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요일에 그레이엄을 가장 좋아하는지 알아요?" 이 문장이 너무 사랑스러워 글을 쓰고 싶어졌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다가 4부. 12장에 들어섰다. 요 앞까지는 그럭저럭 잘 읽어오다가 「빌레뜨」에 이르르자 소설을 먼저 읽지 않고는 답답해서 더는 진행할 수 없겠다고 느꼈다. (소설을 다 읽는다고 장담은 못함. 다시 마음이 변해 언제든 '다.미.여'로 돌아갈 수 있음)아쉽게도 「제인에어」는 읽지 않았지만 영화를 조금 봐서 줄거리를 대강 알아 넘어갈 수 있었고 지루했던 「천로역정」도 작년쯤 읽었기에 제인에어와의 유사점. 즉 순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어서 해당 부분이 재밌었다. 그런데 「빌레뜨」 구간에서는 뭔가가 소화되다가 걸린 기분. 700쪽을 넘겼으니 쉬어가는 셈치고 빌레트를 펼쳤다. 


이런 식의 관찰자가 있었던가? 있었구나..이런 관찰자의 서술형식은 에드거 앨런 포우의 소설이나 「프랑켄슈타인」이 우선 떠오르지만 「빌레뜨」의 분위기는 훨씬 밝다. 루시 스노우가 바라본 폴리는 인형같은 모습에 사랑하는 이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어린 신데렐라 같다. 여행을 떠난 아버지를 대체할 왕자를 찾은 신데렐라. 그 왕자는 바로 그레이엄이다. 나도 루시 스노우의 옆 자리에 앉아 폴리를 신기한듯 지켜본다. 그러다가 이 문장에 잠시 몽롱해진 것. 로멘티스도 이런 로멘티스트가 있을까! 무슨 요일에 그레이엄을 가장 좋아하는지 아냐니ㅎㅎ 맙소사! 게다가 그녀(폴리)는 여섯살이다! 시집 제목으로 혹은 소설 제목으로도 근사하지 않나요? 나는 무슨 요일에 누군가를 좋아했었지? 주말이었나~평일이었나 ㅎㅎ 저는 이만 다시 루시에게로...








그레이엄은 여느 소년들과 달랐다. 그는 활동적인 것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깊은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독서를 즐길 줄도 알았다. 아무렇게나 책을 골라 읽는 것도 아니었다. 그가 선택하는 책들에는 어렴풋이 독특한 기호와 본능적인 취향이 드러났다. 사실 그가 읽은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법은 거의 없었지만, 책을 읽고 사색에 잠긴 모습을 본 적은 있었다. - P42









              소화불량 구간=소설이 궁금해진 구간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5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12-26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6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2-12-26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미여에서 소설로, 다시 다미여로 이동하는 시간의 설렘이 좋아요. 두근두근. *^^*

미미 2022-12-26 15:48   좋아요 1 | URL
그럴것 같아요. <폭풍의 언덕>도 재독하고 싶어서 혼났습니다.ㅎㅎ 아무래도 이런 점 때문에
<다미여>도 다시 읽어야 하겠죠~^^♡

건수하 2022-12-26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읽고 읽었지만 저 부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더란..

폴리의 대화가 로맨틱하네요.

저는 루시같이 대답하는 사람 (…)

미미 2022-12-26 15:52   좋아요 2 | URL
수하님 저도 앞쪽 보다는 이 부분이 어려웠어요. 읽고 봐도 어렵다는
말씀이시네요. 음...ㅎㅎ

제 경우 여성학 전에는 폴리쪽이었는데 공부하고 난 뒤로는 루시쪽 성향이 발달하고 있어요.
완전히는 아니지만^^*

건수하 2022-12-26 15:55   좋아요 1 | URL
저는 의도하는 건 아니고요 원래 그냥 ㅎㅎ

남편이 결혼하자고 할 때 같이 백 년 살고 싶다고 하는데
우리 그때까지 못 사는데? 라고 말한 사람이 저입니다...

미미 2022-12-26 16:00   좋아요 2 | URL
약간 시니컬하시네요? ㅎㅎㅎ좋은데요!!
저도 남편에게 갈수록 그런 식으로 대꾸하는 편인데
연애 초반때는 폴리 쪽이었어요(뒤늦은 후회,이불킥,흑역사...)ㅋㅋㅋ

건수하 2022-12-26 16:02   좋아요 1 | URL
생각하고 말하는게 아니라 1초만에 입에서 나오는 거라.. 원래 로맨틱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야겠죠 ^^;;;;

거리의화가 2022-12-26 15: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막상 소설 읽는다고해도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어요ㅋㅋㅋ 그래도 소설 읽고 나서 읽어야 다미여 읽을 때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은 맞겠지만요.

