에게만 발언권을 주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화든 허구든 간에) 어떤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흔히 남성이다. 특별히 여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 이야기가 아니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여자 친구, 누군가의 엄마등으로서의 여성일 뿐이다.) 마치 모든 문화가 남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듯하다. 한편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한다. 이야기의 의미를 파악하려면 그 속에 깊이 들어가야 하므로 감정이입은 필수적이기도 하다. 이야기에 직접 들어가서 자기도 그곳에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여성은 곧잘 남성 등장인물에 자신을 동일시할 수밖에 없다. 내가 어렸을 때 ‘젤다‘라는 게임이 유행이었다. 여자들은 링크라는 인물을 자기라고 여겼다. 링크가 구해줘야 하는 공주님이 아니라. 왜냐하면, 게임 속 주인공은 링크였고, 공주님이 되는 건 별 볼 일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주인공이영웅이고, 그 영웅은 링크라는 ‘소년‘이었으니까.
- P158

만약 이 만화가 중립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했다면, 남성 독자는 남성인물과 동일시하고 여성독자는 여성인물과 동일시하려고 하는 경향이 매우 컸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성과 여성 간의 전쟁‘ 이일어날 뿐이다. 왜냐하면, 남성 독자는 자신과 동일시한 인물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애를 쓸 것이고, 여성 독자는 희생자에 자기를 투영할 것이기 때문이다(비록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 인물과 동일시하는데 더욱 익숙하지만).
- P159

여성의 관점에서는 남성이 좋은 남자와 공격자,
이 부캐 두 가지 범주로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이 두 범주는 종종 서로 만나고, 섞이고,혼동된다. 모든 남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범주에서 저 범주로 순식간에 옮겨갈 수 있다. 거리에서 마주친 남성, 남자 친구, 남편, 친오빠………. 얼마나 많은 여성이 주변인에게 강간당해왔는가?
『악어 프로젝트에서 한 여성의 끔찍한 경험담을 보자. 흔히 일어나는 애인의 강간은 악어의 다음과같은 속삭임으로 끝난다. "고마워. 아까 정말 끝내줬어." 그러나 이 남자가 그저 비열한 놈, 강간범이기만 했다면 여성이 그와 사귀었을까? 모든 악어가 어느 순간에는 좋은 남자로 바뀔 수 있으므로 반대로 모든 좋은 남자는 악어가 될 수 있다. 모든 남성은 잠재적으로 독재자다. 실제로 우리가 어떤범주의 남성을 상대하는지 모른다는 의미에서 남성은 모두 약탈자로 보일 수 있다. 또한, 특권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기 바라는 게 인간이기때문이다.

- P160

여성에게 공공장소는 위압, 성적 대상화, 폭행의 장소다. 약 2년 전부터 일반 대중은 페미니스트운동이 40년 이상 주목해온 이 문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여러 포럼에 올라오는 논의 글을읽다 보면 이 문제가 특정 사회집단에만 연관되어 있거나 단순히 소수 남성의 어리석은 짓일 뿐이라는 주장을 보게 된다. 하지만 거리에서 당하는 성폭력은 새롭게 나타난 현상도, 인간 본성의 어쩔 수없는 한 면도 아니며, 비정상적인 남성이 벌인 불행하지만 예외적인 사건도 아니다. 공공장소 성폭력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조직하는, 남성 지배 체제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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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먼 교수의 조사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내일에 대한 걱정이 많은 동시에 삶에 대한 통제 욕구가 강했다(나도 그 중 하나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를 바란다.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보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미신을 잘 믿는 경향을 보인다. 이 통계는 임금불평등, 교육 기회, 부의 분배, 보육 방식, 고용 기회 따위의 문제가 산적한현대 사회에서 여성과 젊은이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것처럼 보인다. 또한 불황기나 국가적 위기의 시기에는 주술적 행위가 증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P10

프랑스인들은 가부가 되풀이되는 단순한 구절에 엷고진한 농도를 입힌다. 그들은 데이지 꽃잎을 뜯고 다소 시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는 나를 조금 사랑한다 (똑) 많이 사랑한다 (똑) 간신히 사랑한다(똑)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목) 지속적으로 사랑한다 (폭) 온 마음을 다해사랑한다 (폭) 결혼해서 사랑한다 (뚝)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 P49

그 믿음은 여전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2010년, 뉴욕에 사는 메리 샤마스 할머니는 버스에서 왼쪽 손바닥이 가렵기 시작했다. 오래된 미신을 떠올린 메리는 버스에서 내려 곧장 복권을 사러 갔고, 무려 6,400만 달러를 상금으로 탔다.
- P115

전통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 미신은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의 마지막 만찬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성경의 요한복음 6장 70절은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서 하나는 악마이다.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새번역 - 옮긴이)그 하나는 물론 예수를 배신하는 이스가리옷 유다를 가리킨다.
- P116

사다리를 벽에 기대놓았을때 생기는 삼각형이 성 삼위일체를 상징하고, 평범한 사람이 그 토록신성한 입구를 통과하는 것은 불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른 설도 있다. 사다리가 오랫동안 교수형과 연관되어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다리에 가까이 가는 것을 불행이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초기 교수대의 형태는 단순했다. 임시변통으로 만들곤 했기때문에, 그저 나무와 올가미, 사다리를 준비하고사형수를 밀어 떨어뜨리는 것이 전부일 때도 있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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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한다. 

책의 날이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날이기도 하겠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뭔가를 찾아 나서는 여정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다른 곳을 여행할때 이곳저곳에 발자취를 남긴다면

책장을 넘기며 페이지마다 독자의 자취가 남는다.

장소마다 추억을 새기고 마음을 남긴다면

페이지 마다 그렇게 쌓여가는 책마다 

독자의 생각,변화,경탄,비판,새로운 꿈이 남는다.


삶의 깊이가 독서를 풍요롭게하고 

독서의 깊이가 삶을 만개하게 한다.


상처입은 영혼들은 참 많다. 그걸 바탕으로 타인의 상처에 예민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은 따뜻하다. 상처주지 않으려는게 느껴진다. 이들의 인상은 비온 다음 날같이 청명하다. 

뜻하지 않게 곁에서 위로받기도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받은만큼 다 돌려주려는듯 가시돋혀있다. 

날섬이 티가난다. 근처에가면 공기부터 탁해진다. 갑갑해진다. 그들의 먹구름이 내것이 되기도한다.

어떤 분위기를 닮을지는 매 순간 우리의 선택이다. 그렇게 나의 태도가 만들어지고 '어떤 사람이' 되어간다.

이제 느지막이 나도 철이드는건지 (철들면 늙는다길래 영영 철들기 싫었는데...)그런 것들이 보인다.
상처를 타인에 대한 공감의 깊이로 채우는 사람들이 좋다. 그런 책도 좋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길에 함께 하고 싶다.







나는 오늘 아침 멋진 길을 보았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깨끗하고 빛나는 태양의 클라리온 같은 길
관리자들과 노동자들과 
예쁜 속기 타이피스트들이
월요일 아침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하루에 네 번씩 지나간다.
오전에 세 번 사이렌이 신음하고,
종 하나가 정오를 맞이하며 사납게 짖는다.
광고판과 벽보의 글자들이
표시판과 게시판이 
앵무새처럼 떠든다
파리의 오몽티에빌로와 
테른 거리 사이에 있는
이 공장가의 아름다움을 나는 사랑한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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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4-25 10:22   좋아요 2 | URL
저도 이 날은 딱히 책을 더 읽거나 하진 않았어요^^*
무슨 날이라서가 아니라 책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는 모든 날이
책의 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희선님도 고운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04-25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스를 타고 다녀서 출퇴근길에 책을 읽을 수 없는 게 아쉬워요 6번째 안경쓴 언니 멋지네요!^^ 역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지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미미 2022-04-25 10:28   좋아요 3 | URL
네~책 읽으며 출퇴근 하기에는 지하철이 가장 적당한것 같더라구요.
재밌을땐 한 시간 거리도 10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도구^^*
6번은 꽤 수준높은 책을 읽는것 같아요ㅎㅎ

다락방 2022-04-2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책 읽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건 왜이렇게 좋은 겁니까! 저는 제가 책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책 읽는 것도 그렇게나 보기가 좋습니다. 후훗.

미미 2022-04-25 10:32   좋아요 3 | URL
저도요!ㅎㅎ 만나기 쉽진 않지만 어쩌다 책 읽는 사람
발견하면 자꾸 눈길이 가더라구요. 도서관에 들를 때도
한동안 책보는 사람들 둘러보고 와요^^*

다락방 2022-04-25 10:43   좋아요 2 | URL
그리고 꼭 무슨 책을 읽나 확인하고 싶은 집착이 생기지요 ㅋㅋㅋㅋㅋ

미미 2022-04-25 11:01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게다가 책 안보는 분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인것 같아요ㅋ

mini74 2022-04-25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물과 기럭지는 전혀 아닌데 왜 동질감 느껴지고 같은 종족같고 막 반가운걸까요 ㅎㅎㅎ 미미님 글을 이제야 읽었어요 ~ 그래서 저도 미미님이 미미님 읽으시는 책들이 좋습니다 *^^*

미미 2022-04-25 10:36   좋아요 4 | URL
완전 공감이예요ㅋㅋㅋㅋ 그냥 좋은 걸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같은 종족!! 종족이 많진 않지만 희귀하므로 더 소중소중한가봅니다.
저도 미니님이, 미니님이 좋아하시는 책들이 좋아요 서로 물들어가는 기분~♡*^^*

그레이스 2022-05-23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컷들인데...^^
왜 이렇게 다 잘 생겼죠?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요?
제가 책을 읽고 있어도 저런 장면이 연출될까요?ㅋㅋ

미미 2022-05-23 22:17   좋아요 4 | URL
제 생각엔 책을 읽고 있으면 멋짐이 200%이상 상승하는것 같아요~♡ 그레이스님도 눈부실거예요!!😆

청년 2022-05-23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는 항상 책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

미미 2022-05-23 23:49   좋아요 2 | URL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책은 이 세계를 이해하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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