무슨 요일에 누군가를 좋아한다? 아... 저는 역시 딱딱해서 저런 근사한 말이 생각안날 것 같아요^^;;; 참 무미건조한 사람...ㅋㅋㅋ

미미님 그래도 제법 많이 읽으셨네요!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2-12-26 15:56   좋아요 2 | URL
화가님, 맞아요 맥락을 잘 모르겠는 문장들이 있더라고요 ^^ 그래도 소설을 안 읽은 부분은 정말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고요 ㅎㅎ

미미 2022-12-26 15:57   좋아요 2 | URL
워낙 깊이있는 분석이라서 난이도가 어질어질합니다.ㅎㅎ 그래도 앞쪽은 (읽는 동안에는)잘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부터 너무 어렵네요. 이런 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해당 소설들을 곱씹었을지 그저 부러운ㅎㅎ

저 질문 프랑수아즈 사강적인 말이라고도 느꼈어요!
저라면 ˝너 어쩜 그런 표현을 하니!˝하며 (아마 박수치고)감탄했을거예요.

저도 얼른 클리어 하고파요! 응원 고맙습니다. 화가님^^*

새파랑 2022-12-26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답은 금요일 아닌가요? 역시 요일의 황제는 금요일이죠 ^^

미미님은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책을 읽으시니 다 좋으신걸로~!!

미미 2022-12-26 16:16   좋아요 2 | URL
그런가요? 새파랑님 다운 정답이네요!ㅎㅎ

저는 맞아요. ㅎㅎ 요즘 책 때문에 매일매일이 좋은^^*

페넬로페 2022-12-26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요일요~~
신혼초에 남편이 비오는 수요일마다 장미꽃 사줬거든요!
그 사랑을 지금은 딸아이에게 뺏겼습니다^^
그대신 저는 매일매일 책사랑으로^^

미미 2022-12-26 18:34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로멘티스트와 결혼하셨네요~^^♡
평범할 수 있는 수요일. 거기다 비가와서 조금 우울할 수도 있는
날을 의미있는 요일로 만들어준 사람이라니요!
이제 우리 책과 찐~하게 연애해요^^*

책읽는나무 2022-12-26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폴리가 저런 말을 했던가요?
기억날 듯, 말 듯?? 요즘 뇌가 용량초과네요ㅋㅋㅋ
전 빌레뜨 2 권 읽다가 던지고, 교수 겨우 읽고, 9장 들어갔는데 와...미미님이 저를 앞지르심!!^^
저도 폴리보다는 실제로 루시에 가깝네요ㅋㅋㅋ
하지만 대답은 루시처럼 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말하지만, 폴리같은 사람을 많이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한답니다ㅋㅋㅋ
이렇게 말하면서도 오글오글~~ㅋㅋㅋ
제가 폴리같은 대사가 나오는 소설 종류를 대리만족을 얻고자 읽는 건가보다! 이제 깨달았어요^^

미미 2022-12-26 22:47   좋아요 2 | URL
전 폴리에 가까웠는데(어리석은 면만ㅋ)여성학 공부하며, 나이 들어가며 루시쪽으로
바뀌어가는 듯 해요ㅋㅋㅋ 며칠 다른 책은 읽지 않았더니 진도가 많이
나갔군요ㅋ(오예!) 중간 중간 해당 소설 찾아 읽는 맛이 이런 거구나
실감하는 중입니다. 나무님 2권에서 <교수>로 환승하셨다니 2권이 어떨지,1권은 반했거든요.
저도 소설은 타인 공부(결국 나를 찾는),대리만족이 큰 비중을 차지해요^^*

다락방 2022-12-27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어쩐지 미미 님이 폭풍의 언덕도 재독하시길 바라게 되네요. 폭풍의 언덕 읽고 쓰게되실 글이 엄청날 것 같거든요!!
저는 미미님의 독서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미미님의 독서는 언제나 웅장한 글쓰기를 동반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이팅!!

미미 2022-12-27 11:21   좋아요 1 | URL
<다.미.여>로 <폭풍의 언덕>에 감춰진 의미를 알게되니 재독하고 싶어졌어요.이게 다 다락방님 덕분입니다~♡ 황유원님 번역이 뛰어나다고 해서 휴머니스트 것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놨지요. 내년에 이 책에 나오는 소설들 다 읽어보고 싶습니다! 점심,저녁 안먹어도 될 과찬 고맙습니다.ㅎㅎ 저는 다락방님처럼 이야기하듯,생각을 쓰듯 술술 읽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다락방 2022-12-27 11:44   좋아요 1 | URL
점심, 저녁 모두 거르지말고 꼭 드시기 바랍니다, 미미 님!!

독서괭 2022-12-27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폴리나의 저 질문과 답까지 기억나요! 앞부분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거든요^^ 제목으로 딱 뽑아놓으시니 정말 시 제목 같기도 하네요. 저는 폴리나가 그레이엄을 잘 파악하고 있다 싶었어요 ㅎㅎ

미미 2022-12-27 12:12   좋아요 2 | URL
답도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죠ㅎㅎ19세기 여성문학이 이렇게나 흥미로운지 몰랐어요. 시도 좋고요. 사랑에 빠지면 온통 그 사람 생각뿐이고 하나하나 살피게 되니 당사자보다 더 잘 파악하게 되는가봅니다.ㅎㅎ